앞 장의 이야기를 잠깐 되돌아보자. Kang et al. 2011 연구(Chapter 2)는 인간 뇌의 전사체를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매핑했고, 그 과정에서 유전자의 86%가 뇌에서 발현되며 그중 90%가 시간이나 공간에 따라 차별적으로 조절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연구에는 분명한 맹점이 하나 있었다. 뇌 영역을 16개로 나눈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었지만, 각 영역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발달 중인 뇌의 피질은 층(layer)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층에는 서로 다른 세포 유형이 있으며, 그 세포들이 서로 다른 유전자를 발현한다. 대뇌 피질 조각 하나를 통째로 갈아서 RNA를 뽑으면, 바깥에 있는 세포의 신호와 안쪽에 있는 세포의 신호가 뒤섞여 나온다. 거시적인 지도는 얻었지만 미시적인 해상도는 없었다. 이것이 2014년 앨런 뇌과학연구소(Allen Institute for Brain Science)의 제러미 밀러(Jeremy Miller)와 동료들이 풀려고 했던 문제였다.
앨런 뇌과학연구소는 단순한 대학 연구실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폴 앨런(Paul Allen)이 2003년에 설립한 이 연구소는 처음부터 기업적 규모와 체계로 생물학적 데이터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들이 만든 Allen Brain Atlas는 마우스 뇌의 유전자 발현을 in situ hybridization(ISH)으로 매핑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였고, 이것이 이미 신경과학 분야에서 표준 참고 자료가 되어 있었다. in situ hybridization이란 조직 절편에서 특정 RNA를 직접 염색하여 현미경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기술인데, 어떤 세포에서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방법이다. 그 다음 단계로, 앨런 뇌과학연구소는 인간 뇌, 그것도 발달 중인 태아 뇌의 전사체 지도를 만들기로 했고, 그 결과물이 BrainSpan Atlas of the Developing Human Brain이다. 이 프로젝트의 방향은 Kang et al.과 상보적이었다. Kang et al. 연구가 시간 축을 따라 여러 뇌 영역의 전사체를 훑었다면, Miller et al. 연구는 발달 중인 피질의 층 구조를 해부학적 정밀도로 분리하여 각 층의 분자적 정체성을 규명하려 했다. 하나는 타임라인을 따라 수평으로 확장하는 지도였고, 다른 하나는 한 시점의 조직을 수직으로 깊이 파고드는 지도였다.
연구진이 직면한 첫 번째 도전은 기술적인 것이었다. 발달 중인 태아 뇌의 피질층은 얇고, 경계가 항상 명확하지도 않으며, 세포의 밀도가 높아서 육안이나 일반 현미경으로 특정 층만 정밀하게 잘라내기가 매우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레이저 미세절제(laser microdissection, LMD)라는 기술을 사용했다. 이것은 현미경으로 조직 절편을 들여다보면서 레이저 빔으로 원하는 부위만 정확하게 절제하는 기술이다. 수술 메스로는 도저히 분리할 수 없는 조직 영역을 레이저로 찰나에 잘라낼 수 있고, 절제된 조각은 아래 놓인 PEN(polyethylene naphthalate) 막 슬라이드 위로 떨어져 수집된다. 마치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면서 외과용 메스보다 훨씬 정밀한 레이저 빔으로 딱 원하는 부위만 도려내는 것이다. 이 기술 덕분에 연구진은 뇌 절편의 특정 층만을 선택적으로 수집하고, 그 층에서만 RNA를 추출하여 분석할 수 있었다.
연구에 사용된 표본은 총 4개의 태아 뇌였다. 수정 후 15주, 16주(2개), 21주의 뇌들이었는데, 모두 임신 중기(mid-gestational period)에 해당하는 시기다. 이 시기를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임신 중기는 대뇌 피질의 층 구조가 형성되는 핵심 시기다. 뇌실대에서 새로 만들어진 뉴런들이 밖으로 이주하여 피질판(cortical plate)을 쌓아가는 과정이 한창 진행 중이고, 각 층이 해부학적으로 구분되기 시작하는 단계다. 너무 이른 시기에는 층 구조 자체가 없고, 너무 늦은 시기에는 층들이 이미 성숙하여 발달적 역동성을 포착하기 어렵다. 각 표본에서 왼쪽 반구는 LMD와 마이크로어레이 분석에 사용하고, 오른쪽 반구는 ISH 검증에 사용했다. 이 설계 자체가 연구의 엄밀성을 보여준다. 하나의 반구에서 발견한 것을 반대쪽 반구로 독립적으로 검증하는 구조인 것이다.
각 표본에서 LMD로 분리한 해부학적 영역은 표본당 약 300개에 달했다. 이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하나의 뇌에서 300개의 해부학적 영역을 레이저로 하나하나 잘라내고, 각각의 RNA를 추출하고, 증폭하고, 마이크로어레이로 분석한다는 것은 엄청난 기술적 노력을 요구한다. 전체 태아 뇌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피질 영역뿐 아니라 해마, 편도체, 시상, 소뇌, 뇌간의 여러 하위 구조들도 포함되었다. 유전자 발현 측정에는 custom 64K Agilent 마이크로어레이를 사용했는데, 이것은 약 64,000개의 프로브를 포함하는 맞춤 제작 칩으로, RefSeq에 주석이 달린 유전자의 약 95%를 커버했다. 성인 뇌의 마이크로어레이 실험에서 보통 84% 정도가 발현되는 것으로 검출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태아 뇌에서 더 많은 유전자들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말해주는 것은 단순하다. 뇌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그것이 이미 만들어진 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많은 유전자를 동원한다.
발달 중인 대뇌 피질에서 아홉 개의 층이 분자적으로 뚜렷하게 구분된다는 것이 핵심 발견이었다. 성인의 대뇌 피질은 여섯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발달 중인 태아 피질에는 이 여섯 층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형성 과정을 조율하는 여러 개의 임시적인 구획(transient zones)이 존재한다. 연구진이 식별한 아홉 개 층은 뇌실대(ventricular zone, VZ), 내측 뇌실하대(inner subventricular zone, SZi), 외측 뇌실하대(outer subventricular zone, SZo), 중간대(intermediate zone), 판밑층(subplate, SP), 내측 피질판(inner cortical plate, CPi), 외측 피질판(outer cortical plate, CPo), 변연대(marginal zone, MZ), 그리고 뇌실하 과립층(subpial granular zone)이었다. 이 중 성인 피질에도 유사한 구조가 남아 있는 층은 피질판에서 분화한 층들뿐이고, VZ나 SZ, SP 같은 층들은 발달이 완료되면 사라지는 임시 구획들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 층들은 건물을 짓는 동안에만 존재하는 비계 같은 것으로, 완공 후에는 철거되지만 그것이 없었다면 건물 자체가 존재할 수 없었다.
이 아홉 개 층 각각이 고유한 분자적 정체성을 가진다는 것이 이 연구의 핵심 발견이었다. 연구진은 약 2,000개의 층 특이적 유전자(layer-enriched genes)를 발견했는데, 이 유전자들은 특정 층에서 발현 수준이 다른 층에 비해 현저히 높았고, 이러한 패턴이 ISH로도 독립적으로 확인되었다. 각 층을 대표하는 마커 유전자들의 이야기는 각각의 층이 어떤 생물학적 드라마를 펼치고 있는지를 한 줄로 요약해준다. 변연대(MZ)에서는 CALB2(칼레티닌, calbindin-2)가 높이 발현되었는데, 이것은 피질 바깥쪽 경계에 위치하는 카잘-레치우스 세포(Cajal-Retzius cells)의 마커다. 이 세포들은 피질 발달 과정에서 리엘린(reelin)이라는 단백질을 분비하여 이주해오는 뉴런들에게 위치 신호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피질 층화가 완성된 후에는 대부분 사라진다. CALB2가 MZ에서 밝게 빛난다는 것은, 그 층에 이 임시적인 길잡이 세포들이 활발히 일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뇌실대(VZ)에서는 GFAP(아교섬유질 산성 단백질, glial fibrillary acidic protein)가 방사 글리아(radial glia)의 마커로 발현되었다. 방사 글리아는 한쪽 끝이 뇌실 표면에, 다른 쪽 끝이 피질 표면에 붙어 있는 긴 세포로, 새로 태어난 뉴런들이 피질 표면으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이동 경로를 제공하는 일종의 발판 역할을 한다. 마치 빌딩 공사 현장의 사다리처럼, 방사 글리아는 뉴런들이 뇌의 깊은 곳에서 피질 바깥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물리적 가이드가 된다. 발아 층(germinal zones)인 VZ와 SZ에서는 PAX6와 TBR2(EOMES)가 신경 전구세포와 중간 전구세포(intermediate progenitor cells, IPCs)의 마커로 기능했다. 이 마커들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Miller et al. 연구는 처음으로 300개에 달하는 해부학적 영역 전반에 걸친 맥락 속에서 이 마커들의 발현을 체계적으로 보여주었다. 흥미로운 것은 비지도 분석(unsupervised analysis)의 결과였다. 비지도 분석이란 컴퓨터에게 “이것은 VZ, 저것은 SZ”라고 미리 알려주지 않고, 순수하게 데이터의 유사도만으로 스스로 그룹을 나누도록 하는 방식이다. 어떤 사전 지식도 이용하지 않고 전사체 데이터만으로 표본들을 군집화(clustering)했을 때, 표본들은 어느 개체에서 왔는지에 관계없이 자신이 속한 층에 따라 일관되게 묶였다. 서로 다른 두 태아에서 얻은 VZ 표본들이 같은 태아의 다른 층 표본들보다 서로 더 비슷한 전사체 프로파일을 보인 것이다. 각 층이 어떤 유전자를 써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 프로그램은 개인마다의 차이를 뛰어넘을 만큼 강하게 보존되어 있었다.
뇌 발달 연구에서 마우스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모델 동물이다. 유전자를 조작하기 쉽고, 임신 기간이 짧고, 윤리적 제약이 인간 조직보다 훨씬 덜하다는 실용적인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Miller et al. 연구의 데이터는 인간과 마우스 사이에 중요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PAX6의 발현 패턴이다. 마우스에서 PAX6는 주로 VZ의 방사 글리아(radial glia progenitors)에서 발현되고, SZ에서는 급격히 줄어든다. 그런데 인간에서는 PAX6의 발현이 VZ를 넘어 SZ까지 확장된다. 이것은 단순한 양적 차이가 아니라 발현 패턴 자체가 다른 것이다. PAX6는 신경 전구세포의 운명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사 인자(transcription factor)인데, 전사 인자란 다른 유전자들의 스위치를 켜고 끄는 단백질로 마치 지휘자처럼 수많은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율한다. 이 패턴 차이는 인간과 마우스에서 피질 전구세포의 특성 자체가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하며, 마우스 모델에서 얻은 결과를 인간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발견은 외측 뇌실하대(SZo)와 내측 뇌실하대(SZi)의 전사체 유사성에 관한 것이었다. 인간에서 외측 SVZ는 외측 방사 글리아(outer radial glia, oRG)라는 특별한 전구세포가 대량으로 존재하는 구역이며, 이 세포들이 인간 피질의 극적인 확장을 이끈다는 것이 2010년에 Fietz et al. 연구와 Hansen et al. 연구에서 독립적으로 밝혀진 바 있었다. 그렇다면 SZo는 SZi와 전사체적으로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예상하기 쉽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는 예상과 달리 SZo와 SZi의 전사체 차이가 상당히 미미했다. 같은 층의 하위 구획임에도 불구하고 두 구획의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은 매우 유사했다. 이것은 oRG 세포와 일반 SVZ 전구세포가 비슷한 유전자 발현 프로그램을 공유하면서도, 아마도 소수의 핵심 유전자에서 차이를 보임으로써 서로 다른 세포 운명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혹은 LMD를 이용한 층 분리의 해상도가 충분하지 않아 두 구획의 세포들이 섞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질문에 대한 보다 명확한 답은 후에 단일 세포 시퀀싱이 등장하면서야 얻을 수 있었다. 기술의 한계는 종종 다음 기술이 답해야 할 질문을 정의해준다.
전사체 분석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거시적 패턴은 전두-측두 전사 구배(fronto-temporal transcriptional gradient)의 존재였다. 대뇌 피질은 앞에서 뒤로, 즉 전두엽에서 측두엽과 후두엽으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전사체 프로파일이 변한다. 이것은 단순히 전두엽과 후두엽이 다른 유전자를 발현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변화가 구배(gradient), 즉 연속적인 스펙트럼을 이룬다는 것이다. 전두엽과 후두엽이 완전히 다른 유전자 세트를 쓰는 것이 아니라, 같은 유전자들을 얼마나 강하게 발현하느냐의 비율이 앞에서 뒤로 갈수록 서서히 달라지는 것이다. 구배란 무지개처럼 색이 뚝 끊기지 않고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피질의 유전자 발현 패턴도 전두엽에서 후두엽으로 갈수록 조금씩 연속적으로 달라진다는 뜻이다. 흥미롭게도 이 구배는 발아 층(germinal zones)과 분열 후 층(post-mitotic layers) 모두에서 관찰되었는데, 전두엽 쪽에서 더 높게 발현되는 유전자들이 많았다. 이것은 피질의 영역화(regionalization)가 이미 태아 중기에, 뉴런들이 아직 만들어지는 단계에서부터 분자적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중에 전두엽이 될 부위와 나중에 시각 피질이 될 부위가 이미 태아 중기에 서로 다른 유전자 발현 패턴을 갖는 것이다. 뇌는 발달이 끝난 후에 비로소 영역 정체성을 부여받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 중에 이미 어느 영역이 될지를 결정하는 분자적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었다.
이 발견들을 단순히 마이크로어레이 숫자로만 받아들이면 그 무게를 실감하기 어렵다. 그래서 연구진은 두 가지 방법으로 발견들을 시각적으로 검증했다. 하나는 이미 언급한 ISH였다. 선택된 마커 유전자들에 대해 오른쪽 반구 절편에서 ISH를 수행하면, 특정 층에서만 발색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현미경으로 직접 볼 수 있었다. CALB2가 변연대에서만 발현되는 것, GFAP가 뇌실대에서 방사상으로 뻗은 글리아 세포에서 발현되는 것, TBR2(EOMES)가 발아 층에서 발현되는 것이 알록달록한 ISH 사진으로 확인되었다. 두 번째는 MRI(자기공명영상, magnetic resonance imaging)와 DWI(확산 강조 영상, diffusion weighted imaging)였다. 연령이 일치하는 별도의 태아 뇌 표본에서 초고해상도 MRI와 DWI를 촬영하여, 마이크로어레이 데이터에서 발견된 해부학적 경계들이 실제 영상에서도 구분 가능한지를 확인했다. 분자적 데이터와 해부학적 영상 데이터가 일치할 때, 그 경계가 실험 기술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 생물학적 구분임을 비로소 신뢰할 수 있었다.
Miller et al. 2014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맥락은, 이 연구와 Kang et al. 2011이 서로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보적인 관계라는 점이다. Kang et al. 연구는 발달의 긴 시간 축을 따라 넓은 뇌 영역들을 포괄했지만 해부학적 해상도가 낮았고, Miller et al. 연구는 좁은 시간 창(임신 중기)에 집중했지만 층 수준의 높은 해부학적 해상도를 제공했다. 실제로 두 연구의 데이터는 모두 BrainSpan 포털(brainspan.org)에 통합되어 공개되었고, 전 세계의 연구자들이 자신의 관심 유전자를 어느 층에서, 어느 시점에, 어느 영역에서 발현되는지 한 곳에서 조회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단순한 데이터 공유를 넘어, 뇌 발달 연구의 공용 기반 시설이 만들어진 것을 의미했다. 이후 10년간 뇌 발달과 관련된 논문에서 BrainSpan 데이터를 인용하지 않은 연구를 찾기가 오히려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약 2,000개의 층 특이적 유전자 목록이 그 자체로 하나의 기능적 단서가 되었다는 점도 강조할 필요가 있다 (Miller et al. 2014). 기능이 알려지지 않은 유전자(uncharacterized gene)가 VZ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된다면, 우리는 그것이 신경 전구세포의 유지나 자기 재생(self-renewal)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론할 수 있다. SP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유전자라면, 피질 회로 형성의 초기 단계에 관여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층 특이적 발현 패턴은 유전자의 기능을 추론하는 강력한 단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이전 장에서 다룬 공발현 네트워크 분석의 원리와도 통하는 이야기다. 함께 발현되는 유전자들은 아마도 같은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논리, 즉 발현 패턴 자체가 기능의 단서가 된다는 원리 말이다. Miller et al. 연구가 보여준 것은, 공간적 발현 패턴이 시간적 발현 패턴만큼이나 강력한 기능적 단서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연구가 단순한 지도 제작을 넘어, 뇌 발달 생물학의 근본적인 질문들에 접근하는 도구가 된 이유였다. 우리는 이제 발달 중인 뇌가 층마다, 영역마다, 어떤 유전자의 언어로 자신의 정체성을 쓰는지를 알게 되었다.
References
Miller, J. A., Ding, S. L., Sunkin, S. M., Smith, K. A., Ng, L., Szafer, A., … & Lein, E. S. (2014). Transcriptional landscape of the prenatal human brain. Nature, 508(7495), 199-206. doi:10.1038/nature13185
Kang, H. J., Kawasawa, Y. I., Cheng, F., Zhu, Y., Xu, X., Li, M., … & Sestan, N. (2011). Spatio-temporal transcriptome of the human brain. Nature, 478(7370), 483-489. doi:10.1038/nature10523
Fietz, S. A., Kelava, I., Vogt, J., Wilsch-Bräuninger, M., Stenzel, D., Fish, J. L., … & Huttner, W. B. (2010). OSVZ progenitors of human and ferret neocortex are epithelial-like and expand by integrin signaling. Nature Neuroscience, 13(6), 690-699.
Hansen, D. V., Lui, J. H., Parker, P. R., & Kriegstein, A. R. (2010). Neurogenic radial glia in the outer subventricular zone of human neocortex. Nature, 464(7288), 554-561.
주요 용어 안내
레이저 미세절제(laser microdissection, LMD): 현미경으로 조직을 관찰하면서 레이저 빔으로 원하는 부위만 정밀하게 잘라내는 기술. 일반 메스로는 분리할 수 없는 얇은 조직 층을 개별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
in situ hybridization(ISH): 조직 절편에서 특정 RNA를 직접 염색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기술. 어떤 세포에서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는지를 공간적으로 보여준다.
방사 글리아(radial glia): 한쪽 끝이 뇌실 표면에, 다른 쪽 끝이 피질 표면에 붙어 있는 긴 세포. 새로 태어난 뉴런이 이동하는 경로를 제공하며, 동시에 뉴런을 만들어내는 신경 줄기세포 역할도 한다.
전사 구배(transcriptional gradient): 뇌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갈수록 유전자 발현 패턴이 연속적으로 변하는 현상. 무지개처럼 뚝 끊기지 않고 서서히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비지도 분석(unsupervised analysis): 컴퓨터에게 사전 정보를 주지 않고, 데이터의 유사도만으로 그룹을 나누도록 하는 분석 방법. 분석자의 편견 없이 데이터가 스스로 보여주는 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