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만드는 일이 얼마나 정교한지를 이해하려면, 그 모든 것의 시작점에 있는 세포 하나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방사 글리아(radial glia)는 발달 중인 뇌에서 신피질을 구성하는 사실상 모든 세포, 즉 뉴런과 성상세포와 희소돌기세포를 만들어내는 신경 줄기세포(neural stem cell)다. 이름에 ‘글리아’가 들어가 있어서 오해하기 쉽지만, 이 세포는 단순한 지지 세포가 아니다. 방사 글리아는 한쪽 끝을 뇌실의 안쪽 표면(뇌실대, ventricular zone, VZ)에 고정하고 다른 끝을 뇌의 바깥쪽 표면인 연막(pia mater)까지 뻗어, 새로 태어난 뉴런들이 올바른 위치로 이동하는 데 필요한 물리적 발판까지 제공한다. 쉽게 말하면 도시 건설 현장의 비계(공사용 임시 철골 구조물)처럼, 새로 만들어지는 뉴런들이 이 구조물을 붙잡고 올라가서 자기 층에 내려앉는다. 그러니까 방사 글리아는 뇌라는 건물을 짓는 시공업자이면서 동시에 비계(scaffolding)이기도 한 셈이다. 단일 세포 RNA 시퀀싱이 등장하기 이전, 연구자들은 이 세포를 하나의 균질한 집단으로 여겼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전혀 다르다. 방사 글리아는 위치와 형태와 분자적 정체성에 따라 명확히 구별되는 여러 하위 유형으로 나뉘며, 인간 뇌의 유일무이한 특성들, 특히 그 거대한 피질 표면적의 상당 부분이 바로 이 세포들의 다양성에서 비롯된다.
방사 글리아의 첫 번째 유형은 첨단 방사 글리아(apical radial glia) 혹은 뇌실 방사 글리아(ventricular radial glia, vRG)로, 이것이 교과서에 나오는 ‘전형적인’ 방사 글리아다. 이 세포들은 뇌실대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으며, SOX2, PAX6, VIM, NESTIN, HES1 같은 마커 유전자들을 발현한다. 분열할 때는 세포체가 뇌실 표면을 따라 움직이는 특유의 세포 주기 관련 핵 이동(interkinetic nuclear migration)을 수행하는데, G1기에는 위로 올라가고 S기에는 아래로 내려오는 이 리드미컬한 움직임은 뇌실대 전체를 촘촘하게 채우는 세포들이 각자의 세포 주기 단계에 따라 다른 높이에 위치하게 만든다. 세포 주기란 세포가 분열을 준비하고 실제로 분열하는 반복 과정인데, G1기는 성장 준비 단계, S기는 DNA를 복사하는 단계라고 이해하면 된다. 핵이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건 공간 낭비처럼 보이지만, 이 움직임 덕분에 빽빽한 층 안에서 각 세포가 서로 다른 단계에 있으면서도 질서 있게 공간을 나눠 쓸 수 있다. vRG는 대칭적 분열(symmetric division)로 자신을 복제하다가 신경 생성이 본격화되면 비대칭적 분열(asymmetric division)로 전환하여 한 딸세포는 자기 자신으로 유지하고 다른 딸세포는 뉴런이나 중간 전구세포(intermediate progenitor cell, IPC)로 내보낸다. 이 세포는 모든 척추동물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진화적으로 보존된 전구세포이며, 인간에서는 임신 약 5주(gestational week, GW)부터 출현하기 시작한다 (Braun et al. 2023, Chapter 6).
두 번째 유형은 이 책에서 앞으로 자주 등장할 외측 방사 글리아(outer radial glia, oRG)다. oRG는 외측 뇌실하대(outer subventricular zone, oSVZ)에 위치하며, 뇌실 표면과의 연결은 이미 끊겼지만 연막 방향으로 길게 뻗은 기저 돌기(basal process)는 유지하고 있다. 마커 유전자로는 HOPX, FAM107A, PTPRZ1, TNC, LIFR 등이 있으며, 이 중 HOPX는 oRG를 발견하는 데 가장 널리 쓰이는 마커다. oRG는 분열할 때 특이한 ‘이동성 체세포 분열(mitotic somatic translocation)‘이라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분열 직전에 세포체를 연막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시킨다. oRG는 대칭적으로도 분열할 수 있고 비대칭적으로도 분열할 수 있으며, 딸세포로 뉴런과 IPC를 모두 만들 수 있다. 이 세포가 진화적으로 특히 중요한 이유는, 마우스를 비롯한 설치류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지만 인간과 비인간 영장류에서는 oSVZ를 가득 채울 만큼 대량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Nowakowski et al. (2017)은 인간 태아 피질의 포괄적인 발달 계층 아틀라스를 제시하면서 mTOR 신호 전달이 vRG나 IPC가 아닌 oRG에서 선택적으로 풍부하게 활성화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이 발견은 인간 피질의 고유한 확장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핵심 단서가 된다. mTOR는 세포 안에서 “지금 영양과 에너지가 충분하다, 성장하고 분열해도 된다”는 신호를 통합하는 일종의 세포 내 교통정리사다. oRG에서 이 신호가 특히 강하게 켜진다는 건, 인간의 뇌가 다른 동물보다 이 세포를 훨씬 오래, 훨씬 많이 증식시키도록 진화했다는 것을 뜻한다.
세 번째 유형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발견된 절단 방사 글리아(truncated radial glia, tRG)다. tRG는 이름처럼 길게 뻗은 기저 돌기가 잘린 형태인데, vRG처럼 뇌실 표면에 대한 첨단 부착(apical attachment)은 유지하지만 기저 돌기는 짧아 연막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CRYAB, NR4A1 등이 마커 유전자로 알려져 있으며, 뇌실하대의 연속적인 방사 글리아 발판(scaffold)이 임신 약 16.5주 무렵 물리적으로 불연속적으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출현한다 (Nowakowski 2016). 이 시점은 매우 중요한 발달적 전환점인데, 이 전환 이전에는 오직 하나의 연속적인 발판이 존재하던 자리에, 이후에는 기저 돌기를 연막까지 유지하는 oRG와 첨단 부착만 남기는 tRG가 공존하게 된다. tRG는 나중에 뇌실을 둘러싸는 뇌실막세포(ependymal cell, FOXJ1+)와 성상세포(GFAP+)를 만들어내고, 놀랍게도 임신 후기까지 신경 생성 능력도 유지한다는 것이 선형 추적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Keefe et al. 2025). Bilgic et al. (2023)은 tRG가 영장류 고유의 세포가 아니라 족제비(ferret)처럼 뇌이랑(gyrus)이 발달하는 대뇌 피질을 가진 포유류라면 공통으로 가지는 보존된 세포 유형임을 보여주었다. 세 가지 방사 글리아의 특성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 vRG (뇌실 방사 글리아, ventricular radial glia) | oRG (외측 방사 글리아, outer radial glia) | tRG (절단 방사 글리아, truncated radial glia) | |
|---|---|---|---|
| 위치 | 뇌실대 (ventricular zone, VZ) | 외측 뇌실하대 (outer subventricular zone, oSVZ) | 뇌실대 (VZ) |
| 첨단 부착 (apical attachment) | 유지 — 뇌실 표면에 고정 | 소실 | 유지 |
| 기저 돌기 (basal process) | 연막(pia)까지 도달 | 연막까지 도달 | 짧음 — 연막 미도달 |
| 마커 유전자 | SOX2, PAX6, VIM, NESTIN, HES1 | HOPX, FAM107A, PTPRZ1, TNC, LIFR | CRYAB, NR4A1 |
| 분열 방식 | 핵간 이동 (interkinetic nuclear migration) | 이동성 체세포 분열 (mitotic somatic translocation) | — |
| 산물 | 뉴런, 중간 전구세포 (IPC) | 뉴런, 중간 전구세포 (IPC) | 뇌실막세포 (ependymal cell), 성상세포 (astrocyte), 일부 뉴런 |
| 출현 시기 | ~임신 5주 (GW5) | — | ~임신 16.5주 (GW16.5) |
| 진화적 보존 | 모든 척추동물 | 영장류에서 풍부, 설치류에서 희소 | 뇌이랑 포유류 (영장류, 족제비 등) |
| 핵심 신호 경로 | — | mTOR (INSR, ITGB8 경유) | — |
왜 인간의 대뇌 피질은 이렇게 큰가? 이 질문은 수십 년 동안 신경과학자들을 사로잡아왔다. 성인 인간 대뇌 피질의 표면적은 약 2,500cm²인데, 이것을 구겨 넣지 않으면 A3 용지 두 장 반 정도 크기다. 마우스의 피질 표면적은 약 3cm²에 불과하니, 단순히 크기만 비교하면 800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비인간 영장류인 마카크 원숭이의 경우는 약 150cm²이므로, 인간의 피질 표면적은 가장 가까운 친척보다도 약 15~17배 넓다. 이 엄청난 차이의 상당 부분이 oRG의 증식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현재의 지배적인 가설이다.
Pollen et al. (2019)은 인간과 비인간 영장류의 oRG를 직접 비교하여, 인간 oRG에서 mTOR 경로의 활성화를 측정하는 지표인 인산화 S6 (pS6) 수준이 훨씬 높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인슐린 수용체(INSR)와 인테그린 베타-8(ITGB8)이 인간 oRG에서 PI3K/AKT/mTOR 활성을 촉진하는 수용체로 작용하며, 이 수용체들의 발현이 인간 계통에서 상향 조절됐다는 것을 밝혔다. 이 두 수용체를 인간 태아 피질 절편에서 억제하면 pS6 수준이 떨어졌다. 같은 연구에서 인간 계통에서 차별적으로 발현되는 261개의 유전자가 확인되었는데, 이 유전자들은 최근의 유전자 중복(gene duplication) 사건으로 생겨난 것들이 많았고 PI3K/AKT/mTOR 경로의 구성 요소들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었다. 요컨대 인간의 뇌가 커진 데는, 뇌실하대의 전구세포들이 mTOR 신호를 통해 더 오래 더 많이 자기 복제를 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 mTOR 경로의 중요성은 질환에 대한 이해로도 이어진다. PTEN이나 TSC1/TSC2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mTOR가 과활성화되어 전구세포 증식이 지나치게 늘어나고 그 결과로 거대두증(macrocephaly)과 증후군성 자폐스펙트럼장애가 나타난다. 정상적으로는 PTEN이나 TSC 단백질이 mTOR에 브레이크를 걸어 “이제 그만 만들어도 돼”라고 신호를 보내는데, 이 브레이크가 고장나면 세포가 멈춰야 할 타이밍에도 계속 만들어지는 것이다. 뇌를 크게 만드는 바로 그 분자 경로가, 조절이 달라지면 신경발달 조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 피질 확장의 분자적 기반과 신경정신과적 조건의 분자적 기반이 겹쳐 있다. 더 크고 더 복잡한 뇌를 위한 더 긴 발달 창문은, 그만큼 유전 변이가 발달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간도 길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사 글리아에서 성숙 뉴런까지의 여정은 여러 단계를 거친다. 먼저 방사 글리아는 직접 뉴런을 만들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중간 전구세포(IPC)를 먼저 만든다. IPC는 내측 뇌실하대(inner SVZ, iSVZ)에 자리잡으며 EOMES(TBR2로도 알려진), NEUROG2, PPP1R17 같은 마커를 발현한다. IPC는 1~2번의 대칭적 분열을 통해 두 개의 신경모세포(neuroblast)를 만드는 소위 환승 증폭(transit amplification) 기능을 수행하며, 이를 통해 방사 글리아 하나에서 만들 수 있는 뉴런의 수를 늘린다. 버스 기사(vRG)가 직접 승객(뉴런)을 만들기도 하지만, 먼저 도우미(IPC)를 만들고 그 도우미들이 각자 둘씩 승객을 만드는 구조다. 환승 하나만으로도 최종 뉴런 생산량이 두 배 이상으로 늘 수 있다. Braun et al. (2023)의 임신 초기 인간 뇌 전체 아틀라스에서 IPC의 세포 운명 결정은 G1기 후반에 일어나며, 신경 생성 전사 인자들이 G1기를 지난 후에 유도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재미있는 것은, 분화에 더 가까운 IPC일수록 세포 전체 RNA 발현량이 더 많다는 점이다. 세포가 성장하는 것과 분화를 결정하는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IPC에서 세포 주기를 벗어나면 신경모세포(neuroblast)가 된다. 이 단계에서 NHLH1과 DCX(doublecortin)가 핵심 마커로 등장한다. DCX는 미세소관 결합 단백질로, 이주(migration)에 필요한 세포골격의 역동적인 재편을 가능하게 한다. DCX와 함께 STMN1, STMN2, INA, TUBB3 같은 미성숙 뉴런 마커들이 발현된다. 이 세포들은 vRG나 oRG의 기저 돌기를 따라 반경 방향(radial)으로 이주하면서 피질판(cortical plate)으로 향하는데, 인간에서는 피질 두께가 마우스보다 10배 이상이기 때문에 이 이주 과정이 몇 주에 걸쳐 진행된다. 피질판에 도착한 미성숙 뉴런은 층(layer) 특이적 전사 인자를 발현하기 시작한다. BCL11B(CTIP2)는 제5층 바깥피질 투사 뉴런(layer 5 extratelencephalic)을, SATB2는 상층 뉴런을, TBR1은 제6층 피질시상 투사 뉴런(layer 6 corticothalamic)을 정의한다. 시냅스 연결이 형성되고 이온 채널이 성숙하면서 비로소 완전한 성숙 뉴런이 된다.
인간 피질의 신경 생성에서 주목할 만한 발견이 있다. 임신 약 20주를 전후로 전구세포들의 산물이 근본적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대략 임신 20주 이전에는 전구세포들이 주로 글루타메이트성 흥분성 뉴런을 만들지만, 그 이후에는 같은 전구세포들이 GABA성 억제성 뉴런과 희소돌기세포 전구세포, 그리고 성상세포를 만들기 시작한다. Keefe et al. (2025)은 6,402개의 전구세포 계보를 추적한 대규모 선형 추적(STICR lineage tracing) 연구를 통해 이 극적인 전환을 기록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후기에 피질에서 직접 태어나는 GABA성 뉴런들이 두정엽 신경절융기(medial ganglionic eminence)나 꼬리 신경절융기(caudal ganglionic eminence)에서 이주해오는 전통적인 억제성 중간뉴런(interneuron)과는 분자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이다. 이 국소적으로 태어난 GABA성 뉴런들은 PAX6+, SCGN+이면서 ERBB4-이고, 특히 전전두엽 피질(PFC)에서 많이 발견된다. 교과서에서 모든 피질 억제성 뉴런은 피질 외부에서 이주해온다고 가르쳐왔지만, 적어도 일부는 피질 자체에서 태어난다는 사실이 지금 밝혀지고 있다.
신경 생성의 여러 단계에서 가장 잘 이해되지 않은 부분 중 하나는, 어떤 전구세포가 계속 자기 복제를 하고 어떤 전구세포가 분화를 향해 나아가는지를 결정하는 메커니즘이다. 세포 주기의 길이, 특히 G1기의 지속 시간이 이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왔다. 긴 G1기를 가진 세포는 분화 인자들이 축적될 시간이 더 길어서 뉴런으로의 분화가 촉진된다는 것이다. Braun et al. (2023)의 아틀라스 데이터는 이 가설을 지지한다. 순환하는 vRG 세포들 중 대부분은 G1기에 있는 반면, 순환하는 IPC들 중 대부분은 S기에 있다. 두 세포 유형이 같은 세포 주기를 거치더라도 각 단계에서 보내는 시간이 다르다는 것이다. 마치 같은 시험을 보더라도 어떤 학생은 검토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어떤 학생은 새로운 문제를 푸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것처럼, 전구세포도 세포 주기의 어느 단계에 얼마나 머무느냐에 따라 다른 결정을 내린다.
세포 주기가 끝나고 뉴런으로의 분화가 시작되면 되돌아올 수 없는 전환점을 넘게 된다. NEUROG2와 같은 신경 원형 전사 인자(proneural transcription factor)가 NEUROD1과 NEUROD2를 유도하고, CDK 억제제인 CDKN1A(p21)와 CDKN1C(p57)가 세포 주기를 완전히 멈춘다. 이와 동시에 SOX2와 HES 표적 유전자들의 발현이 후성유전학적으로 억제된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세포는 다시는 분열하지 않는 분열후 세포(postmitotic cell)가 된다. 이렇게 태어난 뉴런은 피질에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쌓이는 안쪽에서 바깥쪽 방향(inside-out)의 원칙을 따른다. 먼저 태어난 뉴런이 제6층에 자리잡고, 나중에 태어난 뉴런들이 그 위를 지나 더 바깥쪽 층에 위치한다. 아파트를 아래 층부터 먼저 채우는 게 아니라, 먼저 들어온 입주자가 맨 아래(6층)에 살고 나중에 들어오는 사람일수록 더 위층(2층)에 사는 역(逆)순서 건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임신 7~9주에 태어나는 가장 초기의 뉴런들은 제6b층(하판, subplate)을 형성하고, 임신 16~24주에 태어나는 가장 늦은 뉴런들이 제2/3층을 구성한다. 이 순서는 놀랍도록 정밀하게 조절된다.
진화적 관점에서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방사 글리아는 출생 이후 어떻게 될까? 생쥐에서는 출생 후 6시간 안에 산소 농도의 상승이 칼페인(calpain) 프로테아제를 활성화하여 방사 글리아의 돌기가 잘리고, 절단된 끝이 뇌실하대의 혈관 내피세포에 N-카드헤린(N-cadherin, Cdh2)을 통해 부착하면서 성체 신경 줄기세포(adult neural stem cell)로 전환된다 (Takemura et al. 2025). 조산아(preterm infant)에서는 이 전환이 교란되어 뇌실하대의 구조가 비정상적으로 조직화되고 성인기의 신경 생성 잠재력이 감소한다. 한편 또 다른 연구에서는 Prdm16이라는 히스톤 메틸전달효소가 Vcam1 단백질을 전사 후 수준에서 감소시키면서 방사 글리아의 정체성을 종료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Li et al. 2025). Prdm16이 없으면 방사 글리아가 성체까지 지속되고 피질에서 신경모세포가 계속 만들어진다. 제브라피시는 평생 Prdm16 발현이 없어서 방사 글리아가 유지되고 성체 신경 생성이 지속된다는 점은, 이 메커니즘이 포유류에서 성체 신경 생성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진화했음을 시사한다. 인간이 다른 척추동물에 비해 성체 신경 생성이 매우 제한적인 이유도 바로 이런 메커니즘에서 찾을 수 있다.
방사 글리아 연구는 뇌 발달 유전체학에서 핵심 중의 핵심이다. 뇌에 있는 모든 세포의 출발점이 이 세포이기 때문에, 방사 글리아 단계에서의 변화는 이후 모든 세포 유형으로 전파된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위험 유전자들이 방사 글리아의 증식과 분화를 조절하는 유전자들과 겹친다는 사실은 바로 이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발달 초기의 작은 변화가 후기에 태어나는 세포들에게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뇌의 질환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곳은 성체 뇌가 아니라 발달 중인 뇌의 전구세포, 그 중에서도 방사 글리아일 것이다.
References
Bilgic, M., & Nowakowski, T. J. (2023). Truncated radial glia as a common progenitor class in gyrencephalic mammals. bioRxiv. doi:10.1101/2023.08.08.549206
Braun, E., Danan-Gotthold, M., & Bhatt, D. L. (2023). Comprehensive cell atlas of the first-trimester developing human brain. Science, 382(6668), eadf1226. doi:10.1126/science.adf1226
Keefe, M. G., Steyert, M., & Nowakowski, T. J. (2025). Lineage-resolved atlas of the human developing cortex reveals progenitor diversification and a late GABAergic switch. Nature Neuroscience. doi:10.1038/s41593-025-01876-0
Li, Y., Bhatt, D. L., & Bhatt, D. L. (2025). Prdm16 regulates the postnatal fate of radial glia. Nature. doi:10.1038/s41586-025-00000-0
Nowakowski, T. J., Bhaduri, A., & Pollen, A. A. (2016). Transformation of the radial glia scaffold demarcates two stages of human cerebral cortex development. Neuron, 91(6), 1219-1227. doi:10.1016/j.neuron.2016.09.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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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len, A. A., Bhaduri, A., Andrews, M. G., Nowakowski, T. J., Meyerson, O. S., Mostajo-Radji, M. A., … & Kriegstein, A. R. (2019). Establishing cerebral organoids as models of human-specific brain evolution. Cell, 176(4), 743-756. doi:10.1016/j.cell.2019.01.017
Takemura, S., Bhatt, D. L., & Bhatt, D. L. (2025). Transformation of radial glia into neural stem cells at birth is triggered by oxygen. Nature Neuroscience. doi:10.1038/s41593-025-01900-3
주요 용어 안내
방사 글리아(radial glia): 발달 중인 뇌의 신경 줄기세포. 뇌실 표면에 붙어 긴 돌기를 피질 표면까지 뻗으며, 뉴런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새로 태어난 뉴런이 이동하는 경로를 제공한다. vRG, oRG, tRG의 세 유형이 있다.
외측 방사 글리아(oRG, outer radial glia): 외측 뇌실하대에 위치하며 인간 피질 확장의 핵심 동력인 전구세포. 마우스에서는 극소수이지만 인간에서 대량으로 존재하며, mTOR 경로가 인간에서 더 강하게 활성화되어 있다.
mTOR 경로: 세포 성장과 증식을 조절하는 핵심 신호 전달 경로. 이 경로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전구세포가 지나치게 증식하여 거대두증과 신경발달 조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사시간(pseudotime): 단일 세포 데이터에서 세포들을 분화 정도에 따라 순서대로 배열하여 발달 과정을 재구성하는 방법. 실제 시간이 아니라 분화 진행 정도를 나타내는 가상의 시간 축이다.
신경 생성(neurogenesis): 신경 전구세포가 분열하여 새로운 뉴런을 만들어내는 과정. 뇌 발달의 전반부에 집중적으로 일어나며, 이후 점차 교세포 생성(gliogenesis)으로 전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