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역사에서 어떤 기술들은 그 자체로 독립된 발전이 아니라, 다른 발전들이 수렴하는 교차점이 된다. 뇌 오가노이드(organoid)가 바로 그런 기술이다. 단일 세포 게놈학이 세포 유형의 정밀한 분류를 가능하게 했고, CRISPR 유전자 편집이 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정확하게 교란할 수 있게 했으며, 인공지능(AI)이 복잡한 다차원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이 세 가지 흐름이 오가노이드라는 플랫폼 위에서 만날 때,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실험들이 가능해진다. 유전자를 하나씩 결손시키면서 그것이 뇌 발달의 어떤 단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일 세포 수준에서 추적하는 것, 수십 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교란하고 그 조합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 그리고 그 결과로 나온 방대한 데이터를 AI로 해석하여 인간 뇌 발달의 유전자 회로 지도를 그려내는 것. 이것이 오가노이드 연구가 지향하는 미래이고, 그 미래의 일부는 이미 현재가 되었다.
그러나 미래를 이야기하기 전에 현재의 도구들이 어떤 가능성을 열어주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오가노이드와 CRISPR의 만남은 단순히 한 유전자를 결손시키는 것보다 훨씬 정교한 실험을 가능하게 한다. 동질유전자 대조군(isogenic controls)의 생성이 그 핵심이다. 두 세포주가 오직 관심 있는 유전자 변이만 다르고 나머지 유전체는 동일하다면, 그 변이가 세포에 미치는 효과를 다른 유전적 배경의 혼란 없이 깨끗하게 볼 수 있다. 마치 쌍둥이 연구와 비슷하다.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한 쌍둥이 중 한 명에게만 어떤 변이를 도입했을 때 차이가 생긴다면, 그 차이는 거의 확실하게 그 변이 때문이다. 다른 요인들이 모두 통제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쌍둥이 중 한 명에게만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다면, 그 변이의 효과를 깨끗하게 비교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환자의 역분화 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iPSCs)에서 문제가 되는 변이를 CRISPR로 교정한 세포주와 교정하지 않은 원래 세포주를 나란히 오가노이드로 만들면, 그 변이가 신경 발달에 미치는 효과를 직접 비교할 수 있다. 반대로 정상 세포주에 특정 변이를 CRISPR로 도입하여 그 효과를 관찰할 수도 있다. 이 전략은 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발달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데 오가노이드가 얼마나 강력한 도구인지를 보여준다.
오가노이드에서 CRISPR 편집(CRISPR editing)을 사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단일 유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집중적 접근이다. 특정 유전자가 신경 발달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발달 단계에서 어떤 세포 유형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방식이다. Fleck et al. 연구에서의 GLI3 연구가 이 방식의 좋은 예다. GLI3를 결손시켰을 때 피질 운명이 감소한다는 발견은 단일 유전자 CRISPR 교란으로 이루어졌고, 이어서 GLI3의 두 가지 서로 다른 조절 모듈을 구분하는 정밀한 분석이 가능했다. 둘째는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교란하는 풀된 CRISPR 스크리닝(pooled CRISPR screening) 방식이다. 각 세포에 서로 다른 가이드 RNA를 도입하고, 그 후 단일 세포 시퀀싱으로 어떤 유전자가 결손된 세포가 어떤 발달 운명을 택했는지를 역추적한다. 가이드 RNA란 CRISPR 유전자 가위가 어떤 유전자를 자를지 알려주는 일종의 GPS 같은 것이다. 이 방식은 한 번의 실험에서 수십 개 유전자의 기능을 동시에 스크리닝할 수 있어, 개별 유전자를 하나씩 연구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이런 접근은 단순히 어떤 유전자가 뇌 발달에 관여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그 관여가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지는지를 밝히는 데까지 나아간다. 발달 중의 오가노이드는 수십 가지 세포 상태가 공존하는 동적인 시스템이다. 어떤 유전자를 교란했을 때 특정 세포 유형의 비율이 변하는지, 특정 발달 단계에서만 효과가 나타나는지, 아니면 성숙한 뉴런의 전기생리학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일 세포 해상도로 추적할 수 있다. 단일 세포 해상도란 수만 개의 세포 각각을 개별적으로 분석하여, 어떤 세포가 어떻게 변했는지 세세하게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발달 신경생물학의 질문들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마우스에서 유전자를 결손시키는 것은 배아 전체에서의 효과를 보지만, 오가노이드에서는 인간 세포를 대상으로, 인간 발달의 맥락에서, 세포 유형 수준의 해상도로 유전자 기능을 해부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 기술의 또 다른 발전 방향은 생체 내 환경과의 결합이다. 오가노이드의 가장 큰 한계 중 하나는 혈관, 면역 세포, 그리고 실제 뇌의 기계적 환경이 없다는 것이다. 이 한계를 우회하는 방법이 키메라 뇌 모델(chimeric brain model)이다. 키메라란 두 종류 이상의 서로 다른 세포가 한 개체 안에 섞여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그리스 신화에서 사자, 뱀, 염소가 섞인 괴물 키마이라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인간 줄기세포를 마우스 뇌에 이식하면, 인간 세포가 마우스 뇌의 생리적 환경, 즉 혈관, 면역 시스템, 기계적 신호 속에서 발달한다. Mengmeng Jin과 Peng Jiang 연구실이 2025년 Cell Reports에 발표한 연구는 이 접근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Jin et al. 연구는 인간 iPSC나 hESC에서 두 가지 세포 유형을 각각 만들었다. 첫째는 원시 신경 전구세포(primitive neural progenitor cells, pNPCs)로, 뉴런, 성상세포(astroglia), 희소돌기세포(oligodendroglia)의 전구체 역할을 한다. 전구세포란 아직 최종 정체성을 갖지 않은 미성숙한 세포로, 이후 특정 조건에 따라 여러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둘째는 원시 대식세포 전구세포(primitive macrophage progenitors, PMPs)로, 뇌의 면역 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의 전구체다. 이 두 세포 유형을 1:1 비율로 면역 결핍 마우스의 신생아 뇌에 함께 이식했다. 면역 결핍 마우스란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없는 마우스로, 이런 마우스에 이식하면 마우스의 면역계가 인간 세포를 공격하지 않아 인간 세포가 살아남을 수 있다. 7개월이 지난 후, 키메라 마우스의 뇌에서는 NeuN 양성 인간 뉴런, OLIG2 양성 인간 희소돌기세포, GFAP 양성 인간 성상세포, 그리고 IBA1 양성 인간 미세아교세포가 모두 발견되었다. 인간의 네 가지 주요 뇌 세포 유형이 동시에 살아있는 마우스 뇌 안에서 함께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키메라 모델의 진정한 가치는 미세아교세포 연구에서 드러났다. 미세아교세포는 뇌의 대식세포로, 시냅스 가지치기(synaptic pruning), 신경 염증(neuroinflammation), 세포 잔해 제거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시냅스 가지치기란 어린아이의 방이 처음에는 장난감으로 넘치다가 나중에 필요한 것만 남기고 정리되는 것처럼, 처음에 과도하게 많이 만들어진 뇌의 연결을 필요 없는 것들부터 정리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뇌의 회로가 정밀해지는 데 핵심적인데, 미세아교세포가 바로 이 정리 작업을 담당한다. 하지만 인간 미세아교세포가 인간 시냅스를 어떻게 가지치기하는지를 직접 관찰하기는 극히 어려웠다. 키메라 마우스 뇌에서는 인간 미세아교세포와 인간 시냅스가 함께 존재했고, 초해상도 현미경(super-resolution microscopy)과 3차원 재구성 기술을 사용하여 인간 미세아교세포가 실제로 인간 뉴런의 시냅스를 가지치기하는 과정을 직접 시각화할 수 있었다. 이것은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직접 관찰이었다.
Jin et al. 연구는 단일 세포 RNA 시퀀싱으로 키메라 뇌 속 인간 세포들의 전사 상태도 분석했다. 인간 성상세포들은 실제 발달 중인 인간 뇌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발달 단계들, 즉 초기 전구 상태에서 성숙한 성상세포까지의 연속체를 보여주었다. 세포 간 소통 분석에서는 인간 뉴런과 성상세포 사이에서 NRXN-NLGN3 신호 축이, 그리고 인간 미세아교세포와 성상세포 사이에서 SPP1과 PTN-MK 신호 축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 신호들은 시냅스 조절과 글리아 세포 간 소통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인간 세포들이 키메라 뇌 안에서 단순히 생존하는 것을 넘어 서로 기능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가노이드 기술의 미래를 논하려면 지금 기술의 가장 큰 장애물들을 정직하게 직면해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혈관화(vascularization)의 부재다. 실제 뇌는 촘촘한 혈관망을 가지고 있어 모든 뉴런이 혈액으로부터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오가노이드에는 이것이 없다. 산소와 영양분은 확산으로만 전달되므로, 오가노이드가 특정 크기 이상으로 자라면 내부 세포들이 죽기 시작한다. 이것은 도시가 아무리 커져도 상하수도 시스템이 없으면 중심부가 썩어들어가는 것과 같다. 혈관은 뇌의 상하수도 시스템이고, 이것 없이는 오가노이드는 결코 콩알보다 크게 자랄 수 없다. 이것은 마치 강이 없는 내륙 지역처럼 중앙부까지 물이 닿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혈관 세포를 오가노이드에 통합하려는 시도들이 여러 연구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 내피세포(endothelial cells)를 오가노이드와 공배양하거나, 내피 세포의 분화를 유도하는 형태형성인자를 추가하여 오가노이드 내부에 혈관 유사 구조를 만들려는 것이다. 혈관화된 오가노이드가 성공적으로 만들어진다면, 더 크고 더 오래 생존하며 더 성숙한 오가노이드가 가능해질 것이다.
두 번째 장애물은 면역 세포의 부재다. 뇌의 대식세포인 미세아교세포는 단순한 면역 세포가 아니다. 발달 중의 시냅스 가지치기, 뉴런의 생존과 사멸 조절, 신경회로의 정밀화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 미세아교세포는 다른 신경 세포들과는 발생 기원이 달라서, 일반적인 오가노이드 프로토콜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른 신경 세포들은 뇌의 신경외배엽에서 유래하지만, 미세아교세포는 배아 시기의 난황낭(yolk sac)에서 이주해 온 세포들이다. 이처럼 출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일반 오가노이드 배양법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미세아교세포를 오가노이드에 통합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탐색되고 있다. 하나는 별도로 분화시킨 미세아교세포 유사 세포를 오가노이드와 융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세아교세포의 전구 세포 운명을 오가노이드 분화 프로토콜에 포함하는 것이다. Jin et al. 연구가 보여준 것처럼, 미세아교세포의 존재는 오가노이드의 생물학적 충실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성숙도(maturation)의 문제도 핵심 과제다. 현재의 오가노이드는 대개 임신 초중기에 해당하는 발달 상태에서 멈추는 경향이 있다. 인간 뇌의 발달은 출생 이후에도 수십 년간 계속되며, 출생 후의 시냅스 가지치기, 수초화(myelination), 시냅스 강도의 헤브 학습(Hebbian plasticity) 등 많은 중요한 과정들이 이 시기에 일어난다. 수초화란 뉴런의 축삭을 절연체로 감싸서 전기 신호가 훨씬 빠르게 전달되도록 하는 과정으로, 이것이 완성되어야 성숙한 뇌가 기능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를 더 오래, 더 효과적으로 성숙시키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에어-액체 계면(air-liquid interface) 배양이 가스 교환을 개선하여 더 성숙한 오가노이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되었고, 신경 회로 활동을 자극하는 방법들도 탐색 중이다. 어셈블로이드 연구가 보여준 것처럼, 서로 다른 영역의 오가노이드를 연결하여 회로 내 활동을 증가시키는 것이 세포 성숙을 가속한다는 것도 알려졌다.
오가노이드의 가장 흥미로운 미래 응용 중 하나는 고처리량 스크리닝(high-throughput screening) 플랫폼으로의 발전이다. 현재 오가노이드는 만드는 데 수개월이 걸리고, 분석에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을 더 빠르고, 더 작고, 더 표준화된 형태로 만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고처리량이란 한 번에 수백, 수천 개의 시료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는 뜻으로, 신약 개발에서 수많은 화합물을 동시에 테스트할 때 자주 사용되는 접근이다. 마이크로웰 플레이트에 수백 개의 미니 오가노이드를 동시에 만들고, 이미징 기반 자동 분석으로 각 오가노이드의 크기, 형태, 세포 마커 발현을 정량화하는 파이프라인이 개발되고 있다. 이런 플랫폼에서는 수백 가지의 서로 다른 조건, 예를 들어 다양한 성장인자 조합이나 화학물질들이 뇌 발달에 미치는 효과를 체계적으로 스크리닝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 기반 스크리닝이 완전히 실현된다면, 그것은 인간 뇌 발달을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종류의 유전학적, 화학적 탐색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인공지능(AI)과 오가노이드의 결합은 특히 두 가지 방향에서 이 분야를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멀티오믹스(multi-omics) 데이터의 통합 분석이다. 오가노이드 하나에서 전사체, 크로마틴 접근성, 단백질 발현, 그리고 이미징 데이터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기술들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 이 다차원 데이터를 통합하여 세포 상태를 더 완전하게 기술하고, 세포 운명 결정의 분자적 논리를 추론하는 것은 전통적인 통계적 방법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딥러닝 기반 모델들, 특히 주의 메커니즘(attention mechanism)을 사용하는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단일 세포 파운데이션 모델(single-cell foundation models)이 이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수백만 개의 단일 세포 전사체로 훈련된 이 모델들은 세포 유형 분류, 발달 경로 추론, 그리고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주석 달기를 높은 효율로 수행할 수 있다.
둘째는 실험 설계의 최적화다. 오가노이드에서 특정 세포 유형의 비율을 최대화하거나, 특정 발달 단계를 안정적으로 유도하는 최적의 형태형성인자 조합을 찾는 것은 탐색해야 할 조건 공간이 방대하다. AI 기반 능동 학습(active learning) 알고리즘들은 이전 실험의 결과를 학습하면서 다음에 시도해야 할 조건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탐색을 효율화할 수 있다. 인간의 직관으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복잡한 비선형 관계들을 AI가 학습하여, 더 빠르게 더 나은 프로토콜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He et al. 연구의 HNOCA 같은 대규모 아틀라스가 이런 AI 기반 프로토콜 최적화를 위한 훈련 데이터와 검증 기준을 제공한다.
Kim et al. 연구의 4부분 체감각 어셈블로이드(hASA)는 현재 기술의 최전선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가능성의 지평이 얼마나 더 넓은지를 암시한다. 전체 감각 경로를 망라하기 위해서는 말초 감각 수용체부터 피질의 다중 영역까지 더 많은 구성 요소가 필요하다. 통증 경로만 해도 하행 조절 경로, 즉 전전두엽에서 시상과 척수로 이어지며 통증을 억제하는 경로가 완전히 빠져 있다. 운동 경로를 완전히 재현하려면 소뇌와 기저핵의 운동 루프가 필요하다. 인지 기능을 연구하려면 해마-피질 연결이 필요하다. 이런 더 복잡한 어셈블로이드들은 기술적으로 어렵고 해석도 복잡하지만, 전체 신경 경로 수준에서의 연구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Kim et al. 연구가 증명한 것처럼, 여러 영역이 융합되었을 때 나타나는 창발적 동기화 같은 새로운 현상들이 더 복잡한 어셈블로이드에서도 발견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방향의 진화가 계속된다면, 미래의 어셈블로이드는 단순히 회로의 해부학적 구조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 그 회로의 발달 가소성(developmental plasticity)을 연구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 헤브 가소성(Hebbian plasticity)이란 “함께 활동하는 뉴런들 사이의 시냅스가 강화된다”는 원리로, 우리가 무언가를 반복해서 연습하면 그 행동이 뇌에 각인되는 것이 이 원리 덕분이다. 더 쉽게 말하면 “같이 발화하는 뉴런은 같이 연결된다(neurons that fire together, wire together)“는 규칙이다. 피아노를 반복해서 연습할수록 손가락을 제어하는 뇌 회로의 시냅스가 강해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헤브 가소성이 어셈블로이드의 회로에서도 작동하는지, 그것이 어떤 분자적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지는지를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회로 발달에서 자발적 활동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감각 자극의 패턴이 회로의 정밀화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같은 질문들이 인간 세포를 대상으로 실험적으로 탐구될 수 있다.
과학적 가능성과 함께, 오가노이드 연구는 피할 수 없는 윤리적 질문들을 제기한다. 가장 근본적인 것은 의식(consciousness)의 가능성이다. 오가노이드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전기 활동이 활발해지고, 여러 영역의 회로가 통합되어 정교한 동기화 패턴을 보인다면, 어느 순간 우리는 이 조직이 어떤 형태의 감각 경험을 가질 가능성을 물어야 한다. 2017년의 Quadrato et al. 논문이 망막 유사 세포가 빛에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을 때, 오가노이드가 빛을 ‘경험’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처음으로 진지하게 제기되었다. 현재의 과학적 합의는, 의식이 발생하기 위해 필요한 회로의 복잡성과 통합도에 비해 오가노이드는 여전히 극도로 단순하다는 것이다. 인간 뇌의 860억 개 뉴런과 수백 조 개의 시냅스에 비해, 가장 크고 복잡한 오가노이드도 수백만 개 이하의 세포를 가진다. 즉, 오가노이드는 인간 뇌의 100만분의 1 수준이다. 수십억 개의 픽셀로 구성된 IMAX 스크린이 아니라, 손바닥만 한 저해상도 흑백 화면 정도에 해당한다. 그것이 무언가를 “경험”하는지는 아직 진지한 철학적 논쟁 대상이다. 스마트폰 하나가 수십 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포함하는데, 그렇다고 스마트폰이 의식을 갖지는 않듯이, 세포 수만으로 의식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질문은 앞으로 더 진지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배아 연구의 14일 규칙(14-day rule)은 인간 배아를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것을 14일 이후에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국제적 합의다. 이 규칙은 배아가 신경 조직을 형성하기 시작하는 시점을 고려한 것인데, 14일이 지나면 원시선(primitive streak)이 나타나면서 배아의 앞뒤 방향이 확립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오가노이드는 법적으로 배아가 아니지만, 인간의 신경 조직을 배양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윤리적 고려가 필요하다. 국제 줄기세포 연구 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Stem Cell Research)는 2021년 지침에서 오가노이드 연구에 대한 윤리적 고려사항을 다루었지만, 구체적인 규제의 경계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키메라 모델의 경우는 더 복잡하다. 인간 세포를 동물 뇌에 이식하는 것, 특히 인간 신경 세포가 동물의 뇌 기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만큼 통합될 때 윤리적으로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윤리적 질문들은 오가노이드 연구를 멈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오히려 이 기술을 더 신중하게, 더 투명하게, 그리고 더 넓은 사회적 논의 속에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요청이다. 인간 뇌 발달을 이해하려는 과학적 필요성은 명백하다. 그 이해를 위한 도구로서 오가노이드가 가진 잠재력도 명백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윤리적 고려를 과학적 진보의 장애물이 아니라 그것의 필수적 구성 요소로 포함시키는 것이다.
2013년 랭커스터와 크노블리히가 처음 뇌 오가노이드를 만들었을 때, 이 기술이 10년 만에 어디까지 발전할지를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영역 특이적 오가노이드, 네 개 영역을 연결하는 어셈블로이드, 177만 개 세포를 통합한 아틀라스, 인간 미세아교세포가 인간 시냅스를 가지치기하는 것을 초해상도로 관찰하는 것. 이 모든 것이 10년 안에 가능해졌다. 과학이 항상 예측 가능한 궤도를 따르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발견들은 종종 계획되지 않은 방향에서 온다. 랭커스터가 페트리 접시 안에서 자가 조직화하는 오가노이드를 처음 보았을 때, 그것은 계획의 산물이 아니라 놀람의 산물이었다.
오가노이드가 향후 10년에 가리키는 방향은 여러 갈래다. 혈관화와 면역 세포 통합으로 더 생리적인 오가노이드가 만들어질 것이다. 더 복잡한 어셈블로이드가 전체 신경 경로를 재현할 것이다. 고처리량 스크리닝과 AI의 결합이 오가노이드를 체계적인 유전체적 탐색의 플랫폼으로 만들 것이다. 단일 세포 파운데이션 모델이 오가노이드 데이터의 해석을 바꿀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발전들은 인간 뇌 발달의 분자적 논리를 이해하는 데, 그리고 그 이해를 인간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세포가 스스로를 조직하여 뇌가 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계속 배우는 것은 그 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분자적 언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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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용어 안내
혈관화 오가노이드(vascularized organoid): 혈관 세포를 포함하도록 만들어진 오가노이드. 실제 뇌에서 혈관이 영양 공급과 신호 전달에 필수적이므로, 이를 재현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종 이식(xenotransplantation): 인간 오가노이드를 마우스 뇌에 이식하는 기법. 이식된 인간 뉴런이 마우스의 신경 회로에 통합되어 기능하는지를 관찰할 수 있으며, 시냅스 네오테니의 세포 자율적 증거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