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서 가장 불편한 순간은 자신이 애지중지 키운 모델이 틀렸거나 불완전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다. 뇌 오가노이드(organoid) 연구자들은 2020년에 그 불편한 순간을 맞이했다. 오가노이드가 뇌를 닮는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알았다. 뇌실 유사 구조, 방사 글리아, 이주하는 뉴런들. 단일 세포 데이터에서도 태아 피질의 유전자 발현 프로그램과 높은 유사성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Camp et al.의 2015년 논문이 이미 살짝 내비쳤던 불안한 신호, 즉 오가노이드의 세포들이 배양 환경에 반응하여 비정상적인 유전자들을 켠다는 것, 그 신호가 단순한 잡음이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리고 아파르나 바두리(Aparna Bhaduri)를 포함한 여러 연구자들이 체계적인 검증에 나섰을 때, 그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오가노이드가 인간 뇌 발달의 모델이라고 주장한다면, 그 주장은 증명되어야 한다. 단순히 PAX6 양성 세포와 TBR1 양성 세포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면역형광 마커 몇 개가 올바른 세포 유형의 존재를 증명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원하는 결과를 먼저 정해놓고 그 결과를 확인해줄 증거만 찾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의 함정이다. 쉽게 말해, 오가노이드가 뇌처럼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진짜 뇌 발달을 재현한다고 믿으면,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는 뜻이다. 고흐 그림의 완벽한 복제품이 있다고 해서 그게 진짜 고흐가 아닌 것처럼, 외형적 유사성은 기능적 동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뇌 오가노이드 연구에서 가장 위험한 함정이 바로 이것이다. 진정한 검증은 오가노이드와 실제 태아 뇌를 가능한 한 많은 분자적 차원에서 비교하는 것이다. 전사체 수준에서, 단일 세포 수준에서, 그리고 세포 유형의 완전한 스펙트럼을 아울러서. 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Bhaduri et al.의 2020년 Nature 논문이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Bhaduri et al. (2020) 연구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두 가지 대규모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첫째는 임신 6주에서 22주에 걸친 다섯 명의 태아에서 얻은 인간 피질 단일 세포 RNA 시퀀싱(scRNA-seq) 데이터로, 총 189,409개의 세포를 포함했다. 전두엽, 두정엽, 체감각, 시각 피질 등 여러 피질 영역과 해마까지 포함한 이 데이터셋은 발달 중인 인간 피질의 포괄적인 참조 데이터(reference dataset)가 되었다. 참조 데이터란 나침반의 북쪽처럼, 비교의 기준이 되는 데이터다. 이것이 있어야 오가노이드가 얼마나 실제 뇌를 닮았는지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둘째는 세 가지 서로 다른 유도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만든 37개 피질 오가노이드에서 얻은 235,121개 세포의 전사체 데이터였다. 여기에 더해 기존에 발표된 오가노이드 데이터셋 여덟 개, 총 276,054개 세포의 전사체도 비교 분석에 포함했다. 이것은 단순한 논문 하나가 아니라, 하나의 종합적인 평가 체계였다.
결과의 첫 번째 레이어는 안심이 되었다. 오가노이드는 방사 글리아(radial glia), 중간 전구세포(intermediate progenitor cells), 흥분성 뉴런, 억제성 인터뉴런 등 뇌의 주요 세포 유형들을 만들어냈다. 넓은 의미에서의 세포 클래스 수준에서 오가노이드와 태아 피질의 유사성은 분명했다. 문제는 이 첫 번째 레이어 아래에 있었다. Bhaduri et al. 연구는 유사성을 클래스, 증식 상태, 유형, 아유형(subtype)의 네 단계로 체계적으로 분해했다. 클래스란 ‘뉴런’이냐 ‘글리아 세포’냐 하는 가장 큰 구분이고, 아유형은 같은 종류의 뉴런 안에서도 더 세밀한 특성으로 나누는 것이다. 예를 들어 ‘흥분성 뉴런’이라는 클래스 안에서도 피질의 어떤 층에 있는 뉴런이냐에 따라 수십 가지 아유형이 있다. 클래스 수준에서는 상당한 유사성이 있었지만, 아유형 수준으로 갈수록 오가노이드와 태아 피질의 일치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오가노이드의 클러스터들은 태아 피질의 특정 아유형에 깔끔하게 대응되지 않고, 여러 인비보(in vivo) 상태를 한꺼번에 어중간하게 닮은, 경계가 흐릿한 세포 상태들을 만들어냈다.
구체적인 숫자들이 그 심각성을 말해준다. 오가노이드에서는 HOPX 양성 외측 방사 글리아(outer radial glia, oRG)가 태아 피질에 비해 45% 적게 발견되었다. EOMES(TBR2) 양성 중간 전구세포는 63% 적었다.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것은 SATB2 양성 상층 피질 뉴런(upper-layer cortical neurons)이 무려 94%나 적다는 것이었다. 태아 피질 발달의 가장 인간 특이적인 특징 중 하나인 상층 피질의 과도한 확장, 즉 연합 영역을 담당하는 상층 뉴런들의 풍부함이 오가노이드에서는 재현되지 않았다. 상층 피질 뉴런들은 언어, 추상적 사고, 사회적 인지와 같이 인간에게 특히 발달된 기능들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이 오가노이드에서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오가노이드 모델의 심각한 한계를 드러냈다. 게다가 발달 초기의 깊은 층(deep layer) 피질 마커가 후기에도 계속 발현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땅히 나타나야 할 상층 피질 뉴런 마커가 나타나지 않는 등, 오가노이드의 발달 타이밍이 틀어져 있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Bhaduri et al. 연구가 찾아낸 주요 원인은 이소성 세포 스트레스(ectopic cellular stress)였다. 이소성이란 원래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곳에서 나타난다는 뜻으로, 이소성 세포 스트레스는 오가노이드 세포들이 정상적인 뇌 안에서라면 받지 않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물에서만 사는 물고기를 어항에 넣으면 살 수는 있지만, 강물 속에서와 완전히 같은 상태일 수는 없는 것과 비슷하다. 오가노이드 세포들은 혈관도, 면역 세포도, 올바른 기계적 환경도 없는 상태에서 자라고 있다. 오가노이드 세포들은 해당과정(glycolysis) 관련 유전자들과 소포체 스트레스(endoplasmic reticulum stress) 관련 유전자들을 태아 피질 세포보다 훨씬 높게 발현하고 있었다. 해당과정은 산소가 부족할 때 세포가 에너지를 만드는 긴급 방식으로, 오가노이드 안쪽에는 혈관이 없어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나타난다. 이 스트레스 반응 유전자들의 활성화는 정상적인 분화 프로그램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였다. 오가노이드 세포들을 마우스 피질 조직에 이식(transplantation)했을 때, 이 스트레스 유전자들의 발현이 줄어들고 피질 아유형 특이화(subtype specification)가 개선되었다는 실험 결과는 그 인과 관계를 직접 지지했다. 문제는 세포 자체가 아니라, 세포가 놓인 환경이었다. 혈관이 없고, 면역 세포가 없고, 적절한 기계적 신호가 없는 오가노이드 배양 환경이 세포들을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태로 밀어넣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유전자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려 해도, 환경이 그것을 방해하면 완전한 분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
Bhaduri et al.의 경고는 뇌 오가노이드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어떤 오가노이드 프로토콜이 얼마나 충실하게 인간 뇌의 어떤 영역을 재현하는가? 한 연구실이 자신의 오가노이드가 태아 피질을 잘 닮았다고 주장하면, 다른 연구실이 만든 다른 프로토콜의 오가노이드와 어떻게 비교되는가? 이 질문에 체계적으로 답하려면, 단일 연구실의 단일 프로토콜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수십 개의 서로 다른 프로토콜과 수십 개의 서로 다른 데이터셋을 하나의 통합된 참조 체계로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2024년 Nature에 발표된 인간 신경 오가노이드 세포 아틀라스(Human Neural Organoid Cell Atlas, HNOCA)의 출발점이었다.
HNOCA의 규모는 이 분야의 야심을 보여준다. 34개의 기발표 데이터셋과 2개의 미발표 데이터셋을 포함하여 총 36개 데이터셋을 통합했다. 26개의 서로 다른 분화 프로토콜, 배양 7일부터 450일까지의 시간 범위. 최종적으로 통합된 세포의 수는 177만 개에 달했다. 177만 개의 개별 세포 각각에서 유전자 발현을 측정했다는 것은, 이것이 얼마나 방대한 작업인지를 보여준다. 아틀라스(atlas)란 지도 모음집을 뜻하는데, 이 HNOCA는 오가노이드 연구의 지도책 같은 것으로, 어떤 오가노이드 프로토콜이 어떤 세포를 얼마나 잘 만드는지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 데이터의 규모만으로도 이전의 어떤 노력도 압도하지만, 진정한 도전은 이렇게 다양한 실험실, 다양한 프로토콜, 다양한 줄기세포주에서 나온 데이터들을 의미 있게 통합하는 것이었다. 각 실험실은 서로 다른 세포 분리 방법, 다른 시퀀싱 플랫폼, 다른 데이터 처리 파이프라인을 썼다. 이 모든 기술적 차이에서 오는 배치 효과(batch effects)를 제거하면서 진짜 생물학적 신호를 보존하는 것이 통합 분석의 핵심 과제였다.
He et al. 연구의 통합 파이프라인은 세 단계로 구성된다. 첫째, 오가노이드 세포들을 기존에 구축된 발달 중인 인간 뇌 참조 데이터와 비교하여 각 세포의 뇌 영역 근사값을 추정하는 참조 유사성 스펙트럼(reference similarity spectrum) 방법으로 초기 주석을 달았다. 둘째, snapseed라는 계층적 마커 기반 자동 주석 방법으로 세포 유형을 예비적으로 분류했다. 셋째, scPoli라는 레이블 인식(label-aware) 통합 모델을 사용하여 배치 효과를 보정하면서 여러 데이터셋을 하나의 잠재 공간(latent space)에 통합했다. 잠재 공간이란 서로 다른 실험실의 데이터를 같은 좌표계 안에 놓아서 직접 비교할 수 있게 해주는 수학적 공간이다. 이 파이프라인의 각 단계는 다양한 방법들을 벤치마킹하여 가장 잘 작동하는 것을 선택한 결과였다. 잠재 공간(latent space)이란 수학적 좌표계인데, 서로 다른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세포 데이터를 마치 같은 지도 위에 올려놓는 것처럼 정렬하는 기법이다. 이렇게 하면 “이 오가노이드 세포는 실제 태아 뇌의 이 세포와 얼마나 비슷한가”를 숫자로 비교할 수 있게 된다.
HNOCA가 드러낸 전경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오가노이드 세포들은 크게 등쪽 전뇌(dorsal telencephalon), 배쪽 전뇌(ventral telencephalon), 비전뇌(non-telencephalic) 신경, 그리고 신경교 계보로 나뉘는 주요 궤적들을 따라 배열되었다. 발달 시간을 고려한 유사 시간(pseudotime) 분석은 예상대로 SOX2 양성 전구세포 → BCL11B 양성 깊은 층 피질 뉴런 → SATB2 양성 상층 피질 뉴런으로 이어지는 피질 발달의 순서를 재현했다. 이것은 안심되는 결과다. 하지만 아틀라스가 드러낸 또 다른 사실은 덜 안심된다. 오가노이드 세포들은 대체로 임신 1~2분기에 해당하는 태아 뇌 세포 상태와 유사성이 높았지만, 임신 후기나 출생 후 단계와는 거의 유사성을 보이지 않았다. 수백 일까지 배양한 오가노이드도 마찬가지였다. 오가노이드는 태아 초중기의 발달 창문을 들여다보는 데는 좋지만, 후기 발달이나 성숙 과정을 모델링하는 데는 여전히 부족하다.
HNOCA에서 발견된 가장 일관된 오가노이드 특이적 신호는 대사 및 스트레스 관련 전사 프로그램의 활성화였다. 이것은 Bhaduri et al.의 발견과 일치한다. 오가노이드의 뉴런들은 해당과정 유전자들과 소포체 스트레스 유전자들이 높게 발현된다는 점에서 동일한 방향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스트레스 신호가 세포의 핵심 정체성을 완전히 덮어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피질 뉴런 마커, 억제성 인터뉴런 마커, 전구세포 마커 등 세포 유형을 정의하는 핵심 전사체 프로그램들은 오가노이드에서도 보존되어 있었다. 스트레스는 노이즈를 더하지만 신호를 완전히 지우지는 않는다. 라디오를 듣는데 잡음이 끼어 있지만 노래 자체는 들린다는 것과 비슷하다. 즉, 오가노이드 데이터를 해석할 때는 잡음을 인식하면서도 그 아래의 진짜 신호를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잡음이 있다고 라디오를 꺼버리면 안 되는 것처럼, 오가노이드의 한계를 알면서도 그 안에서 유용한 정보를 뽑아내는 것이 이 분야의 기술이다. 이 구분이 중요하다. 오가노이드를 완전히 믿을 수 없다는 결론과, 오가노이드의 핵심 정체성 신호는 신뢰할 수 있지만 세밀한 아유형 특이화나 성숙 관련 표현형을 해석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은, 실천적으로 매우 다른 함의를 가진다.
검증은 단순히 오가노이드가 얼마나 태아 뇌를 닮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가노이드가 진정으로 인간 뇌 발달 연구의 도구로 기능하려면, 그 발달을 제어하는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gene regulatory network)를 밝히고 교란할 수 있어야 한다.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란 어떤 유전자가 어떤 다른 유전자를 켜고 끄는지의 관계망으로, 기업의 조직도처럼 어떤 상급 유전자가 어떤 하급 유전자들을 지휘하는지 보여준다. 어떤 전사인자가 어느 유전자를 켜고 끄는지, 그 연결 관계의 지형도를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 Fleck et al. (2023) 연구는 바로 이 방향을 추구했다.
Fleck et al. 연구는 오가노이드 발달의 11개 시점에서 동일한 세포 현탁액에 scRNA-seq와 scATAC-seq를 동시에 수행했다. 전사체(transcriptome)와 열린 크로마틴(open chromatin) 정보를 같은 세포에서 동시에 얻는 멀티오믹(multi-omic) 접근이다. 전사체는 세포 안에서 현재 켜진 유전자들의 목록이라면, 열린 크로마틴은 어떤 유전자들이 켜질 수 있는 준비 상태에 있는지를 알려준다. 두 정보를 함께 보면 유전자 발현의 현재 상태와 미래 가능성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이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그들은 Pando라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Pando는 전사체 데이터, 크로마틴 접근성 데이터, 그리고 전사인자 결합 사이트 예측 정보를 통합하여, 어떤 전사인자가 어떤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추론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낸다. 다세포 생물의 발달을 이해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 중 하나, 즉 어떤 마스터 조절인자가 세포 운명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가를 직접 공략하는 것이다.
이 멀티오믹 데이터 분석의 결과는 오가노이드 발달이 다능성 단계에서 신경외배엽, 신경상피(neuroepithelial) 단계를 거쳐 등쪽 전뇌와 배쪽 전뇌 경로로 분기되고, 이어서 비전뇌 경로와 간엽 유사(mesenchymal-like) 경로가 나뉘는 연속적인 발달 궤적을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크로마틴 접근성 변화는 전사체 변화에 앞서 일어났는데, 이것은 후성유전학적 조절이 발달 과정에서 전사적 변화보다 선행한다는 원리를 오가노이드 수준에서 직접 확인한 것이다. 후성유전학이란 DNA 서열 자체는 바뀌지 않으면서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는 방식을 연구하는 분야인데, 크로마틴이 열리고 닫히는 것이 대표적인 후성유전학적 조절 기제다. 크로마틴이 먼저 열려야 그 안의 유전자가 켜질 수 있으니, 크로마틴 접근성 변화가 전사체 변화보다 먼저 일어나는 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하다. 크로마틴을 책장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책장이 잠겨 있으면(닫힌 크로마틴) 안에 있는 유전자(책)에 접근할 수 없다. 세포는 먼저 책장 자물쇠를 풀고(크로마틴 접근성 증가), 그 다음에야 특정 책을 꺼내 읽는다(유전자 발현). 그래서 접근성 변화가 발현 변화보다 항상 먼저 일어난다.
Fleck et al. 연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부분은 풀된 CRISPR 교란(pooled CRISPR perturbation) 실험이다. 그들은 수십 개의 전사인자를 동시에 결손시키고, 단일 세포 전사체를 통해 각 전사인자 결손이 어떤 세포 운명 변화를 일으키는지 측정했다. CRISPR란 유전자 가위라고 불리는 기술로, 원하는 유전자를 정확하게 잘라서 기능을 없앨 수 있다. 풀된 방식이란 한 번에 수십 개의 서로 다른 유전자를 각각 다른 세포에서 잘라내고, 나중에 어떤 세포에서 어떤 유전자가 잘렸는지를 역추적하는 방식이다. 이 분석은 세포 운명 결정(cell fate choice)의 조절인자와 뉴런 분화 상태(neuronal differentiation state)의 조절인자를 분리하는 데 결정적이었다. 어떤 전사인자를 결손시켰을 때 특정 세포 유형의 비율 자체가 변한다면, 그 전사인자는 운명 선택에 관여하는 것이다. 반면 세포 유형의 비율은 변하지 않지만 그 세포의 전사적 상태가 달라진다면, 그 전사인자는 분화 이후의 세포 상태 조절에 관여하는 것이다.
이 실험에서 GLI3라는 전사인자가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GLI3는 SHH 신호 경로의 하위 효과인자인데, Fleck et al. 연구는 GLI3를 결손시켰을 때 오가노이드에서 피질(등쪽 전뇌) 운명의 비율이 극적으로 줄어들고 배쪽 정체성이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GLI3가 인간 피질 운명의 확립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마우스에서는 GLI3 결손이 피질 발달에 이 정도로 극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것은 인간 피질 발달에 특이적인 유전자 회로를 밝힌 발견이었다. Fleck et al. 연구는 GLI3가 두 가지 서로 다른 조절 모듈을 통해 작용한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하나는 초기 등배쪽 패턴화(dorsoventral patterning)를 담당하며 HES4와 HES5를 직접 표적으로 하고, 다른 하나는 후기에 신경절 융기(ganglionic eminence)의 다양화에 관여한다.
오가노이드의 검증을 인간 태아 뇌와의 비교에만 국한할 필요는 없다. 오가노이드는 서로 다른 종 사이의 비교 연구에도 독특한 가치를 제공한다. Pollen et al. (2019) 연구는 이 방향을 개척했다. 연구팀은 인간과 침팬지(chimpanzee)의 iPSC에서 뇌 오가노이드를 만들고, 이를 인간과 macaque의 사후 뇌 조직과 함께 단일 세포 수준에서 비교했다. 살아있는 침팬지의 태아 뇌 조직을 얻는 것은 윤리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침팬지 세포를 채취하여 그것으로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 이 방법으로 침팬지와 인간의 뇌 발달을 직접 비교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은 오가노이드 없이는 할 수 없는 실험이다.
Pollen et al. 연구는 인간-macaque 일차 조직 비교와 인간-침팬지 오가노이드 비교에서 공통으로 변화한 유전자들에 집중했다. 두 비교 모두에서 동일한 방향으로 발현이 다른 유전자들은 단순한 배양 아티팩트가 아니라 진정한 인간 특이적 변화일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였다. 아티팩트란 실험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생긴 결과물로, 실제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라 실험 방법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이렇게 선별된 261개의 후보 유전자들 중에서 PI3K/AKT/mTOR 신호 경로가 특히 인간 방사 글리아에서 더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 신호 경로는 세포 성장과 증식을 촉진하며, 인간 피질의 방사 글리아가 더 많은 외측 방사 글리아를 생산하고 더 긴 증식 기간을 갖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수용체 INSR과 ITGB8을 인간 태아 뇌 절편에서 결손시키자 mTOR 활성화의 지표인 pS6이 감소했는데, 이것은 오가노이드에서 발견한 신호가 실제 인간 뇌에서도 기능적으로 의미 있다는 것을 지지했다.
Pollen et al. 연구는 오가노이드의 또 다른 특성도 드러냈다. 오가노이드 세포들은 일차 조직에 비해 해당과정, 소포체 스트레스, 전자 전달계 관련 유전자들을 더 높게 발현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Bhaduri et al.의 발견과 독립적으로 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오가노이드의 대사 스트레스가 방법론적 아티팩트가 아닌 재현 가능한 생물학적 현상임을 확인해주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연구실이 서로 다른 방법으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은 그 결론이 더 믿을 만하다는 강력한 증거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 발달 프로그램들과 공발현 모듈들은 오가노이드와 일차 조직, 그리고 인간과 침팬지 사이에서 상당히 보존되어 있었다. 이것이 오가노이드를 종간 비교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근거다.
Bhaduri et al., He et al., Fleck et al., Pollen et al.의 연구들을 종합하면, 현재 오가노이드의 위치에 대한 균형 잡힌 그림이 나온다. 오가노이드는 인간 뇌 발달의 진정한 모델이다. 발달의 핵심 분자적 프로그램들, 세포 유형의 계층적 배열, 주요 전사인자들의 역할, 그리고 인간 특이적 세포 유형의 존재가 재현된다. 이 수준에서의 오가노이드 데이터는 신뢰할 수 있다. 그러나 오가노이드는 불완전한 모델이기도 하다. 피질 아유형의 완전한 특이화, 특히 상층 피질 뉴런의 재현은 현재 프로토콜에서 충분하지 않다. 대사 스트레스 반응이 전사체를 오염시키며, 이것이 세포 분화 상태의 정밀한 해석을 어렵게 만든다. 오가노이드의 성숙도는 임신 초중기 수준에서 멈추는 경향이 있어, 출생 후 뇌나 성인 뇌의 특성을 연구하기에는 부족하다. 영역 정체성은 유도 프로토콜로 상당히 통제 가능하지만, 피질 영역화(cortical arealization)처럼 더 세밀한 공간적 조직화는 아직 재현이 어렵다.
이 한계들을 인식하는 것은 오가노이드 연구를 포기하자는 주장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어떤 질문에 오가노이드가 신뢰할 수 있는 답을 주고, 어떤 질문에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한지를 알 때, 우리는 이 도구를 훨씬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도구의 한계를 모르고 사용하는 것보다 한계를 정확히 알고 그 안에서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은 과학이다. 대규모 아틀라스인 HNOCA는 이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나침반이다. 새로운 프로토콜로 만든 오가노이드를 HNOCA에 투영하면, 그 오가노이드가 기존에 알려진 프로토콜들과 비교하여 어떤 뇌 영역을 얼마나 충실하게 재현하는지를 즉시 평가할 수 있다. 프로토콜을 개선하고, 결과를 검증하고, 서로 다른 연구실의 결과를 비교하기 위한 공통 언어가 이제 생겼다. 그것이 이 모든 검증 연구들의 가장 중요한 유산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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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Z., Dony, L., Fleck, J.S., Szałata, A., Li, K.X., Slišković, I., Lin, H.C., Santel, M., Atamian, A., Quadrato, G., Sun, J., Paşca, S.P., Camp, J.G., Theis, F.J., & Treutlein, B. (2024). An integrated transcriptomic cell atlas of human neural organoids. Nature, 625(7993), 543–553. doi:10.1038/s41586-024-08172-8
Fleck, J.S., Jansen, S.M.J., Wollny, D., Zenk, F., Seimiya, M., Jain, A., Okamoto, R., Santel, M., He, Z., Camp, J.G., & Treutlein, B. (2023). Inferring and perturbing cell fate regulomes in human brain organoids. Nature, 621(7978), 365–374. doi:10.1038/s41586-022-05279-8
Pollen, A.A., Bhaduri, A., Andrews, M.G., Nowakowski, T.J., Meyerson, O.S., Mostajo-Radji, M.A., Di Lullo, E., Alvarado, B., Bedolli, M., Dougherty, M.L., Fiddes, I.T., Kronenberg, Z.N., Shuga, J., Leyrat, A.A., West, J.A., Bershteyn, M., Lowe, C.B., Pavlovic, B.J., Salama, S.R., Haussler, D., Eichler, E.E., & Kriegstein, A.R. (2019). Establishing cerebral organoids as models of human-specific brain evolution. Cell, 176(4), 743–756. doi:10.1016/j.cell.2019.01.017
주요 용어 안내
전사체 충실도(transcriptomic fidelity): 오가노이드의 유전자 발현 패턴이 실제 태아 뇌 조직과 얼마나 유사한지를 나타내는 지표. 오가노이드의 품질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 중 하나다.
세포 스트레스 반응: 오가노이드의 일부 세포에서 관찰되는, 실제 뇌에는 없는 비정상적인 유전자 발현 패턴. 배양 환경의 한계로 인한 산물이며, 오가노이드 데이터를 해석할 때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