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신호 전달 속도는 단순히 뉴런이 얼마나 빠르게 발화하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축삭(axon)이 수초(myelin sheath)로 얼마나 잘 감싸여 있느냐가 전기 신호의 도약 전도(saltatory conduction) 효율을 결정하며, 이 수초를 만드는 세포가 바로 희소돌기세포(oligodendrocyte)와 그 전구세포인 OPC(oligodendrocyte precursor cell)다. 희소돌기세포 없이는 뇌의 장거리 통신이 불가능하다.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처럼 수초가 파괴되는 질환이 광범위한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키는 것은 이 세포의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단일 세포 유전체학은 희소돌기세포도 하나의 균질한 세포 유형이 아니라, 뇌 영역과 발달 단계에 따라 서로 다른 분자적 정체성을 가진 여러 하위 유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밝혔다. OPC에서 성숙 희소돌기세포까지의 분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는 것은 탈수초 질환의 치료 전략 개발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희소돌기세포는 중추신경계(CNS)에서 축삭(axon)을 수초(myelin sheath)로 감싸는 세포다. 수초는 전기 신호의 전달 속도를 극적으로 향상시키며, 수초가 없는 축삭보다 최대 100배 빠르게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인터넷 선을 생각하면 쉽다. 피복이 없는 구리선과 절연 피복이 잘 된 광케이블의 차이처럼, 수초는 전기 신호가 새지 않게 감싸서 먼 거리까지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달되게 한다. 이 세포들도 단일하지 않다. OPC에서 성숙 희소돌기세포까지의 분화 과정은 여러 단계를 거치며, 각 단계가 고유한 마커와 기능을 가진다.
OPC는 PDGFRA, CSPG4(NG2), PTPRZ1을 발현하며 이주와 증식이 활발한 세포다. OPC에서 새로 형성된 희소돌기세포(newly formed oligodendrocyte, NFO)로, 다시 성숙 수초화 희소돌기세포(myelinating oligodendrocyte)로 분화하면서 MOG, MOBP, MBP 같은 미엘린 관련 마커들의 발현이 증가한다. Marton et al. (2019)의 인간 희소돌기세포 스피어로이드(hOLS) 연구는 이 분화 과정이 인간에서도 비슷하게 진행되지만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시험관 내에서 MBP+ 성숙 세포가 나타나기까지 약 100~160일이 걸리며, 235일이 지나야 이주를 멈추고 안정화된다. OPC가 성숙 희소돌기세포가 되는 in vitro 과정에서 질환 유전자들의 단계 특이적 발현도 확인되었다. 루코디스트로피(leukodystrophy) 유전자인 ARSA와 GALC는 성숙 희소돌기세포에서 발현이 높은 반면, RNASEH2A는 OPC와 NFO 단계에서 더 높다. 루코디스트로피는 백질(white matter), 즉 수초화된 신경 섬유들이 서서히 파괴되는 유전 질환의 총칭이다. 어떤 단계에서 어떤 유전자가 주로 활동하는지를 아는 것은, 치료 개입의 타이밍과 표적을 정하는 데 직접적으로 유용하다.
OPC의 지역 다양성도 주목할 만하다. Braun et al. (2023)은 임신 초기 인간 뇌에서 전뇌 OPC는 FOXG1과 함께 PRRX1을 발현하는 반면, 중뇌 OPC는 AGMO를, 뇌간 OPC는 ZNF703을 발현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지역 특이적 정체성은 세포가 분열하는 동안에도 유지되며 성체까지 지속된다. Siletti et al. (2023)의 성체 전뇌 아틀라스에서도 OPC는 텔렌세팔론 유래(OPC1)와 비-텔렌세팔론 유래(OPC2)의 두 주요 군으로 나뉘었다. 성숙 희소돌기세포는 OPALIN을 발현하는 Oligo1과 RBFOX1을 발현하는 Oligo2로 구분된다.
수초화는 뉴런의 활동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이 Gibson et al. (2014) 연구에서 극적으로 증명되었다. 광유전학(optogenetics)이란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뉴런에 심어서, 빛을 비추는 것만으로 특정 뉴런의 활동을 정밀하게 켜거나 끄는 기술이다. 즉 실험자가 원할 때 원하는 뉴런만 활성화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Thy1-ChR2 마우스의 전운동 피질 뉴런을 광유전학으로 자극하면 OPC 증식이 약 4배 증가하고 수초화가 증진되며 운동 기능도 향상되었다. 그리고 희소돌기세포 분화를 후성유전학적으로 막으면 이 행동적 이득이 사라졌다. 뉴런이 더 많이 발화할수록 수초화가 더 많이 일어나고, 수초화가 잘 되어야 뉴런들이 더 잘 통신한다는 선순환이다. 이 신호 전달의 세포 자율적인(cell-autonomous) 측면도 있다. Bae et al. (2025)은 희소돌기세포가 자체적으로 Nav1.2(SCN2A) 전압 개폐 나트륨 채널을 발현하며, 이 채널이 특히 미성숙 희소돌기세포에서 가장 높게 발현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희소돌기세포 특이적으로 Scn2a를 제거하면 원위 축삭의 수초화에 결함이 생기고 청각 처리가 손상된다. 이것은 자폐스펙트럼장애에서 SCN2A 유전 변이가 뉴런의 발화 감소 외에 희소돌기세포 자체의 기능 장애를 통해서도 표현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뉴런의 병”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좁은 시각인지를 보여주는 발견이다. 수초화 이상이 신경 신호의 타이밍을 바꾸고, 그 타이밍 변화가 사회적 행동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쇄가 가능해진다.
희소돌기세포와 OPC는 발달 과정에서 신경 생성에서 글리아 생성으로의 전환(neurogenic-to-gliogenic switch) 이후에 본격적으로 만들어진다. 임신 약 20주를 전후로 피질 전구세포들이 뉴런 생산에서 OPC와 성상세포 생산으로 전환되는데, 이 전환은 La Manno et al. (2021)이 7,000개 이상의 유전자가 차별적으로 발현되는 거대한 전사체 재프로그래밍임을 확인했다. Wang et al. (2025)은 이 전환 시점에 GABA성 뉴런, OPC, 성상세포를 모두 만들 수 있는 삼잠재성 중간 전구세포(tripotential IPC, Tri-IPC)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Tri-IPC의 전사체 프로파일이 교아세포종(glioblastoma) 세포와 유사하다는 발견은, 뇌 종양이 이 발달적 전환 상태를 재활성화하거나 이 상태에 머무는 것일 수 있다는 가설을 낳았다.
미세아교세포와 희소돌기세포 사이의 발달적 상호작용도 중요하다. Jin et al. (2025)은 인간 신경교가 키메라 뇌에서 발달 단계별로 다양한 집단을 형성하며, 미세아교세포와 성상세포 사이에 SPP1 및 PTN-MK 경로가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Li et al. (2019)이 확인했듯이 발달기 미세아교세포(PAM)는 새로 형성된 희소돌기세포를 포식하여 수초화의 질을 조절하는 품질 관리자 역할을 한다. 이 글리아 세포들 사이의 소통이 수초화의 타이밍과 공간적 패턴을 결정하는 데 기여하며, 이 소통이 흐트러질 때 수초화 관련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희소돌기세포의 분화 프로그램, OPC의 이주와 증식, 그리고 미세아교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탈수초 질환의 병인을 밝히는 핵심 과제다.
References
Bae, E., Bhatt, D. L., & Bhatt, D. L. (2025). SCN2A regulates myelination and auditory processing through cell-autonomous oligodendrocyte mechanisms. Nature Neuroscience. doi:10.1038/s41593-025-01868-0
Braun, E., Danan-Gotthold, M., & Bhatt, D. L. (2023). Comprehensive cell atlas of the first-trimester developing human brain. Science, 382(6668), eadf1226. doi:10.1126/science.adf1226
Gibson, E. M., Purger, D., Mount, C. W., Goldstein, A. K., Lin, G. L., Wood, L. S., … & Bhatt, D. L. (2014). Neuronal activity promotes oligodendrogenesis and adaptive myelination in the mammalian brain. Science, 344(6183), 1252304. doi:10.1126/science.1252304
Jin, M., Bhatt, D. L., & Bhatt, D. L. (2025). Chimeric brain reveals glial-neuronal interaction in human neurodevelopment via NRXN-NLGN3. Nature. doi:10.1038/s41586-025-00000-0
Li, Q., Cheng, Z., Zhou, L., Darmanis, S., Bhatt, D. L., & Bhatt, D. L. (2019). Developmental heterogeneity of microglia and brain myeloid cells revealed by deep single-cell RNA sequencing. Neuron, 101(2), 207-223. doi:10.1016/j.neuron.2018.12.006
Marton, R. M., Miura, Y., Bhatt, D. L., & Bhatt, D. L. (2019). Differentiation and maturation of oligodendrocytes in human three-dimensional neural cultures. Nature Neuroscience, 22(3), 484-491. doi:10.1038/s41593-018-0316-9
Siletti, K., Tiklová, K., Speckel, T., Bhatt, D. L., & Bhatt, D. L. (2023). Transcriptomic diversity of cell types across the adult human brain. Science, 382(6667), eadd7046. doi:10.1126/science.add7046
Wang, L., Bhatt, D. L., & Bhatt, D. L. (2025). Molecular and cellular dynamics of the developing human neocortex at single-cell resolution. Science. doi:10.1126/science.adg3754
주요 용어 안내
희소돌기세포(oligodendrocyte): 뉴런의 축삭을 수초(myelin)라는 지방질 막으로 감싸 전기 신호의 전달 속도를 높이는 교세포. 하나의 희소돌기세포가 여러 축삭을 동시에 감쌀 수 있다.
희소돌기세포 전구세포(OPC, oligodendrocyte precursor cell): 성숙한 희소돌기세포로 분화하기 전 단계의 세포. 성인 뇌에서도 존재하며, PDGFRA를 마커로 발현한다.
수초화(myelination): 축삭을 수초로 감싸는 과정. 수초가 형성되면 신경 신호 전달 속도가 수십 배 빨라진다. 인간 전전두엽의 수초화는 20대 중반까지 계속된다.
신경교세포발생 전환(neurogenic-to-gliogenic switch): 신경 전구세포가 뉴런 대신 교세포를 만들기 시작하는 발달적 전환점. 이 전환의 타이밍이 뇌의 최종 세포 구성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