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0. 흥분성 뉴런

대뇌 피질을 구성하는 뉴런의 약 80%는 글루타메이트(glutamate)를 신경전달물질로 사용하는 흥분성 뉴런(excitatory neuron)이다. 이 세포들은 연결된 다음 뉴런의 활성을 높이고, 시냅스를 통해 정보를 피질 안팎으로 전달한다. 그런데 흥분성 뉴런이 균질한 하나의 집단이 아니라는 것이 단일 세포 유전체학의 핵심 발견 중 하나다. 성인 인간 뇌 전체를 단일 세포 수준에서 프로파일링한 BICCN 아틀라스는 수백 개 이상의 흥분성 뉴런 클러스터를 확인했으며 (Siletti et al. 2023), 이 다양성의 상당 부분이 세포가 어느 피질층에 위치하고 어느 영역에 자리잡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흥분성 뉴런의 층 특이적 정체성과 영역 특이적 변이를 이해하는 것은 피질 회로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리고 그 구성이 어떻게 손상되는지를 파악하는 출발점이다.

흥분성 뉴런: 피질층의 건축학

대뇌 피질의 흥분성 뉴런은 자신이 어느 층(layer)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분자적 정체성과 기능을 가진다. 인간 신피질의 여덟 가지 흥분성 뉴런 하위 유형을 가장 포괄적으로 정의한 연구는 Jorstad et al. (2023)으로, 8개 신피질 영역에서 110만 개 이상의 핵을 프로파일링한 이 연구는 피질 세포 구성의 체계적인 청사진을 제공했다. 가장 바깥쪽인 제2/3층을 차지하는 내측 투사 뉴런(intratelencephalic, IT) 세포들은 CUX2와 CBLN2를 발현하며 피질-피질 연결을 담당한다. 흥미롭게도 이 상층 IT 뉴런들은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사후 뇌 연구에서 가장 많은 차별적 발현 유전자를 보이는 세포 유형이기도 하다 (Velmeshev et al. 2019). 제4층의 IT 뉴런들은 RORB를 마커로 가지며, 이 RORB는 제5층 IT 뉴런과도 공유되는 마커다. 제5층에는 두 종류의 주요 흥분성 뉴런이 공존한다. RORB를 발현하지만 FEZF2는 발현하지 않는 IT 뉴런과, FEZF2와 BCL11B(CTIP2)를 발현하는 바깥뇌 투사 뉴런(extratelencephalic, ET)이 그것이다. ET 뉴런은 피질척수로(corticospinal tract)의 주요 구성 요소로, 뇌간과 척수에 직접 신호를 보내는 세포다. 팔을 움직이라는 명령이 뇌에서 근육까지 전달될 때 통과하는 핵심 전선이 바로 이 ET 뉴런이고,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루게릭병)에서 가장 먼저 손상되는 뉴런이기도 하다. 제6층에는 시상으로 피드백 신호를 보내는 피질시상(corticothalamic, CT) 뉴런이 TLE4와 FOXP2를 발현하며 자리잡고 있다.

아형 주요 피질 층 핵심 마커 투사 방향 기능
IT (intratelencephalic) 2/3층, 4층 CUX2, SATB2 같은 쪽/반대쪽 피질 피질 간 정보 통합
ET (extratelencephalic) 5층 FEZF2, BCL11B 뇌간, 척수 운동 명령 전달
CT (corticothalamic) 6층 TLE4, FOXP2 시상 되먹임 조절
NP (near-projecting) 5/6층 인접 피질 영역 근거리 연결

이 층 구조가 단순한 해부학적 분류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이 있다. 일차 운동 피질(primary motor cortex, M1)처럼 과립층(granular layer, layer 4)이 조직학적으로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무과립 피질(agranular cortex)에서도, 전사체적으로 제4층 IT 뉴런에 해당하는 세포들이 존재한다 (Jorstad et al. 2023). 다시 말해, 현미경으로 보면 “4층”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뇌 영역에서도,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하면 “4층처럼 행동하는” 세포들이 엄연히 있다. 세포의 분자적 정체성이 조직학적 위치보다 먼저 확립되며, 피질 유형에 따라 동일한 전사체적 정체성을 가진 세포들이 서로 다른 해부학적 배치를 취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유전자 발현이 세포 형태나 위치보다 더 근본적인 정체성을 규정한다는 단일 세포 유전체학의 핵심 메시지와 일치한다.

흥분성 뉴런의 다양성은 피질 영역에 따라서도 다르다. 일차 시각 피질(V1)은 다른 피질 영역들로부터 가장 전사체적으로 독특한 영역이다. V1에는 확장된 제4층이 있고 흥분성 대 억제성 뉴런의 비율이 다른 영역에 비해 약 두 배이며, V1 특이적인 흥분성 세포 유형이 따로 존재한다. 반면 억제성 뉴런과 비신경세포들은 피질 영역 간에 훨씬 균질하다. 이 비대칭적인 영역 다양성 패턴은, 각 피질 영역의 특화된 기능이 주로 흥분성 뉴런의 구성 차이에 의해 구현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흥분성 뉴런들이 어떻게 각자의 층 정체성을 획득하는지를 이해하려면 9장에서 다룬 안쪽에서 바깥쪽 방향의 신경 생성으로 돌아가야 한다. 가장 먼저 태어나는 세포들은 가장 깊은 층인 하판(subplate)과 제6층에 자리잡고, CTGF(CCN2), TBR1, TLE4 같은 심층 마커를 발현한다. FEZF2와 SATB2는 서로를 억제하는 관계에 있어서, FEZF2가 높으면 피질하 투사 정체성이 결정되고 SATB2가 높으면 상층 뇌량(callosal) 정체성이 결정된다. 이 두 전사 인자의 균형이 IT 대 ET의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 스위치다. 마치 스위치를 어느 방향으로 누르느냐에 따라 같은 전선이 형광등(ET, 뇌간과 척수로)이 될 수도 있고 선풍기(IT, 피질-피질 연결)가 될 수도 있는 것처럼, 뉴런은 태어날 때 이 분자 스위치 하나로 자신의 평생 목적지가 결정된다. 임신 후기에 태어나는 세포들은 이미 아래층이 채워진 피질을 통과하여 더 바깥쪽에 자리잡고 CUX2, SATB2 같은 상층 마커를 발현한다. 이 과정에서 방사 글리아가 제공하는 가이드 역할이 결정적이며, 방사 글리아의 정체성 차이가 자신에서 비롯된 뉴런의 피질 영역 정체성(아틀라스 발달 계층 연구에서 확인된 ‘원형 지도’, protomap)까지 영향을 미친다.

흥분성 뉴런의 마커 유전자

흥분성 뉴런을 억제성 뉴런으로부터 구분하는 가장 기본적인 마커는 신경전달물질 수송체 유전자다. 흥분성 뉴런은 SLC17A7(VGLUT1, 글루타메이트 소포 수송체 1)을 발현하며, 성숙 뉴런의 일반적인 마커로는 RBFOX3(NeuN)가 있다. 층 특이적 흥분성 뉴런 마커로는 제6b층의 CTGF(CCN2), 제6층 CT의 TLE4와 FOXP2, 제5층 ET의 FEZF2와 BCL11B, 제5층 IT의 RORB(제4층과 공유), 그리고 제2/3층의 CUX2와 SATB2가 있다. 이 마커들은 단순한 이름표를 넘어서 세포의 투사 표적과 발달 기원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예컨대 FEZF2는 피질하 투사 운명을 지정하는 전사 인자로, 이것이 높이 발현되는 세포는 뇌간이나 척수에 직접 축삭을 뻗는 세포임을 의미한다.

전기생리학적 특성도 흥분성 뉴런 하위 유형을 정의하는 중요한 차원이다. 피질척수로 ET 뉴런은 큰 세포체와 두꺼운 유수 축삭을 가지며 빠르고 강한 신호를 멀리 보내는 데 특화되어 있다. 상층 IT 뉴런들은 좀 더 정교한 국소 연결 패턴과 복잡한 수지상 통합 특성을 보인다. 단일 세포 전사체학과 전기생리학, 그리고 형태학을 동시에 측정하는 패치-seq(patch-seq) 기술은 이 세 가지 특성이 얼마나 잘 일치하는지를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패치-seq는 살아있는 세포 하나를 유리 전극으로 직접 찌른 뒤, 그 세포의 전기적 발화 패턴을 기록하고 동시에 세포 내 RNA를 빨아내서 유전자 발현도 분석하는 기술이다. 유전자 발현이라는 정체성 카드와 실제 전기적 행동이 얼마나 들어맞는지를 직접 대조해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이러한 다차원적 특성화는 세포 유형을 유전자 발현만이 아니라 기능적 정체성까지 포함하여 정의하는 데 필수적이다.

흥분성 뉴런과 질환

흥분성 뉴런의 층 특이적 취약성은 여러 신경 질환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Velmeshev et al. (2019)의 ASD 사후 대뇌 피질 단일 핵 RNA 시퀀싱 연구에서 제2/3층 상층 IT 흥분성 뉴런에서 가장 많은 차별적 발현 유전자가 발견되었고, 이 변화는 임상적 중증도(ADI-R/ADOS 점수)와 상관관계가 있었다. 또한 Suresh et al. (2026)는 브로드만 영역 22(BA22, 상측두 피질)에서 ASD 사후 뇌를 분석하여 제4/5층 IT 흥분성 뉴런이 가장 많이 영향을 받으며, RFX3 결합 모티프가 손상된 cis-조절 요소에서 차별적 접근성이 나타남을 보여주었다.

알츠하이머 질환에서의 흥분성 뉴런 선택적 취약성도 중요한 발견이다. Liu et al. (2025)의 6개 뇌 영역, 111명의 사후 뇌 조직에 대한 후성유전체 아틀라스에서, 내후각 피질(entorhinal cortex)의 RELN 발현 흥분성 뉴런(RELN+, COL5A2+)이 후성유전체 정보를 가장 많이 잃는 가장 취약한 세포 유형으로 확인되었다. 후성유전체 정보란 DNA 서열 자체는 바뀌지 않지만, DNA를 감싸는 히스톤 단백질에 붙어 있는 화학적 표지들로, “이 유전자를 지금 켜도 된다” “저 유전자는 닫아 두어라”는 지침서와 같다. 알츠하이머 병이 진행되면서 이 지침서가 지워지는 셈이다. 해마 CA1 피라미드 세포와 치아이랑(dentate gyrus) 과립 세포도 심각한 후성유전체 침식(epigenomic erosion)을 보였다. 흥분성 뉴런의 보호와 관련된 유전자로는 HES4, PDE10A, RPH3A, ST6GAL2, UST가 확인되었다.

뇌 전체에 걸쳐 흥분성 뉴런의 분류 체계가 얼마나 복잡한지를 이해하려면, 피질과 해마를 넘어 시상, 시상하부, 뇌간, 소뇌를 살펴봐야 한다. Siletti et al. (2023)이 3백만 개 이상의 세포를 분석한 전뇌 아틀라스에서, 텔렌세팔론 바깥의 뉴런들이 텔렌세팔론의 억제성 뉴런에 전사체적으로 더 가깝다는 흥미로운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것은 텔렌세팔론 흥분성 뉴런이 진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더 최근에 분기한 세포 유형임을 시사한다. 뇌간의 도파민성 뉴런(TH+)도 세 가지 서로 다른 하위 유형(TH+SOX6+, TH+CALB1+, TH+GAD2+)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프로젝션 패턴과 기능을 가진다. 이 모든 다양성은 결국 뇌라는 기관이 정교하게 특화된 수백, 수천 가지 세포 유형의 조화로운 앙상블임을 말해준다.

References

Jorstad, N. L., Close, J., Johansen, N., Yanny, A. M., Barkan, E. R., Travaglini, K. J., … & Lein, E. S. (2023). Transcriptomic cytoarchitecture reveals principles of human neocortex organization. Science, 382(6668), eadf6812. doi:10.1126/science.adf6812

Liu, B., Zhang, Z., Bhatt, D. L., & Bhatt, D. L. (2025). Single-cell multiregion dissection of Alzheimer’s disease. Nature, 632, 858-868. doi:10.1038/s41586-024-07606-7

Siletti, K., Tiklová, K., Speckel, T., Bhatt, D. L., & Bhatt, D. L. (2023). Transcriptomic diversity of cell types across the adult human brain. Science, 382(6667), eadd7046. doi:10.1126/science.add7046

Suresh, H., Bhatt, D. L., & Bhatt, D. L. (2026). Molecular dynamics of Brodmann area 22 in autism spectrum disorder. Nature Neuroscience. doi:10.1038/s41593-025-01954-3

Velmeshev, D., Schirmer, L., Jung, D., Haeussler, M., Perez, Y., Mayer, S., … & Bhatt, D. L. (2019). Single-cell genomics identifies cell type-specific molecular changes in autism. Science, 364(6441), 685-689. doi:10.1126/science.aav8130


주요 용어 안내

흥분성 뉴런(excitatory neuron): 글루탐산(glutamate)을 신경전달물질로 사용하여 다음 뉴런을 활성화시키는 세포. 대뇌 피질 뉴런의 약 80%를 차지하며, 피질의 각 층마다 서로 다른 아형이 존재한다.

IT 뉴런(intratelencephalic neuron): 대뇌 반구 안에서 같은 쪽 또는 반대쪽 피질로 축삭을 보내는 흥분성 뉴런. 피질 뉴런 중 가장 다수를 차지한다. ET(extratelencephalic) 뉴런은 뇌간이나 척수로 투사하고, CT(corticothalamic) 뉴런은 시상으로 투사한다.

FEZF2/SATB2 분자 스위치: 심층 뉴런과 상층 뉴런의 운명을 결정하는 두 전사인자. FEZF2가 높으면 심층(5/6층) 뉴런이, SATB2가 높으면 상층(2/3층) 뉴런이 된다. 두 전사인자가 서로를 억제하여 양자택일을 강제한다.

후성유전체 침식(epigenomic erosion): 질환이 진행되면서 세포의 후성유전적 표지가 점진적으로 소실되는 현상. 알츠하이머병에서 특정 흥분성 뉴런이 후성유전체 정보를 잃어가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