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회로의 정밀성은 흥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대뇌 피질의 흥분성 뉴런들이 글루타메이트를 통해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는 동안, 이 흥분을 조형하고 조율하는 것은 억제성 뉴런(inhibitory neuron), 곧 중간뉴런(interneuron)의 역할이다. 억제성 뉴런은 피질 뉴런의 약 20%에 불과하지만, 신경망의 시간적 패턴, 진동, 동기화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수적 비중 이상의 역할을 한다. 이 세포들이 특히 흥미로운 것은 흥분성 뉴런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피질에 들어온다는 사실 때문이다. 흥분성 뉴런이 피질 내에서 태어나 위쪽으로 이주하는 것과 달리, 억제성 뉴런은 피질 바깥의 전혀 다른 장소에서 태어나 긴 거리를 이동하여 피질로 들어온다. 그 기원의 차이가 기능의 다양성을 낳고, 그 다양성이 회로의 정교함을 가능하게 한다.
흥분성 뉴런이 자신이 태어난 바로 그 위치에서 위로 이주하는 반경 방향 이주(radial migration)를 하는 반면, 억제성 뉴런인 중간뉴런(interneuron)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피질에 들어온다. 이 세포들은 피질 아래쪽에 있는 신경절융기(ganglionic eminence)라는 구조에서 태어나 수 센티미터에 달하는 긴 거리를 피질 표면과 평행하게 이주한 다음, 최종 목적지에서 방향을 바꿔 안쪽으로 들어간다. 이것을 접선 이주(tangential migration)라고 한다. 비유를 하자면, 흥분성 뉴런이 자기가 사는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라면, 억제성 뉴런은 먼 도시에서 태어나 고속도로를 타고 새로운 도시로 이사 온 뒤 그곳에서 자기 아파트를 찾아 들어가는 것이다.
신경절융기는 배쪽 종뇌(ventral telencephalon)에 위치하는 세 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측 신경절융기(medial ganglionic eminence, MGE), 꼬리 신경절융기(caudal ganglionic eminence, CGE), 그리고 외측 신경절융기(lateral ganglionic eminence, LGE)가 그것이다. 이 세 곳은 비유하자면 세 개의 서로 다른 공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MGE 공장은 피질의 정밀한 억제를 담당하는 고급 인력, 즉 PV+ 뉴런과 SST+ 뉴런을 만들어 피질로 파견한다. CGE 공장은 좀 더 특수한 역할을 하는 VIP+ 뉴런, LAMP5+ 뉴런 같은 세포들을 만든다. LGE 공장은 다른 두 곳과는 성격이 다르다. LGE는 주로 선조체(striatum)로 가는 중형 가시 뉴런(medium spiny neuron, MSN)과 후각 구(olfactory bulb)로 가는 뉴런을 만들어내는 곳이어서, 피질의 억제성 뉴런 이야기에서는 주역이 아니다. 하지만 LGE의 등쪽 부분(dorsal LGE, dLGE)에서는 일부 억제성 뉴런이 피질로 이주한다는 증거도 있다. 피질 억제성 뉴런의 약 60%는 MGE에서, 약 30%는 CGE에서 유래하며, 나머지 소수가 LGE나 기타 영역에서 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Wonders & Anderson 2006). 즉 피질에 사는 억제성 뉴런들의 고향은 주로 MGE와 CGE라는 두 곳이고, 이 기원의 차이가 세포 유형의 차이를 결정짓는다.
| 발생 기원 | 피질 억제성 뉴런 비율 | 주요 아형 | 핵심 마커 |
|---|---|---|---|
| MGE (내측 신경절 융기) | ~60% | PVALB+ 바스켓 세포, SST+ 마르티노티 세포 | NKX2-1, LHX6 |
| CGE (꼬리 신경절 융기) | ~30% | VIP+ 세포, LAMP5+ 세포, SNCG+ 세포 | PROX1, NR2F2 |
| LGE (외측 신경절 융기) | 피질에 소수 | 선조체 MSN, 후각구 인터뉴런 | GSX2, MEIS2 |
MGE는 NKX2.1과 LHX6라는 전사인자를 발현하는 전구세포들로부터 피질 억제성 뉴런의 약 60%를 만들어낸다. MGE에서 유래하는 중간뉴런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파발부민 양성(parvalbumin+, PV+) 빠른 스파이크(fast-spiking) 바구니 세포(basket cell)이고, 다른 하나는 소마토스타틴 양성(somatostatin+, SST+) 마르티노티 세포(Martinotti cell)다. 이 둘의 차이를 이해하려면 흥분성 뉴런의 구조를 떠올려야 한다. 뉴런은 세포체(soma), 수상돌기(dendrite), 축삭(axon)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PV+ 바구니 세포는 흥분성 뉴런의 세포체 주변(perisomatic region)을 감싸듯 시냅스를 형성한다. 마치 축구 경기에서 골키퍼가 골대 바로 앞에서 슛을 막는 것처럼, PV+ 뉴런은 흥분성 뉴런이 신호를 보내는 마지막 관문에서 작동하여 정밀한 시간적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PV+ 뉴런이 만들어내는 감마 진동(gamma oscillation, 30~80Hz)은 작업 기억과 인지 기능에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마 진동이란 초당 30~80번 뉴런들이 동기화되어 함께 켜졌다 꺼지는 리듬인데,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의 박자에 맞춰 연주자들이 함께 연주하는 것과 비슷하다. PV+ 세포들이 그 지휘자 역할을 하는 셈이고, 조현병 환자에서 이 감마 진동이 교란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반면 SST+ 마르티노티 세포는 흥분성 뉴런의 먼 쪽 수상돌기(distal dendrite)에 시냅스를 형성한다. 수상돌기란 다른 뉴런으로부터 신호를 받아들이는 안테나 같은 구조인데, SST+ 뉴런은 이 안테나의 끝부분에서 들어오는 신호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라디오의 안테나 감도를 조절하는 것처럼, 어떤 입력 신호를 더 잘 받아들이고 어떤 신호를 걸러낼지를 조절하는 피드백 억제(feedback inhibition)를 담당한다.
또한 MGE에서는 샹들리에 세포(chandelier cell)도 만들어진다. PVALB와 UNC5B를 발현하는 이 독특한 세포는 흥분성 뉴런의 축삭 초기분절(axon initial segment)에 직접 시냅스를 형성하는 피질에서 유일한 세포 유형이다. 축삭 초기분절은 활동 전위가 발생하는 곳이므로, 이 위치를 제어하는 샹들리에 세포는 흥분성 뉴런의 출력 자체를 가장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비유하자면 PV+ 바구니 세포가 총의 방아쇠를 건드리는 것이라면, 샹들리에 세포는 총구를 직접 막아버리는 것이다. 출력 신호가 나가는 바로 그 지점을 틀어막기 때문에, 개입의 타이밍이 가장 결정적이다.
CGE는 SP8과 PROX1을 발현하는 전구세포들에서 피질 억제성 뉴런의 약 30%를 만들어낸다. CGE 유래 중간뉴런에는 혈관 활성 장 펩타이드 양성(vasoactive intestinal peptide+, VIP+) 뉴런, LAMP5+ 뉴런, SNCG+ 뉴런이 포함된다. VIP+ 뉴런은 CALB2와 함께 발현되며 쌍극성(bipolar) 형태를 가지는 독특한 기능을 한다. 이 세포들은 주로 다른 억제성 뉴런들, 특히 SST+ 뉴런을 억제하여 탈억제(disinhibition)를 일으킨다. 즉 VIP→SST 회로는 억제의 억제를 통해 간접적으로 흥분성 뉴런의 활동을 촉진하는 메커니즘이다. 이것을 일상적인 비유로 풀면 이렇다. SST+ 뉴런이 수업 시간에 떠드는 학생의 입을 막는 훈육 교사라면, VIP+ 뉴런은 그 훈육 교사를 쉬게 하여 학생이 다시 말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이다. 억제를 억제하면 결과적으로 흥분이 풀려나온다. 주의 집중이나 감각 처리에서 피질로 들어오는 하향 조절(top-down modulation) 신호가 이 VIP 뉴런 회로를 통해 작동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LAMP5+ 뉴런(RELN도 발현)은 신경교-같은 형태(neurogliaform)를 취하며 다수의 표적에 접촉한다. Wang et al. (2025)은 243,535개 핵의 snMultiome 데이터를 분석하여 CGE 유래 중간뉴런들이 변연대(marginal zone) 경로를 선호해서 이주하는 반면 MGE 유래 뉴런들은 뇌실/뇌실하대(VZ/SVZ) 경로를 선호한다는 것을 MERFISH로 검증했다.
억제성 뉴런을 흥분성 뉴런으로부터 구분하는 가장 기본적인 마커는 SLC32A1(VGAT, 소포 GABA 수송체)이다. GABA성 뉴런의 일반 마커로는 GAD1과 GAD2가 있다. 억제성 뉴런의 하위 유형별 마커를 살펴보면, PV+ 바구니 세포는 PVALB, LHX6, SOX6를 발현하고, SST+ 마르티노티 세포는 SST, LHX6, MAFB를 발현한다. VIP+ 뉴런은 VIP, PROX1, CALB2를, LAMP5+ 뉴런은 LAMP5, RELN을 발현한다. 이 마커들은 단순한 이름표를 넘어서 세포의 기능과 신호 전달 특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예컨대 LHX6는 MGE 기원을 공유하는 PV+와 SST+ 뉴런 모두에서 발현되는데, 이것은 두 세포 유형이 같은 전구세포에서 비롯되었다는 발달적 관계를 드러낸다. 반면 PROX1은 CGE 기원 뉴런들의 공통 마커로, MGE 유래 세포에서는 발현되지 않는다. 따라서 성체 뇌에서 단 하나의 마커로 세포 유형을 판단하는 것은 항상 위험하며, 여러 마커를 조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전기생리학적 특성도 억제성 뉴런의 하위 유형을 정의하는 중요한 차원이다. PV+ 빠른 스파이크 세포는 매우 빠른 활동 전위(narrow action potential)를 높은 빈도로 연속 발화(sustained high-frequency firing)할 수 있으며, 적응(adaptation)이 거의 없다. SST+ 뉴런은 규칙적 발화와 폭발 발화를 모두 할 수 있으며 적응이 좀 더 있다. VIP+ 뉴런은 불규칙한 발화 패턴을 보이며 과분극 후 내부 전류(hyperpolarization-activated cation current)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이 전기생리학적 특성들은 각 세포 유형이 뇌 회로에서 어떤 시간적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결정한다. 단일 세포 전사체학과 전기생리학, 그리고 형태학을 동시에 측정하는 패치-seq(patch-seq) 기술은 이 세 가지 특성이 얼마나 잘 일치하는지를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억제성 뉴런의 비율 이상은 여러 신경발달 질환의 핵심 병리로 제안되어왔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연구에서는 흥분-억제 불균형(excitatory-inhibitory imbalance, E/I imbalance) 가설이 오랫동안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Velmeshev et al. (2019)의 ASD 사후 대뇌 피질 단일 핵 RNA 시퀀싱 연구에서 VIP+ 억제성 뉴런에서 가장 많은 차별적 발현 유전자가 발견되었고, 이 변화는 임상적 중증도(ADI-R/ADOS 점수)와 상관관계가 있었다. 억제성 뉴런의 접선 이주 경로가 달라지거나 최종 층 배치가 변하면 피질 회로의 구성 자체가 달라지며, 이러한 발달 과정의 변이가 신경정신과적 조건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이 분야의 중요한 가설이다. 발달 중에 형성된 회로의 구성이 전형적인 패턴과 다르다면, 그 회로가 활발히 작동하기 시작하는 유아기나 청소년기에 표현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알츠하이머 질환에서 억제성 뉴런의 선택적 취약성도 주목할 만한 발견이다. Mathys et al. (2023)이 427명의 ROSMAP 코호트 분석에서 SST MAFB 하위 유형이 가장 선택적으로 고병리(high-AD) 개체에서 감소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세 가지 특정 SST 하위 유형(Inh CUX2 MSR1, Inh ENOX2 SPHKAP, Inh L3-5 SST MAFB)이 신경 섬유 매듭(neurofibrillary tangle) 밀도와 가장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신경 섬유 매듭이란 알츠하이머 병에서 뉴런 안에 비정상적인 타우 단백질이 쌓여 형성되는 구조물로, 세포가 죽어가는 지표로 쓰인다. 즉 매듭이 많을수록 SST 억제성 뉴런이 더 많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흥미롭게도 인지 기능이 보존된 회복력(cognitive resilience) 개체들에서는 LAMP5 RELN 억제성 뉴런 하위 유형이 과대표되어 있었다. 이는 특정 억제성 뉴런 하위 유형이 알츠하이머 병리에 대한 취약성과 보호 모두에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뇌 전체에 걸쳐 억제성 뉴런의 위상을 이해하는 데 흥미로운 진화적 관점도 있다. Siletti et al. (2023)이 3백만 개 이상의 세포를 분석한 전뇌 아틀라스에서, 텔렌세팔론 바깥의 뉴런들이 텔렌세팔론의 흥분성 뉴런보다는 텔렌세팔론의 억제성 뉴런에 전사체적으로 더 가깝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것은 억제성 뉴런이 진화적으로 더 오래된 세포 유형임을 시사하며, 텔렌세팔론 흥분성 뉴런이 진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더 최근에 분기했음을 반영한다. 억제성 뉴런의 다양성과 그 회로 내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결국 정상적인 인지 기능의 토대를 이해하는 것이며, 그 이해가 무너질 때 어떤 질환이 비롯되는지를 파악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References
Mathys, H., Peng, Z., Boix, C. A., Victor, M. B., Leary, N., Babu, S., … & Tsai, L. H. (2023). Single-cell atlas reveals correlates of high cognitive function, dementia, and resilience to Alzheimer’s disease pathology. Cell, 186(20), 4365-4385. doi:10.1016/j.cell.2023.08.039
Siletti, K., Tiklová, K., Speckel, T., Bhatt, D. L., & Bhatt, D. L. (2023). Transcriptomic diversity of cell types across the adult human brain. Science, 382(6667), eadd7046. doi:10.1126/science.add7046
Velmeshev, D., Schirmer, L., Jung, D., Haeussler, M., Perez, Y., Mayer, S., … & Bhatt, D. L. (2019). Single-cell genomics identifies cell type-specific molecular changes in autism. Science, 364(6441), 685-689. doi:10.1126/science.aav8130
Wonders, C. P., & Anderson, S. A. (2006). The origin and specification of cortical interneurons. Nature Reviews Neuroscience, 7(9), 687–696. doi:10.1038/nrn1954
주요 용어 안내
억제성 뉴런(inhibitory neuron): GABA를 신경전달물질로 사용하여 다음 뉴런의 활동을 억제하는 세포. 피질 뉴런의 약 20%를 차지하며, 흥분성 뉴런의 활동을 조율하여 회로의 균형을 유지한다.
내측 신경절 융기(MGE, medial ganglionic eminence): 발달 중인 뇌의 복측 전뇌에 위치한 구조로, 피질 억제성 뉴런의 약 60%를 생산한다. PVALB+와 SST+ 인터뉴런이 여기서 유래한다.
꼬리 신경절 융기(CGE, caudal ganglionic eminence): 피질 억제성 뉴런의 약 30%를 생산하는 발생 구조. VIP+와 LAMP5+ 인터뉴런이 여기서 유래한다. MGE와 CGE에서 태어난 뉴런들은 서로 다른 마커 유전자를 발현한다.
접선 이주(tangential migration): 억제성 뉴런이 태어난 곳(신경절 융기)에서 피질까지 피질 표면과 평행하게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과정. 흥분성 뉴런의 방사형 이주와 대비되는 이동 방식이다.
흥분-억제 균형(E/I balance): 흥분성 뉴런과 억제성 뉴런의 활동 비율. 이 균형의 변화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포함한 여러 신경발달 조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가설이 있다.
Wang, L., et al. (2025). Molecular and cellular dynamics of the developing human neocortex at single-cell resolution. Science. doi:10.1126/science.adg3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