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5주차의 인간 배아를 생각해보라. 그 작은 존재의 뇌는 아직 뇌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상태다. 세 개의 팽창된 주머니, 즉 전뇌(prosencephalon), 중뇌(mesencephalon), 후뇌(rhombencephalon)가 구분되는 정도다. 그런데 그 순간, 이 세 주머니의 벽을 이루는 세포들은 이미 자신이 어디에 있고 무엇이 될지에 대한 정보를 서서히 갖추기 시작한다. 앞으로 9주가 더 지나면 이 작은 주머니들은 860억 개의 뉴런을 지닌 복잡한 기관으로 발전할 것이고, 그 뉴런들은 각자의 위치에 맞는 연결을 형성하고, 각자의 세포 유형에 맞는 유전자 프로그램을 실행할 것이다. 어떻게? 이 질문이 발달 신경과학의 핵심이고, 단일 세포 기술이 그 답을 처음으로 세포 하나하나의 해상도로 열어주기 시작했다.
Braun et al. (2023) 연구는 임신 5주에서 14주 사이, 즉 임신 초기(first trimester)에 해당하는 인간 발달 뇌 26개를 수집하여 111개의 해부학적 표본으로 세분하고, 총 1,665,937개의 단일 세포 전사체를 생성했다. 임신 초기는 뇌의 기본 구조가 잡히는 시기로, 이 짧은 기간 동안 수십억 개의 뉴런이 태어나고 이동하고 제자리를 잡는 거대한 건설 공사가 시작된다. 이 숫자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규모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데이터에서 무엇을 발견했는가다. Braun et al. 연구는 Science에 임신 초기 인간 뇌 전체를 아우르는 최초의 포괄적 세포 아틀라스를 발표했고, 뇌 발달의 세포적 기반에 대한 이해를 한 단계 넓혀주었다. 616개의 세포 상태 클러스터와 12개의 주요 세포 클래스를 담은 이 아틀라스는 단순한 데이터의 집적이 아니라, 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분자적 서사였다.
임신 초기 태아 뇌 아틀라스에서 드러난 가장 기초적인 발견 중 하나는, 흥분성 뉴런 계통(excitatory neuron lineage)의 분화 과정에 세 가지 분자적 프로그램이 동시에 작동한다는 사실이었다 (Braun et al. 2023). 출발점은 방사 글리아(radial glia)다. 방사 글리아는 발달 중인 뇌에서 신경 줄기세포의 역할을 하는 세포로, HES1이라는 전사인자를 높이 발현하면서 뇌실대(ventricular zone)에서 뇌실면에 붙어 긴 돌기를 뻗고 있다. 이 세포가 비대칭적으로 분열하면 신경 중간 전구세포(neuronal intermediate progenitor cell, neuronal IPC)를 만들어낸다. 신경 IPC는 방사 글리아와 뉴런의 중간 어딘가에 있는 세포로, 뇌실 하대(subventricular zone)에 위치하면서 한두 번 더 대칭적으로 분열하여 신경모세포(neuroblast, NHLH1+)를 만들고, 신경모세포는 최종적으로 미성숙 뉴런(immature neuron, INA+)이 된다. 이 선형적인 경로는 수십 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Braun et al. 연구에서 단일 세포 해상도로 이 과정을 들여다보자, 훨씬 복잡한 그림이 드러났다. 이 분화 경로를 따라 세포들을 궤적 분석(trajectory analysis)으로 정렬했을 때, 세 가지 독립적인 분자 프로그램이 각각의 타임라인을 따라 작동하고 있었다. 여기서 ‘독립적’이라는 말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세포가 분화 경로에서 반쯤 왔더라도 세포 주기 상으로는 G2 단계에 있을 수도 있고 G1 단계에 있을 수도 있는 것처럼, 세 축이 각자 독립적으로 세포의 상태를 기술한다는 뜻이다. 첫 번째 프로그램은 방사 글리아로부터의 분화(differentiation from radial glia)로, 분화가 진행될수록 줄기세포 유전자들이 꺼지고 뉴런 특이적 유전자들이 켜지는 과정이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세포 주기(cell cycle)로, 세포가 분열 단계에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서로 다른 유전자 세트가 활성화된다. 세 번째 프로그램은 성숙화(maturation)로, 갓 태어난 미성숙 뉴런이 서서히 기능적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이다. 이 세 프로그램은 상호 독립적으로 변하지만 서로 조율된 방식으로 작동한다. 하나의 세포를 고차원 유전자 발현 공간에서 좌표로 표현한다면, 세 프로그램 각각이 하나의 축을 이루는 셈으로, 마치 GPS로 위치를 표현할 때 위도, 경도, 고도라는 세 가지 독립된 좌표가 필요한 것과 같다.
세포 주기와 분화 프로그램의 연동에서 특히 흥미로운 발견이 있었다. 신경 IPC가 G1기(세포 주기의 성장 단계)에 있을 때, 신경 생성을 촉진하는 전사인자들이 활성화된다는 것이었다. G1기란 세포가 분열을 마친 후 다음 분열을 준비하거나, 또는 분열을 멈추고 분화를 시작할지 결정하는 시기다. 이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G1기는 세포가 다음 분열을 할지 아니면 분열을 멈추고 분화할지를 결정하는 관문 역할을 하는 시기다. G1기에서 신경 생성 전사인자들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세포 주기의 진행과 세포 운명 결정이 분자 수준에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신경 전구세포는 세포를 늘릴지 뉴런을 만들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세포 주기의 내부 상태를 하나의 신호로 활용한다. 이 통찰은 신경 발달 연구의 오랜 주제, 즉 전구세포 증식과 뉴런 분화 사이의 균형이 어떻게 조절되는지에 대한 분자적 단서를 제공했다.
뇌는 뉴런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뉴런과 거의 비슷한 수의 글리아 세포들, 즉 성상세포(astrocyte), 희소돌기세포(oligodendrocyte), 미세아교세포(microglia)가 뇌의 나머지 절반을 구성한다. 성상세포는 뉴런 주변을 감싸며 영양을 공급하고 시냅스 환경을 조절하는 세포이고, 희소돌기세포는 뉴런의 축삭돌기를 절연시키는 수초(myelin)를 만들어 신경 신호가 빠르게 전달되도록 돕는 세포다. 그런데 글리아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Braun et al. 아틀라스는 이 질문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임신 초기 말엽, 즉 임신 10~14주 무렵부터, 일부 방사 글리아들은 뉴런 대신 글리아 계통으로 향하는 경로로 진입하기 시작한다. 이 글리아 방향 전환을 시작하는 세포가 글리아모세포(glioblast)다. 글리아모세포는 TNC와 BCAN이라는 마커 유전자를 발현하며, 방사 글리아의 특성을 일부 유지하면서 동시에 글리아 계통의 유전자들을 켜기 시작한다. 이 글리아모세포가 전성상세포(pre-astrocyte)와 전OPC(pre-oligodendrocyte precursor cell)로 분화한다.
글리아 계통에서 Braun et al. 연구에서 발견한 주목할 사실 중 하나는 영역 특이적 정체성이었다. 전뇌에서 만들어진 글리아모세포와 중뇌에서 만들어진 글리아모세포, 그리고 후뇌에서 만들어진 글리아모세포는 서로 다른 유전자 발현 패턴을 보였다. 희소돌기세포 전구세포(oligodendrocyte precursor cell, OPC)도 마찬가지여서, 전뇌, 중뇌, 후뇌에서 유래한 OPC들이 각각 구별되는 분자적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OPC가 단일한 세포 유형이 아니라, 뇌의 어느 영역에서 태어났는지에 따라 고유한 정체성을 지닌 여러 하위 집단으로 구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같은 회사에 입사한 직원이라도 어느 지사에서 교육받았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업무 방식을 갖게 되는 것처럼, 글리아 전구세포는 태어난 뇌 영역의 분자적 환경을 학습하여 자신의 정체성에 각인시킨다. 성인 뇌에서 관찰되는 지역별 글리아 다양성이 발달 초기의 이런 영역 특이적 분화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억제성 뉴런(GABAergic neuron)의 발달 여정은 흥분성 뉴런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흥분성 뉴런이 대뇌 피질 안에서 태어나 제자리에 정착한다면, 억제성 뉴런은 훨씬 먼 곳에서 태어나 이동해온다. Braun et al. 연구는 CRABP 유전자를 발현하는 GABAergic 세포 집단이 내측 신경절 융기(medial ganglionic eminence, MGE)에서 시상(thalamus)으로 이동하는 것을 포착했다. 내측 신경절 융기는 발달 중인 뇌의 복측 전뇌에 위치한 구조로, 피질 억제성 인터뉴런의 주요 공급처로 이미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 연구는 MGE에서 유래한 세포들이 피질뿐만 아니라 시상으로도 대규모로 이동한다는 것을 분자적 증거와 함께 보여주었다. 나아가 이 이동하는 CRABP+ 세포들의 유전자 발현 패턴이 성인 시상에서 파르발부민(parvalbumin, PVALB)을 발현하는 억제성 뉴런과 일치한다는 것을 밝혀, 이 세포들이 결국 시상의 PVALB+ 인터뉴런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발달 중인 뇌에서 세포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것은 형광 색소로 세포에 표지를 하는 생체 실험이나 수십 년에 걸친 해부학적 연구가 필요했지만, 이제 단일 세포 전사체 분석만으로도 세포의 기원과 목적지를 추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Braun et al. 연구가 뇌 전체를 넓게 조망했다면, 같은 해 같은 저널에 발표된 Kim et al. 연구는 그 중에서도 시상이라는 특정 구조에 집중했다. 토마스 노와코프스키(Tomasz Nowakowski) 연구팀이 이끈 이 연구는 발달 중인 인간 시상에서 164,369개의 세포를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MERFISH(multiplexed error-robust fluorescence in situ hybridization)라는 공간 전사체학(spatial transcriptomics) 기술을 이용하여 세포들이 시상의 어느 위치에 존재하는지까지 파악했다. MERFISH는 조직 절편 위에서 직접 수십, 수백 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형광 신호로 측정하는 기술로, 세포를 조직에서 분리하지 않고 원래 자리에서 분석할 수 있어 공간 정보를 보존한다는 장점이 있다. 시상은 뇌에서 감각 정보의 중계소 역할을 하는 구조로, 거의 모든 감각 신호가 이곳을 경유하여 대뇌 피질로 전달된다. 30개 이상의 핵(nucleus)으로 나뉘어 있는 시상은 해부학적으로도 복잡하지만, 분자적으로는 더욱 복잡하다는 것을 이 연구가 보여주었다.
시상의 신경발생은 임신 초기에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Kim et al. 2023). 흥분성 시상 뉴런(glutamatergic thalamic neuron)은 EN1과 EN2라는 두 하위 유형으로 나뉘며, 이 두 유형이 시상의 서로 다른 핵들에 분포한다. MERFISH 분석은 이 두 유형의 뉴런들이 실제로 공간적으로 분리된 영역에 위치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단순히 “시상 뉴런”이라고 뭉뚱그려 불렀던 것이 실제로는 공간적으로 조직화된 여러 하위 집단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발견은 인간 시상에서의 GABAergic 뉴런의 예상 밖의 다양성이었다. 마우스와 비교했을 때, 인간 시상에는 훨씬 더 많은 수와 다양한 종류의 GABAergic 뉴런이 존재했고, 이들의 상당수가 Braun et al. 연구에서 보여준 것처럼 MGE에서 이동해온 세포들이었다. 인간 시상에 이처럼 GABAergic 뉴런이 풍부하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복잡한 감각 통합 능력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2021년 아파르나 바두리(Aparna Bhaduri)와 아놀드 크리겐스타인(Arnold Kriegstein) 연구팀이 Nature에 발표한 연구는 피질 영역화(cortical arealization)라는 오래된 논쟁에 단일 세포 해상도의 데이터를 들이댔다. 피질 영역화란 단일한 상피 조직에서 시작하는 대뇌 피질이 어떻게 시각 피질, 청각 피질, 전전두 피질 등 기능적으로 구별되는 수십 개의 영역으로 나뉘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이다. 이 문제를 둘러싸고 수십 년째 두 가지 가설이 경쟁해왔다. 원형지도 가설(protomap hypothesis)은 피질의 영역 정체성이 전구세포 단계에서부터 이미 내재적으로 결정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원형피질 가설(protocortex hypothesis)은 영역 정체성이 주로 시상피질 투사(thalamocortical projection)와 같은 외부 신호에 의해 나중에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시상피질 투사란 감각 기관으로부터 신호를 받은 시상이 대뇌 피질로 연결을 보내는 것인데, 원형피질 가설에 따르면 이런 외부 연결이 피질의 어떤 영역이 시각 피질이 될지 청각 피질이 될지를 결정한다고 본다. 쉽게 말하면, 앞으로 시각 피질이 될 세포들이 처음부터 “나는 시각 피질이 될 것이다”라는 정보를 갖고 있는지, 아니면 외부 환경이 그 세포들을 시각 피질로 만드는지를 묻는 것이다. 이 논쟁은 답이 간단하지 않은 종류의 것으로, 실제로는 두 메커니즘이 모두 기여할 가능성이 높았다.
임신 중기(second trimester)에 해당하는 발달 뇌 13개에서 698,820개의 단일 세포를 분석하면, 10개의 주요 뇌 구조와 6개의 신피질 영역에 걸친 유전자 발현 지도가 드러난다 (Bhaduri et al. 2021). 전전두 피질(prefrontal cortex), 운동 피질(motor cortex), 체성감각 피질(somatosensory cortex), 두정 피질(parietal cortex), 측두 피질(temporal cortex), 그리고 일차 시각 피질(primary visual cortex, V1)이 포함되었다. 분석 결과는 원형지도 가설을 지지하는 방향이었다. 영역 특이적 유전자 발현 패턴이 이미 방사 글리아 단계에서 감지되었고, 이 패턴이 신경 중간 전구세포로, 그리고 흥분성 뉴런으로 분화하면서 더욱 뚜렷해지고 선명해졌다. 전전두 피질의 방사 글리아와 시각 피질의 방사 글리아는 서로 다른 유전자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었고, 이 차이는 분화가 진행될수록 증폭되었다. 특히 전전두 피질과 시각 피질이 가장 극단적으로 다른 전사체 프로파일을 보였고, 다른 피질 영역들은 이 두 극단 사이의 연속적인 기울기 상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영역 정체성이 전구세포 단계에서 이미 시작된다는 것은, 뇌의 영역적 지형이 세포가 분화를 완료하기 훨씬 전부터 분자적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Wang et al. (2025) 연구는 뇌 발달 연구의 가장 최신 성과 중 하나다. 이 연구는 임신 초기부터 청소년기에 이르는 다섯 발달 단계의 인간 신피질에서 232,328개의 핵을 분석하되, 단일 핵 RNA 시퀀싱(snRNA-seq)과 단일 핵 ATAC 시퀀싱(snATAC-seq)을 동시에 수행하는 단일 핵 멀티오믹(single-nucleus multiome) 기술을 사용했다. snATAC-seq는 유전자 발현이 아니라 크로마틴(DNA와 단백질의 복합체)의 열린 영역을 측정하는 기술로, 어떤 유전자가 발현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 기술은 같은 핵에서 전사체와 크로마틴 접근성을 동시에 측정하기 때문에, 유전자 발현 패턴뿐만 아니라 그 발현을 결정하는 후성유전체적 상태까지 한번에 파악할 수 있다. 추가로 연구팀은 300개 유전자를 동시에 공간적으로 시각화하는 MERFISH 공간 전사체학으로 데이터를 검증했다. 이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삼능 중간 전구세포(tripotential intermediate progenitor cell, Tri-IPC)의 존재였다.
신경 발달의 교과서적 관점에서 뉴런과 글리아는 별개의 운명을 가진 계통에서 나온다고 알려져 있었다. 신경 IPC는 뉴런을 만들고, 글리아 전구세포는 성상세포나 OPC를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Wang et al. 연구에서 발견한 Tri-IPC는 이 단순한 그림에 도전하는 세포였다. 이 세포들은 GABAergic 뉴런, 성상세포, OPC 중 어느 방향으로든 분화할 수 있는 삼중 분화능(tripotency)을 보였고, 이 능력이 신경발생에서 신경교세포발생(gliogenesis)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집중되어 있었다. 신경교세포발생(gliogenesis)이란 글리아 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뇌 발달의 전반부에는 주로 뉴런이 만들어지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많은 글리아 세포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에 이 전환이 일어난다. 줄기세포가 여러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미 어느 정도 분화가 진행된 전구세포가 세 가지 서로 다른 계통으로 분화하는 능력을 동시에 보유한다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Tri-IPC는 신경 발달 유전자와 글리아 발달 유전자를 동시에 발현하고 있었고, 크로마틴 접근성 분석에서도 여러 방향의 분화가 가능한 열린 상태를 보였다. 이것은 세포 운명 결정이 전부 아니면 전무의 스위치처럼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점진적으로 좁혀가는 연속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흥미롭게도 연구팀은 Tri-IPC의 전사체 패턴이 신경교종(glioblastoma) 세포들의 패턴과 유사하다는 것도 발견했다. 암세포가 발달 과정의 특정 과도기적 세포 상태를 모방한다는 가설과 일치하는 발견이었다.
억제성 뉴런의 이동 경로는 공간 전사체 분석을 통해 정량적으로 파악되었다 (Wang et al. 2025). CGE(미측 신경절 융기, caudal ganglionic eminence) 유래 억제성 뉴런이 MGE 유래 억제성 뉴런보다 변연 영역(marginal zone)을 통한 이동 경로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 이미지 기반으로 확인되었고, 이동 경로 비율도 정확히 수치화되었다. 이런 식으로 과거에는 생체 표지 실험이나 추적 실험으로만 알 수 있었던 세포 이동 정보를 공간 전사체학만으로도 추론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술의 발전이 연구 방법론 자체를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발달 중인 뇌의 세포 지도는 이제 단순한 스냅샷이 아니라, 세포들의 역동적인 이동과 운명 결정을 담은 4차원 동영상에 가까워지고 있다. 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이해하는 이 과정은 동시에, 자폐스펙트럼장애나 지적 장애와 같은 신경발달 조건이 발달 과정의 어느 시점, 어떤 세포에서 비롯되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References
Braun, E., Danan-Gotthold, M., Borm, L. E., Lee, K. W., Vinsland, E., Lönnerberg, P., … & Linnarsson, S. (2023). Comprehensive cell atlas of the first-trimester developing human brain. Science, 382(6667), eadf1226. doi:10.1126/science.adf1226
Kim, C. N., Shin, D., Wang, A., & Nowakowski, T. J. (2023). Spatiotemporal molecular dynamics of the developing human thalamus. Science, 382(6667), eadf9941. doi:10.1126/science.adf9941
Bhaduri, A., Sandoval-Espinosa, C., Otero-Garcia, M., Oh, I., Yin, R., Eze, U. C., … & Kriegstein, A. R. (2021). An atlas of cortical arealization identifies dynamic molecular signatures. Nature, 598(7879), 200-208. doi:10.1038/s41586-021-03910-8
Wang, L., Wang, C., Moriano, J. A., Chen, S., Zuo, G., Cebrián-Silla, A., … & Kriegstein, A. R. (2025). Molecular and cellular dynamics of the developing human neocortex. Nature, 627(8004), 105-115. doi:10.1038/s41586-024-08351-7
주요 용어 안내
방사 글리아(radial glia): 발달 중인 뇌의 신경 줄기세포. 뇌실 표면에서 피질 표면까지 긴 돌기를 뻗어 새로 태어난 뉴런이 이동하는 경로를 제공하는 동시에, 분열을 통해 뉴런과 글리아 세포를 만들어낸다.
신경절 융기(ganglionic eminence): 발달 중인 뇌의 복측 전뇌에 위치한 구조. 억제성 뉴런(GABAergic neuron)의 주요 생산지로, 여기서 만들어진 뉴런들이 피질이나 시상 등 다른 영역으로 먼 거리를 이동한다.
공간 전사체학(spatial transcriptomics): 조직 절편에서 세포를 분리하지 않고, 원래 위치를 보존한 채로 유전자 발현을 측정하는 기술. MERFISH가 대표적이며, 어떤 세포가 어디에 있는지와 무엇을 발현하는지를 동시에 알 수 있다.
삼능 중간 전구세포(Tri-IPC): GABAergic 뉴런, 성상세포, 희소돌기세포 전구세포 중 어느 방향으로든 분화할 수 있는 세포. 뉴런 생성에서 글리아 생성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나타나며, 세포 운명 결정이 점진적 과정임을 보여준다.
피질 영역화(cortical arealization): 처음에는 균일한 상피 조직인 대뇌 피질이 시각 피질, 청각 피질 등 기능적으로 구별되는 영역들로 나뉘어가는 과정. 전구세포 단계에서부터 분자적 차이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