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는 분명히 특별하다. 하지만 정확히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물으면, 대답은 생각보다 훨씬 미묘해진다. 한 세기 가까이 비교해부학자들은 인간 뇌의 압도적인 크기, 깊은 주름, 거대한 전전두엽을 다른 영장류와의 차이로 거론해왔다. 해부학적 설명은 분명 옳다. 인간의 대뇌 피질 표면적은 약 2,500cm²로, 붉은털원숭이의 약 15배, 침팬지의 3~4배에 달한다. 그러나 이 숫자들은 현상의 기술일 뿐, 그 아래에 놓인 분자적 기제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분자 수준에서 인간의 뇌를 정직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단일 세포 유전체학이 성숙하고 비교 전사체학이 가능해진 2020년대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인간의 뇌가 다른 영장류의 뇌와 어떻게 다른지를 세포 유형별로, 유전자별로, 이소체별로 물어볼 수 있게 되었다. 그 답은 놀랍도록 일관된 한 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인간의 뇌는 완전히 새로운 부품을 발명한 것이 아니라, 진화적으로 보존된 동일한 세포 유형들을 다른 비율로, 다른 타이밍으로, 다른 조절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화는 부품을 갈아치우는 대신 조립 방식을 바꿨다. 이케아 가구에 비유하자면, 침팬지와 인간은 거의 같은 나사와 판자를 갖고 있지만, 조립 설명서가 다르다. 그리고 그 설명서 차이가 전부다.
이것은 단순한 학문적 발견이 아니라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이기도 하다. 만약 인간 뇌가 다른 영장류와 전혀 다른 세포 유형들로 이루어져 있다면, 인간의 신경발달 질환을 동물 모델에서 재현하는 것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세포 유형이 보존되어 있고 다만 그 조절 방식이 달라졌다면, 보존된 부분은 동물 모델에서 연구하고 달라진 조절 부분은 인간 세포와 오가노이드에서 연구하는 전략이 가능해진다. 또한, 같은 세포 유형들을 공유하지만 그 발현 조절이 다르다는 사실은, 인간 특이적 신경발달 질환의 원인이 세포 자체가 아니라 조절 유전체의 변화에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비코딩 조절 요소의 변화, 대체 스플라이싱의 변화, 발달 타이밍의 변화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동시에 인간을 취약하게 만드는 원천이라는 것이다.
2023년 Science에 발표된 Jorstad et al.의 연구(Chapter 7)는 이 문제에 정면으로 맞선 시도 중 가장 포괄적인 연구였다. BICCN(Brain Initiative Cell Census Network)의 일환으로 수행된 이 연구는 인간, 침팬지, 고릴라, 붉은털원숭이, 마모셋 원숭이 다섯 종의 영장류로부터 중측두이랑(middle temporal gyrus)의 단일 핵 RNA 시퀀싱 데이터를 수집하여 총 570,000개 이상의 핵을 분석했다. 약 3,800만 년의 영장류 진화사를 한 번의 비교 연구에서 포괄한 것이다. 중측두이랑을 선택한 것은 의도적이었다. 이 영역은 인간에서 언어, 사회 인지, 청각 처리에 관여하는 고등 연합 피질의 일부로서, 인간과 다른 영장류 사이의 기능적 차이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영역이었다. 연구팀은 다섯 종 모두에서 57개의 상동 세포 유형(homologous cell types)을 일관되게 확인할 수 있었고, 세포 유형의 비율과 피질층별 조직 구조는 대형 유인원들 사이에서 매우 높은 수준으로 보존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이것이 첫 번째 주요 발견이었다. 인간의 피질은 침팬지나 고릴라의 피질과 근본적으로 같은 설계도를 가지고 있다. 같은 세포 유형들이, 같은 층에서, 같은 비율로 존재한다.
그러나 Jorstad et al. (2023)이 발견한 두 번째, 그리고 훨씬 더 흥미로운 사실은 뉴런의 유전자 발현이 인간 계통에서 유독 빠르게 분기되었다는 점이다. 종간 계통발생 거리를 기반으로 예측한 유전자 발현 분기 속도와 실제로 관찰된 분기 속도를 비교하면, 인간 뉴런의 전사체가 침팬지보다 고릴라에 더 가까운 방향으로 분기한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영장류와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분기했다는 것이 드러난다. 침팬지의 뉴런은 인간의 뉴런보다 고릴라의 뉴런에 더 가깝다. 인간과 침팬지가 공통 조상을 가장 최근에 공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 뉴런의 전사체가 예외적으로 빠른 속도로 변화해왔다는 뜻이다. 특히 시냅스 연결성과 신호 전달 경로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에서 인간 특이적 차별 발현 유전자(differentially expressed genes)들이 다수 발견되었으며, 이것들은 세포 유형에 따라 다른 패턴을 보였다. 흥미롭게도 글리아세포의 유전자 발현은 모든 종에서 뉴런보다 더 빠르게 분기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이 패턴은 인간에게만 특이적인 것은 아니었다. 즉, 인간의 독특함은 뉴런에 집중되어 있으며, 인간 뉴런은 진화사에서 다른 영장류들과 비교해 예외적으로 빠른 속도로 분자적 정체성을 바꿔왔다.
뉴런의 유전자 발현이 왜 인간 계통에서 이토록 빠르게 달라진 것인가? 그 단서는 유전체의 비코딩 영역에 있다. 인간 가속 영역(Human Accelerated Regions, HARs)은 포유류 전반에 걸쳐 수억 년 동안 거의 변화 없이 보존되어 있었지만, 인간 계통에서 갑자기 빠른 속도로 염기 서열이 바뀐 비코딩 구간들을 가리킨다. 수억 년의 진화 속에서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서열이 기능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글자만 바뀌어도 결과적으로 생존에 불리하기 때문에 보존된 것이다. 그런데 인간 계통에서 그 서열이 급격히 변했다는 것은, 그 서열에 일어난 변화가 인간의 생존이나 번식에 오히려 유리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Hubisz와 Pollard (2014)는 이런 HARs가 인간 유전체에 2,701개 존재한다고 확인했는데, 이들의 평균 길이는 266bp에 불과하지만 그 기능적 영향은 매우 크다. 인간 계통에서의 염기 치환 속도는 100bp당 약 1.7회로, 침팬지의 0.2회와 비교하여 약 8.5배 높다. HARs는 신경발달 조절자와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 유전자들의 주변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며, 그 중 다수는 태아기 뇌에서 활성화되는 인핸서로 기능한다. 가장 잘 알려진 예는 HAR1로, 피질 층화를 지시하는 카잘-레치우스(Cajal-Retzius) 뉴런에서 발현되는 RNA를 코딩한다. HAR를 생물학의 “속도 위반 구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억 년간 제한 속도를 철저히 지키다가, 인간 계통에서 갑자기 8.5배 빠르게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급가속은 그냥 일어나지 않는다. 강한 자연선택이 그 변화를 유리하게 여겼다는 뜻이다. 또 다른 핵심 사례는 FZD8 유전자의 인핸서인데, 인간화된 버전은 Wnt 신호를 더 강하게 구동하여 피질 확장을 촉진하며 (Boyd et al. 2015), 이 Wnt 신호의 주요 표적 유전자들을 조절하는 것이 다름 아닌 CHD8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드노보(de novo) 유전 변이 중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단일 유전자가 CHD8인데, 이것은 인간의 피질 확장을 가능하게 한 바로 그 분자적 기반이 신경발달 질환의 핵심 경로와 중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Jorstad et al. (2023)의 연구는 인간 특이적 차별 발현 유전자들의 15~40%가 HARs 또는 인간 보존 결실(human-lineage Conserved Deletions, hCONDELs) 근방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hCONDELs는 HARs와 정반대 방향의 진화적 변화로, 다른 영장류에서는 잘 보존된 비코딩 서열이 인간 계통에서 결실된 경우를 말한다. 무언가를 새롭게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제거함으로써 인간 특이적 특성이 생겨난다는 개념은 직관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핸서나 전사 억제자의 결실이 유전자 발현 양상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화적으로 충분히 합리적인 기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 HARs 및 hCONDELs 연관 인간 특이적 유전자들이 시냅스 유전자들에서 두드러지게 빈번하게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인간 뇌의 신경 회로를 정교하게 만든 진화적 변화가 시냅스 단백질의 발현 조절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동시에 자폐스펙트럼장애와 같은 신경발달 질환이 바로 이 시냅스 단백질 경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유전체 변화와 인간을 신경발달 질환에 취약하게 만든 유전체 변화는 같은 장소에 새겨져 있다.
HAR이 “빠르게 변한 보존 서열”이라면, 정반대 극단에는 “전혀 변하지 않은 서열”이 있다. 극보존 요소(ultraconserved element, UCE)란 인간과 마우스 사이에서 200 염기 이상이 100% 동일한 서열을 말한다. 인간과 마우스의 공통 조상이 약 9천만 년 전에 갈라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9천만 년 동안 단 한 글자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 서열의 모든 글자가 생존에 절대적으로 중요하여, 어떤 변이든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에 제거되었다는 뜻이다. 인간 유전체에는 이런 극보존 요소가 약 479개 존재한다(Bai et al. 2025).
이 극보존 요소들은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 안에 위치하여 스플라이싱(RNA에서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이어붙이는 과정)을 조절하는 유형이다. 둘째, 비코딩 유전자, 특히 긴 비코딩 RNA(lncRNA)와 겹치는 유형으로, 이 유형과 겹치는 전사물의 99%가 lncRNA이며 교모세포종(glioma)과의 연관성이 보고되었다. 셋째, 유전자와 유전자 사이의 빈 공간에 위치하면서 인핸서와 유사한 크로마틴 상태를 보이는 유형이다. 이 세 번째 유형이 뇌 발달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극보존 요소 근처에는 뇌 발달을 조절하는 전사인자 유전자들이 빈번하게 위치하며, 이 요소들은 3차원 유전체 구조에서 TAD(topologically associating domain, 유전체가 접혀서 형성하는 구획) 내부에 빈번하게 위치하고 경계에서는 배제된다(McCole et al. 2018). 극보존 요소가 TAD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은, 이 요소들의 조절 기능이 같은 TAD 내의 유전자들에 한정되도록 유전체의 3차원 구조가 보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HAR과 극보존 요소는 동전의 양면이다. 극보존 요소는 변하면 안 되기 때문에 변하지 않은 서열이고, HAR은 변해야 했기 때문에 빠르게 변한 서열이다. 둘 다 뇌 발달 유전자 주변에 집중되어 있으며, 둘 다 유전체의 비코딩 영역에 위치한다. 뇌의 유전자 조절 체계는 이처럼 절대적으로 보존되어야 할 부분과 적극적으로 변화해야 할 부분이 정교하게 구분되어 있다.
이 비코딩 조절 장치들의 총량은 얼마나 되는가? 인간 뇌에서 활성화되는 시스 조절 요소(cis-regulatory element, 유전자 발현을 켜거나 끄는 데 관여하는 비코딩 DNA 서열)의 포괄적 목록이 구축되었다(Pratt et al. 2024). 그 수는 361,844개로, 다른 어떤 인체 조직보다 많다. 이 중 130,908개는 성인 뇌에서만, 108,206개는 태아 뇌에서만 활성화되며, 122,730개는 두 시기 모두에서 활성화된다. 뇌가 이토록 많은 조절 요소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뇌의 유전자 발현이 다른 조직보다 정교하게 시공간적으로 조율되어야 함을 반영한다. 흥미로운 점은, 뇌의 조절 혁신 대부분이 완전히 새로운 요소의 등장이 아니라 기존 보존 요소 내의 서열 변화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진화는 새 스위치를 만들기보다 기존 스위치의 감도를 바꾸는 방식으로 작동한 것이다.
241종 포유류의 유전체를 비교한 Zoonomia 컨소시엄의 분석은 이 조절 요소들의 진화적 제약을 정밀하게 측정했다(Andrews et al. 2023). 439,461개의 제약된 시스 조절 요소와 2,024,062개의 제약된 전사인자 결합 부위가 확인되었다. 제약된 요소들은 발달 조절 유전자 근처에 집중되어 있었고, 영장류에서만 나타나는 특이적 전사인자 결합 부위의 85%는 전이인자(transposable element, Chapter 24)에서 유래한 것이었다. 전이인자가 유전체에 삽입되면서 새로운 전사인자 결합 부위를 제공한 것이다. 이 발견은 Chapter 24에서 다룰 전이인자의 조절 요소화(exaptation)와 직접 연결된다.
HAR이 조절하는 유전자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유전체에서 가장 가까운 유전자가 반드시 HAR의 표적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핸서는 DNA가 3차원으로 접히면서 먼 거리의 유전자와 물리적으로 접촉할 수 있기 때문에, 직선 거리로는 수십만 염기 떨어진 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다. 이것을 알아내려면 Hi-C라는 기법이 필요하다. Hi-C는 세포 안에서 DNA가 실제로 어떻게 접혀서 어떤 구간들이 물리적으로 맞닿아 있는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마치 구겨진 종이에서 어떤 글자들이 서로 겹쳐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과 비슷하다. 태아와 성인 피질의 Hi-C 데이터를 이용하여 1,028개 HAR을 1,648개 표적 유전자에 매핑한 결과, HAR과 연결된 유전자 중 26.3%만이 HAR에서 가장 가까운 유전자였다(Won et al. 2019). 나머지 73.7%는 직선 거리로는 멀지만 3차원 접힘을 통해 연결된 유전자였다. 이 표적 유전자들은 전뇌 패터닝, 피질 층화, 신경 이동, 축삭 안내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들 — EMX2, PAX6, GLI3, SOX2, TBR1, CUX1 — 에서 빈번하게 발견되었다. 세포 유형 특이성을 분석하면, 외측 방사 글리아(oRG)와 상층 피질(layer 2/3)에서 수렴했다. 태아기에 활성화되는 HAR과 연결된 유전자들은 자폐스펙트럼장애와 발달 지연에 연관된 유전자에서 빈번하게 발견된 반면, 성인기에 활성화되는 인간 획득 인핸서와 연결된 유전자들은 조현병 관련 유전자에서 빈번하게 발견되었다. 같은 뇌에서, 다른 시기에, 다른 질환의 위험이 서로 다른 조절 요소에 의해 매개되는 것이다.
Pal et al. (2025) 연구는 인간과 침팬지의 신경줄기세포에서 Capture Hi-C를 수행하여, 이전 연구들의 7-20% 커버리지를 88.9%까지 끌어올렸다. 1,590개 HAR에 대해 2,963개의 보존된 표적 유전자가 확인되었는데, 핵심적인 발견은 HAR의 생물학적 신호가 종 특이적 표적이 아니라 보존된 표적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HAR이 인간 계통에서 서열이 바뀌었더라도, 그것이 조절하는 유전자는 대부분 인간과 침팬지에서 동일했다. 진화는 완전히 새로운 유전자를 켜거나 끈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발달 프로그램의 강도와 타이밍을 조정한 것이다.
HAR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인핸서도 인간 뇌에서 발견되었다. 발달 중인 인간 신피질에서 4,066개의 인간 신규 인핸서(de novo gained enhancer)가 발견되었다(Li et al. 2022). 이 인핸서들은 마카크에서는 인핸서 활성이 없지만 인간에서는 활성화되어 있으며, 많은 경우 단 하나의 염기 변이가 인핸서를 “탄생”시킨 원인이었다. 마치 전등의 스위치가 꺼져 있었는데, 단 하나의 글자가 바뀌면서 스위치가 켜지는 것과 같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핸서들의 핵심 전사인자 네트워크 중앙에는 POU3F2가 자리하고 있었으며, 방사 글리아와 순환 전구세포에서 빈번하게 발견되었다.
HAR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를 증명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수천 개의 HAR이 목록에 올라 있지만, 오랫동안 대부분의 HAR에 대해서는 “서열이 바뀌었다”는 사실 이상을 말할 수 없었다. 그 서열 변화가 어떤 유전자의 발현을 어떻게 바꾸고, 그 발현 변화가 뉴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실험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인간과 침팬지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에서 흥분성 뉴런을 분화시키고, 두 종의 뉴런에서 크로마틴 접근성, 히스톤 변형, 전사체를 체계적으로 비교한 뒤 3,257개 HAR 후보 중 20개를 우선적으로 선정하여 CRISPRi(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CRISPR 변형)로 기능을 하나씩 검증한 결과, 20개 중 14개, 즉 약 70%에서 유전자 발현이 유의하게 변했다(Cui et al. 2025). 인간 유전체에 새겨진 “속도 위반 구역”의 대부분이 실제로 의미 있는 조절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 가지 사례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첫째, HAR202는 전사인자 NPAS3의 인핸서였는데, 인간 서열에서는 STAT3 결합이 약화되어 NPAS3의 발현이 오히려 감소했다. “가속”이 항상 “강화”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때로는 조절 방식을 줄이는 방향으로도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2xHAR.319는 PUM2라는 유전자의 발현을 높였는데, 같은 HAR이 인간 뉴런에서는 PUM2를 조절하지만 침팬지 뉴런에서는 전혀 다른 유전자인 LAPTM4A를 조절했다. 같은 “스위치”가 종에 따라 다른 “전등”에 연결된 것이다. 셋째, HAR26은 SOCS2의 발현을 상향 조절했고 신경돌기의 성장을 촉진했는데, prime editing(원하는 염기 하나만 정확히 바꾸는 최신 유전체 편집 기술)으로 HAR26 안의 인간 특이적 변이를 침팬지 서열로 되돌리면 SOCS2 발현이 감소하고 신경돌기 성장도 줄어들었다. 특정 HAR 안의 특정 염기 변화가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바꾸고, 그것이 뉴런의 형태를 변화시킨다는 인과관계가 분자 수준에서 확인된 것이다.
이런 인과 사슬을 서열 변화에서 행동까지 완전히 연결한 사례도 있다. HAR123은 SMG6라는 유전자의 인트론에 위치한 442개 염기 길이의 작은 구간으로, 수억 년 동안 포유류에서 유대류에 이르기까지 보존되어 있었지만 인간 계통에서 빠르게 변했다(Tan et al. 2025). HAR123을 CRISPR로 제거한 인간 배아줄기세포에서는 PAX6 양성 세포의 비율이 줄어들어 신경전구세포 형성이 손상되었다. 마우스에서 HAR123을 제거하면 해마에서 신경세포와 교세포의 비율이 어긋나고, 인지 유연성(기존에 학습한 규칙이 바뀌었을 때 새로운 규칙으로 전환하는 능력)이 저하되었다. 도미노를 생각해보라. 442개 염기 서열의 변화 → 인핸서 기능 변화 → 유전자 발현 변화 → 신경전구세포 형성 변화 → 해마 세포 구성 변화 → 인지 행동 변화. 이 긴 인과 사슬이 하나의 HAR에서 출발하여 행동에까지 도달하는 것이다.
HAR 안에서의 진화가 일방적인 강화가 아니라 미세한 균형 조절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계 학습 모델로 2,645개 HAR의 모든 변이를 점수화하고 대규모 병렬 리포터 분석(lentiMPRA)으로 검증한 결과, 714개 HAR 중 293개(31%)가 신경 전구세포에서 활성 인핸서였으며, 43%의 HAR에서 상충하는 크로마틴 효과가 공존했다(Whalen et al. 2022). 어떤 변이는 인핸서를 강화하고, 같은 HAR 안의 다른 변이는 인핸서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진화는 한 방향으로 밀어붙이는 과정이 아니라, 마치 자동차의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조절하듯 정밀한 미세 조율의 과정이다.
세포 유형 수준에서 후성유전체의 진화를 추적한 연구도 있다. 인간, 침팬지, 붉은털원숭이의 태아 및 성인 피질 단일 핵 ATAC 시퀀싱 데이터를 이용하여, 유인원 계통별로 어떤 세포 유형의 유전체 조절 요소가 가장 빠르게 변했는지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세포 유형에서 조절 요소들은 변이보다 보존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Caglayan & Konopka 2025). 그런데 한 가지 예외가 있었다. 태아기 미세아교세포의 조절 요소가 유인원 진화 역사 전체에 걸쳐 가장 빠르게 분기해 있었다. 뇌의 면역 세포가 진화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변해온 것이다. 또 하나의 역설적 발견은, 뇌 질환 관련 유전 변이들이 인간에서 빠르게 변한 조절 요소가 아니라 보존된 조절 요소에서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진화적 혁신과 질환 위험이 서로 다른 조절 층위에서 작동하는 셈이다.
인간 피질의 거대한 크기는 단순히 뉴런의 수가 많아진 것이 아니라, 피질 표면적의 극적인 확장으로 구현된다. 뇌가 두개골이라는 고정된 공간 안에서 표면적을 늘리는 방법은 두 가지다. 두꺼워지거나, 접히거나. 인간의 피질은 주로 후자를 선택했다. 깊게 접혀 주름진 인간 대뇌 피질의 총 표면적은 2,500cm²에 달하는데, 이를 펼쳐 놓으면 사무용 책상 하나를 덮을 수 있는 크기다. 이 확장의 세포적 원동력은 외측 뇌실하대(outer subventricular zone, oSVZ)에 위치하는 외측 방사 글리아(outer Radial Glia, oRG, Chapter 9)라는 전구세포가 인간과 유인원에서 대규모로 증식한 것에 있다. 방사 글리아는 뇌 발달 과정에서 피질 뉴런을 생성하는 신경 줄기세포의 역할을 담당하는데, 생쥐의 발달 중인 피질에는 이 oRG 세포가 극히 소수에 불과한 반면, 인간 태아 피질의 oSVZ에는 이들이 대거 집결하여 자기 재생(self-renewal)과 신경 발생(neurogenesis)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상층 피질 뉴런을 대규모로 공급한다. oRG의 독특한 해부학적 특성은 정단부(apical) 부착 없이 기저부(basal) 돌기만으로 연막까지 뻗어 있다는 것인데, 이 형태가 새롭게 태어난 뉴런들이 바깥쪽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제공하며 상층 피질(layer II-IV)의 대규모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
인간 oRG를 특별하게 만드는 분자적 기반은 무엇인가? Pollen et al. (2019)의 연구는 인간 oRG에서 mTOR 신호 경로의 활성화(pS6 인산화로 측정)가 비인간 영장류의 oRG보다 유의미하게 높다는 것을 보였다. 인슐린 수용체(INSR)와 인테그린 베타-8(ITGB8)이 PI3K/AKT/mTOR 경로를 통해 인간 oRG의 자기 재생을 촉진하는 핵심 수용체로 규명되었고, 인간 태아 슬라이스 배양에서 이 두 수용체를 억제하면 pS6 수준이 낮아지면서 oRG의 증식이 감소했다. 이 두 수용체의 발현 수준은 인간 계통에서 뚜렷하게 상향 조절되어 있었으며, 인간-계통 특이적 차별 발현 유전자 261개 중에는 PI3K/AKT/mTOR 경로의 구성 요소들이 유독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었다. 진화의 관점에서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을 시사한다. 인간의 피질 확장을 가능하게 한 분자 기제, 즉 mTOR 경로의 강화된 활성화는, 바로 PTEN이나 TSC1/TSC2 유전 변이가 생기면 과활성화되면서 증후군성 자폐스펙트럼장애와 거대두증(macrocephaly)을 초래하는 바로 그 경로다. mTOR을 세포 성장의 액셀 페달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간은 침팬지보다 액셀을 더 깊이 밟도록 진화했는데, 그 덕분에 더 크고 강력한 뇌를 얻었다. 하지만 PTEN이나 TSC 유전자가 망가지면 액셀이 바닥까지 고정되어 버린다. 인간 뇌를 크게 만든 진화의 손길과 자폐스펙트럼장애를 만드는 취약성의 손길은 동일한 분자 경로 위에 놓여 있으며, 이 경로는 인간 계통에서 진화적으로 강화되어 있기 때문에 생쥐보다 더 좁은 내성 범위(tolerance window)를 가질 수 있다.
비교 해부학의 관점에서도 oRG의 진화적 확장이 갖는 의미는 되새겨볼 만하다. Fang et al. (2022)이 MERFISH 기술로 인간과 생쥐의 피질을 공간적으로 비교한 연구에서, 인간 피질의 비신경세포 비율이 약 63%에 달하여 생쥐보다 높고, 인간 피질에서는 뉴런과 글리아 사이의 공간적 근접성이 더 강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것은 oRG의 팽창이 단순히 더 많은 뉴런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뉴런들을 지원하는 글리아세포의 배치와 상호작용 패턴까지 재조직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진화는 인간 뇌에서 뉴런만 늘린 것이 아니라, 뉴런을 지원하는 전체 세포 생태계를 함께 확장했다. 그리고 그 생태계의 조율 과정에서 어떤 하나의 구성 요소라도 교란된다면, 전체 발달 프로그램이 어긋날 수 있다.
인간 뇌의 또 다른 진화적 특이성은 발달 속도의 극단적인 느림에 있다. 신경해부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인간 뇌가 다른 영장류에 비해 훨씬 긴 발달 기간을 가진다는 것을 알았다. 붉은털원숭이의 시냅스 발달은 생후 1~2년 안에 대부분 완성되지만, 인간 전전두엽의 시냅스 재편성은 20대 중반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이것이 분자 수준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그 생물학적 의미가 무엇인지는 오랫동안 불분명했다. 네오테니(neoteny)란 성체가 되어도 조상의 어린 개체에서 보이던 특성을 유지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진화생물학 개념인데, 인간 뇌에서 이 개념이 시냅스 발달에 적용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인간이 유인원의 미성숙 형태를 성체에서도 유지하는 유형성숙(paedomorphosis)의 산물이라는 오래된 가설로부터 비롯된다. 쉽게 말해, 우리 인간은 다 자란 침팬지보다 아기 침팬지를 더 닮았다. 아기 침팬지는 인간처럼 둥근 머리, 큰 눈, 납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뇌도 마찬가지로, 인간은 “어린 뇌”의 특성을 성체까지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단순한 관찰적 제안 이상인지, 그리고 어떤 분자 기제가 그것을 구현하는지는 실험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었다.
Vermaercke et al. (2024)은 이소형 이식(xenotransplantation) 기법을 활용하여 이 문제에 직접적인 실험적 답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인간 유도 만능 줄기세포(hiPSC)에서 분화시킨 피질 투영 뉴런(cortical projection neuron)을 신생 생쥐의 측뇌실에 이식하여 성장시킨 뒤, 이식된 인간 뉴런의 수상돌기 가시(dendritic spine) 형성 과정을 두광자 현미경으로 수개월에 걸쳐 추적했다. 이 실험 설계의 핵심은 인간 뉴런이 생쥐의 뇌 환경 속에서 성장한다는 것이다. 생쥐의 뇌는 생쥐 뉴런의 시냅스 성숙을 촉진하는 모든 분자적 신호와 환경을 제공하지만, 이 환경 속에서도 이식된 인간 뉴런은 생쥐 뉴런과 비교하여 수상돌기 가시 형성이 수개월씩 늦게 진행되었다. 이것이 바로 시냅스 네오테니(synaptic neoteny)의 세포 자율적(cell-autonomous) 증거다. 인간 뉴런의 느린 성숙은 뇌 환경에 의해 외부적으로 부과된 것이 아니라, 그 세포 자체에 내재된 프로그램이다. 동일한 생쥐 뇌 환경이 주어져도 인간 뉴런은 자신만의 느린 시계를 따른다.
Vermaercke et al. (2024)이 SYNGAP1을 연구한 것은 이 맥락에서 특히 의미가 깊다. SYNGAP1은 시냅스 후막에서 Ras GTPase 활성화 단백질로 기능하는 단백질로,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지적장애를 일으키는 가장 빈번한 단일 유전자 원인 중 하나다. 연구팀은 SYNGAP1 반수체부전(haploinsufficiency)을 가진 인간 뉴런을 동일한 이소형 이식 시스템에서 분석했을 때 주목할 결과를 관찰했다. SYNGAP1 결핍 뉴런은 수상돌기 가시 밀도가 이식 후 4~7개월의 모든 시점에서 유의미하게 높았으며, 이 차이는 가시 제거 속도가 아닌 형성 속도의 증가에 의한 것이었다. 시냅스 성숙이 조기에 이루어졌으며, 시각 자극에 대한 반응성도 정상 인간 뉴런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나타났고, 시냅스 가소성도 교란되어 있었다. SYNGAP1이 없으면 인간 뉴런의 시냅스 네오테니가 깨진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인간 뇌 발달에서 SYNGAP1이 능동적으로 시냅스 성숙의 속도를 늦추고 있으며, 그 브레이크가 제거되었을 때 뉴런은 너무 일찍 성숙하고, 너무 일찍 회로에 통합되며, 그 결과로 인지 발달 장애가 초래된다. 역설적이게도 “빨리 자라는 것”이 오히려 나쁜 결과를 낳는다. 와인이 너무 빨리 숙성되면 맛이 망가지는 것처럼, 시냅스도 제때의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 이 발견이 가진 진화적 의미는 분명하다. 인간 뇌의 인지적 능력을 뒷받침하는 긴 발달 기간은 단순히 뇌가 천천히 자라는 것이 아니라, SYNGAP1과 같은 분자적 제동 장치들이 능동적으로 성숙을 지연시키는 결과이며, 그 제동 장치의 기능 상실이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이어진다.
인간 뇌를 다른 영장류와 구분하는 마지막, 그리고 어쩌면 가장 과소평가되어온 차원은 전사체(transcriptome)의 복잡성이다.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의 수는 인간과 생쥐가 크게 다르지 않다. 약 2만 개라는 숫자는 두 종이 거의 같다. 그러나 하나의 유전자에서 만들어지는 전사체 이소체(transcript isoform)의 수와 다양성은 인간 뇌에서 훨씬 크고 복잡하다. 대체 스플라이싱(alternative splicing)은 같은 유전자의 전사물 중 어느 엑손을 이어붙이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기제로, 인체의 모든 조직 가운데 뇌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며. 레고로 비유하자면, 유전자는 레고 블록 상자이고 단백질은 완성품이다. 같은 상자에서 어떤 블록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물건이 만들어진다. 인간의 뇌는 이 조합의 다양성이 다른 동물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그 다양성은 영장류 간에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 Jorstad et al. (2023)은 인간에서 수백 개의 유전자가 다른 영장류와 다른 전사체 이소체 사용 양상(isoform usage)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 이소체 수준의 차이는 단순한 유전자 발현량 차이와는 별개의 독립적인 진화 신호였다. 즉, 어떤 유전자들은 발현량 자체는 종 간에 비슷하지만, 어떤 이소체이 만들어지느냐가 종 간에 크게 다르다. 같은 재료로 다른 물건을 만드는 것이다.
이 전사체 복잡성이 실제로 얼마나 광대한지를 처음으로 정량적으로 보여준 것은 Patowary et al. (2024)이었다. PsychENCODE Phase 2의 일환으로 수행된 이 연구는 PacBio HiFi Iso-Seq를 이용하여 발달 중인 인간 신피질의 전장 전사체를 심층 분석했고, 총 214,516개의 뚜렷한 이소체을 발견했는데 이 중 72.6%는 기존 Gencode 주석 데이터베이스에 없던 신규 이소체이었으며 7,000개 이상의 신규 엑손도 함께 발견되었다.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전사체 다양성이 발달 중인 뇌에 존재했고, 우리는 그것을 그저 볼 수 없었을 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한 유전자가 만들어낼 수 있는 이소체의 수와 복잡성이 클수록 그 유전자가 신경정신 질환 연관 유전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결과였다. 이소체 다양성 자체가 뇌 기능의 복잡성과 질환 취약성을 동시에 만들어내는 공통 기반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진화는 인간에게 더 많은 유전자를 주는 대신, 기존 유전자들로부터 더 다양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선택했고, 그 능력이 가장 극적으로 발현되는 장기가 바로 뇌다. 이 장에서 다룬 인간 뇌 진화의 네 가지 분자적 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진화적 차원 | 핵심 메커니즘 | 주요 유전자/요소 | 인간 특이적 변화 |
|---|---|---|---|
| 비코딩 조절 변화 (non-coding regulatory change) | HAR/hCONDEL에 의한 인핸서 활성 변화 | HAR1, FZD8 인핸서, CHD8 | 2,701개 HAR, 치환 속도 침팬지 대비 ~8.5배 |
| 피질 확장 (cortical expansion) | oRG에서 mTOR 경로 강화 | INSR, ITGB8, PTEN, TSC1/2 | 인간 oRG에서 pS6 수준 상승, 261개 인간 특이적 유전자 |
| 시냅스 네오테니 (synaptic neoteny) | 시냅스 성숙의 능동적 지연 | SYNGAP1 | 전전두엽 시냅스 재편성 20대 중반까지 지속 |
| 전사체 복잡성 (transcriptomic complexity) | 대체 스플라이싱 다양성 확장 | 214,516개 이소체 (72.6% 신규) | 이소체 다양성 영장류 중 최고 |
인간의 뇌는 어떻게 달라졌는가라는 질문은 결국 하나의 역설로 귀결된다. 가장 인간적인 것들, 즉 극적으로 확장된 피질, 길게 연장된 발달 기간, 정교하게 조율된 시냅스 회로, 무한히 다양한 전사체 이소체들은 완전히 새로운 분자 부품이 아니라 오래된 부품들의 새로운 배열과 타이밍에서 비롯된다. HAR에 의한 인핸서 활성 변화, oRG에서의 mTOR 강화, 시냅스 네오테니를 유지하는 SYNGAP1의 역할, 전사체 이소체 복잡성의 확장은 모두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동시에, 그 고도의 조율이 어긋날 때 나타나는 신경발달 질환의 분자적 씨앗이기도 하다. 이 역설은 다음 장의 핵심 주제로 이어진다. 진화가 인간 뇌를 만든 바로 그 분자들이, 왜 인간 뇌를 질환에 취약하게 만드는가.
Jorstad NL, Song JHT, Exposito-Alonso D, Suresh H, Castro-Pacheco N, Krienen FM, Yanny AM, et al. (2023) Comparative transcriptomics reveals human-specific cortical features. Science 382:eade9516.
Hubisz MJ, Pollard KS. (2014) Exploring the genesis and functions of Human Accelerated Regions sheds light on their role in human evolution. Current Opinion in Genetics & Development 29:15–21.
Boyd JL, Skove SL, Rouanet JP, Pilaz LJ, Bepler T, Musser JM, Bhatt DL, Bhatt DL, Silver DL, Bhatt DL. (2015) Human-chimpanzee differences in a FZD8 enhancer alter cell-cycle dynamics in the developing neocortex. Current Biology 25:772–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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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maercke B, Iwata R, Wierda K, Boubakar L, Rodriguez P, Ditkowska M, Bonin V, Vanderhaeghen P. (2024) SYNGAP1 deficiency disrupts synaptic neoteny in xenotransplanted human cortical neurons in vivo. Neuron 112:3144–3153.
Patowary A, Zhang P, Jops C, Vuong CK, Ge X, Hou K, Kim M, et al. (2024) Developmental isoform diversity in the human neocortex informs neuropsychiatric risk mechanisms. Science 384:eadh7688.
Fang R, Xia C, Close JL, Zhang M, He J, Huang Z, Halpern AR, et al. (2022) Conservation and divergence of cortical cell organization in human and mouse revealed by MERFISH. Science 377:5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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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glayan E, Konopka G. (2025) Decoding DNA sequence-driven evolution of the human brain epigenome at cellular resolution. Nature Communications 16:4231.
주요 용어 안내
인간 가속 영역(HAR, Human Accelerated Region): 포유류에서 수억 년간 보존되었다가 인간 계통에서 빠르게 염기 서열이 바뀐 비코딩 구간. 약 3,250개가 인간 유전체에 존재하며, 대부분 뇌 발달 유전자 근처에 위치한다.
극보존 요소(UCE, ultraconserved element): 인간과 마우스 사이에서 200 염기 이상이 100% 동일한 서열. 9천만 년간 단 한 글자도 바뀌지 않았으며, 뇌 발달 조절 유전자 근처에 집중되어 있다.
시냅스 네오테니(synaptic neoteny): 인간 뉴런의 시냅스가 다른 영장류보다 훨씬 느리게 성숙하는 현상. SYNGAP1 같은 분자적 제동 장치가 능동적으로 성숙을 지연시키며, 이것이 인간의 긴 학습 기간을 뒷받침한다.
시스 조절 요소(cis-regulatory element): 유전자 발현을 켜거나 끄는 비코딩 DNA 서열. 인간 뇌에서 361,844개가 확인되었으며, 다른 어떤 인체 조직보다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