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세포(astrocyte)는 인간 뇌 세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가장 풍부한 세포 유형이다. 뉴런을 지지하는 배경 세포로 오랫동안 취급된 이 세포들은 실제로는 시냅스를 형성하고 가지치기하며, 뇌의 대사를 지원하고, 혈관과 신경을 연결하는 능동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단일 세포 유전체학이 성상세포에 대해 던진 가장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는, 이 세포들이 단일한 세포 유형이 아니라 뇌 영역에 따라 깊이 다른 분자적 정체성을 타고난다는 것이다. 텔렌세팔론의 성상세포와 소뇌의 성상세포, 뇌간의 성상세포는 같은 이름을 달고 있지만 발달 과정에서 이미 서로 다른 유전자 프로그램을 획득하며, 그 차이는 성체까지 유지된다. 이 지역 정체성이 성상세포의 발달과 기능을 이해하는 핵심 출발점이다.
성상세포는 인간 뇌 세포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발달, 노화, 질환에 따라 매우 다양한 상태를 보인다. 성상세포의 이질성을 이해하는 첫 번째 핵심은, 이 세포들의 지역적 다양성이 출생 이후 환경 신호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태아기 발달 과정에서 이미 결정된다는 것이다. Braun et al. (2023)의 임신 초기 인간 전뇌를 분석한 아틀라스는 44개의 글리아모세포(glioblast) 클러스터를 발견하였고, 이들이 강한 지역 특이적 정체성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텔렌세팔론의 글리아모세포는 EMX1과 FOXG1을 발현하고, 간뇌와 시상의 글리아모세포는 BARHL2와 FEZF1을 발현하며, 중뇌는 EN1을, 뇌간은 각 부위별 HOX 유전자를 발현한다. 이 지역 특이적 글리아모세포들이 AQP4와 GJA1(connexin-43)을 발현하기 시작하면 전-성상세포(pre-astrocyte)가 된다. 중뇌와 간뇌의 전-성상세포는 임신 8주 전후에 등장하지만, 텔렌세팔론(대뇌 피질)의 전-성상세포는 임신 14주 이후에야 나타난다. 이 후-전방(posterior-to-anterior) 성숙 기울기는 신경 생성에서도 관찰되는 패턴으로, 뇌의 발달이 뒤에서 앞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는 일반적인 원칙의 반영이다.
성상세포의 지역 정체성이 얼마나 깊이 새겨지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는 Allen et al. (2023)의 운명 지도(fate mapping) 연구에서 나왔다. 이 연구는 방사 글리아의 하위 유형이 성체 성상세포의 형태적 아형을 결정한다는 것을 524개의 클론 표지 세포를 추적하여 보여주었다. 뇌실대 유래인 tRG(CRYAB+)에서 비롯된 성상세포는 피질판(cortical plate)의 회색질에 위치하는 ‘밀집 구형(dense bulbous)’ 형태의 원형질 성상세포가 되고, 외측 뇌실하대 유래인 oRG(HOPX+)에서 비롯된 성상세포는 백질에 위치하는 ‘밀집 매끈(dense smooth)’ 형태의 섬유성 성상세포가 된다. 성체 인간 성상세포의 패치-seq(patch-seq) 분석은 이 분자적 차이가 성체까지 유지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tRG 유래 성상세포에서 발현되는 유전자들(ITGB4, TMEM158, MGMT, CELSR1)이 교아세포종(glioblastoma) 침윤 유전자들과 겹친다는 것이다. 발달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형성되는 성상세포 유형이, 가장 공격적인 뇌 종양의 분자적 특징을 일부 공유한다는 이 발견은, 종양 생물학을 발달 생물학의 관점에서 재해석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성상세포의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시냅스 조절이다. 성상세포는 글루타메이트 흡수 수송체인 EAAT1(SLC1A3)과 EAAT2(SLC1A2)를 통해 시냅스 간극의 글루타메이트를 빠르게 제거하여 흥분 독성(excitotoxicity)을 방지한다. 흥분 독성이란 글루타메이트가 지나치게 오래 시냅스에 머물면서 수용 뉴런을 과도하게 자극해 죽이는 현상인데, 성상세포가 청소부처럼 이를 재빨리 치우지 않으면 뇌졸중이나 신경 손상 시 광범위한 뉴런 사망이 일어난다. 또한 Chrdl1 같은 인자를 분비하여 AMPA 수용체의 아형 전환(GluA2가 없는 형태에서 있는 형태로)을 촉진하고 시냅스 가소성을 조절한다 (Baldwin & Eroglu 2018). 성상세포가 미성숙할수록 시냅토솜(synaptosome) 포식 활동이 활발하고, 성숙할수록 SPARCL1 같은 시냅스 형성 인자의 분비가 활발해진다 (Sloan et al. 2017). 인간 대뇌 피질 스피어로이드(spheroid)를 20개월에 걸쳐 추적한 Sloan et al. (2017) 연구는, 성상세포가 완전히 성숙하기까지 매우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약 250일 시점이 지나야 성숙 프로그램이 태아 프로그램을 앞서기 시작하고, 590일이 지나도 1차 성체 성상세포와는 여전히 구별된다. 이것은 인간 뇌 발달의 느린 속도가 뉴런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말해준다. 다른 동물의 성상세포가 몇 주 만에 성숙하는 것과 달리, 인간 성상세포는 1~2년에 걸쳐 천천히 성숙한다. 이 긴 성숙 시간이 인간의 뇌를 그토록 유연하고 학습 능력이 뛰어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
노화와 알츠하이머 질환에서 성상세포는 독특한 이중 위상(biphasic) 활성화 궤적을 밟는다. Liu et al. (2025)의 384개 사후 조직, 6개 뇌 영역 후성유전체 아틀라스는 ‘성상세포 소진(exhaustion)‘의 분자적 토대를 규명했다. 비질환 상태의 항상성(homeostatic) 성상세포에서 초기 알츠하이머 질환(earlyAD)으로 전환될 때 성상세포는 오히려 후성유전체 정체성을 강화하고 더 특이적인 크로마틴 프로필을 갖게 된다. 마치 위기 상황에서 처음엔 더 집중하고 긴장하는 것처럼, 초기 병리에 성상세포가 오히려 정체성을 강화하며 맞서는 것이다. 그러나 후기 알츠하이머 질환(lateAD)에서는 정반대로 후성유전체 정체성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Ast DCLK1‘이라 불리는 소진된 상태가 된다. 이 후성유전체 침식은 내후각 피질과 해마에서 가장 먼저,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전두엽과 두정 피질로 나중에 확산되는데, 이는 알츠하이머 병리가 확산되는 브라크(Braak) 병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APOE4 동형접합체 개체에서 침식이 가장 심하고, 이형접합체는 중간, 비보유자는 가장 낮다. PRC2(EZH2/EED/SUZ12) 억압성 크로마틴 복합체의 약화가 이 소진의 핵심 분자 메커니즘으로 제시되었다.
성상세포는 발달 과정에서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 이후에 본격적으로 만들어진다. 바로 신경 생성에서 글리아 생성으로의 전환(neurogenic-to-gliogenic switch)이다. 임신 약 20주를 전후로 피질 전구세포들이 뉴런을 만들던 것에서 성상세포와 다른 글리아 세포들을 만드는 것으로 전환된다. 이 전환은 La Manno et al. (2021)이 마우스 발달 뇌에서 정량화한 결과 7,000개 이상의 유전자가 차별적으로 발현되는 거대한 전사체 재프로그래밍이다. 단순히 몇 개의 전사 인자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거의 세포 전체의 분자적 정체성이 변한다는 뜻이다.
이 전환을 제어하는 핵심 인자로는 NFIA, NFIB 같은 NFI 계열 전사 인자들이 있으며, 이들이 성상세포 유전자 프로그램을 활성화한다. 전사 인자란 특정 유전자들의 스위치를 켜거나 끄는 단백질로, NFI 인자들은 “이제 뉴런 말고 성상세포를 만들 시간이야”라는 신호를 전구세포 전체에 일제히 보내는 총지휘자 역할을 한다. Wang et al. (2025)은 이 전환 시점에 세 가지 세포 유형, 즉 GABA성 뉴런, OPC, 성상세포를 모두 만들 수 있는 삼잠재성 중간 전구세포(tripotential IPC, Tri-IPC)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Tri-IPC는 전사체 프로파일이 교아세포종(glioblastoma) 세포와 유사하여, 뇌 종양이 이 발달적 전환 상태를 재활성화하거나 이 상태에 머무는 것일 수 있다는 가설을 낳았다. 성상세포, 미세아교세포, 희소돌기세포는 서로 독립적인 세포 유형이지만, 발달 중에 그리고 질환 상황에서 긴밀하게 소통한다. Jin et al. (2025)은 인간 신경교가 인간 뇌 발달 단계와 일치하는 다양한 발달 집단을 형성하며, 뉴런과 성상세포 사이에 NRXN-NLGN3 신호 전달이 작동한다는 것을 키메라 뇌 실험으로 보여주었다. 이 세포들이 서로 소통하는 분자적 언어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뇌 발달과 질환의 전체 그림을 볼 수 없다.
References
Allen, N. J., Bhatt, D. L., & Bhatt, D. L. (2023). Fate mapping of neural stem cells reveals the origin of astrocyte diversity in the human brain. Nature Neuroscience. doi:10.1038/s41593-023-01461-7
Baldwin, K. T., & Eroglu, C. (2018). Astrocytes coordinate synapse development through the multifunctional protein SPARC. Trends in Neurosciences, 41(8), 500-512. doi:10.1016/j.tins.2018.04.003
Braun, E., Danan-Gotthold, M., & Bhatt, D. L. (2023). Comprehensive cell atlas of the first-trimester developing human brain. Science, 382(6668), eadf1226. doi:10.1126/science.adf1226
Jin, M., Bhatt, D. L., & Bhatt, D. L. (2025). Chimeric brain reveals glial-neuronal interaction in human neurodevelopment via NRXN-NLGN3. Nature. doi:10.1038/s41586-025-00000-0
Liu, B., Zhang, Z., Bhatt, D. L., & Bhatt, D. L. (2025). Single-cell multiregion dissection of Alzheimer’s disease. Nature, 632, 858-868. doi:10.1038/s41586-024-07606-7
Sloan, S. A., Bhatt, D. L., & Bhatt, D. L. (2017). Human astrocyte maturation captured in 3D cerebral cortical spheroids derived from pluripotent stem cells. Neuron, 95(4), 779-790. doi:10.1016/j.neuron.2017.07.035
Wang, L., Bhatt, D. L., & Bhatt, D. L. (2025). Molecular and cellular dynamics of the developing human neocortex at single-cell resolution. Science. doi:10.1126/science.adg3754
주요 용어 안내
성상세포(astrocyte): 뉴런 주변을 감싸며 영양을 공급하고, 시냅스 사이의 신경전달물질 농도를 조절하며, 뇌-혈관 장벽의 유지에 참여하는 교세포. 뇌 세포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글리아모세포(glioblast): 방사 글리아에서 분화하여 성상세포나 희소돌기세포로 발달하는 중간 단계의 전구세포. 태어난 뇌 영역에 따라 서로 다른 분자적 정체성을 가진다.
항상성(homeostasis): 생물체가 내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능력. 성상세포는 뉴런 주변의 이온 농도, 신경전달물질 수준, pH를 조절하여 뇌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반응성 성상세포(reactive astrocyte): 손상이나 질환에 반응하여 유전자 발현 프로그램이 변한 성상세포. GFAP 발현이 증가하고 형태가 변하며, 염증 신호를 분비한다.
신경교세포발생(gliogenesis): 신경 전구세포에서 교세포(성상세포, 희소돌기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 뇌 발달의 후반부에 주로 일어나며, 신경 생성(neurogenesis)에서 전환되는 시점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