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용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초안 작성중 | 2026년 4월 12일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유전학은 지난 20년 동안 빠르게 발전해왔다. 2007년에 신생 구조 변이가 자폐와 연관된다는 첫 번째 확고한 증거가 나온 이후, 수만 가족의 유전체가 읽히고, 185개의 위험 유전자가 확인되었으며, 유전자에서 세포로, 세포에서 회로로 이어지는 생물학적 이해가 깊어지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어디까지 왔는지,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그리고 아직 무엇을 모르는지를 기록하려는 시도다.
이 발전은 소수의 천재가 이끈 것이 아니다. 지난 20년간 수만 가족이 자신의 유전체 정보를 연구에 기꺼이 제공했고, 수십 개 나라의 수백 개 연구팀이 데이터를 모으고 공유했다. SSC의 2,600가족, SPARK의 50만 명, MSSNG의 11,000명, 한국의 K-ARC까지, 코호트라는 이름의 거대한 협력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발견은 불가능했다. 이 책은 그 협력의 과학적 성과가 무엇인지를,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하려는 시도다. 연구에 참여한 가족들이 “내가 제공한 데이터로 과학이 무엇을 알아냈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유전학 교과서가 아니다. 자폐를 가진 아이의 부모가 “내 아이의 유전검사 결과에 적힌 유전자 이름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쓰려고 했다. 특수교육을 공부하는 학생이 자폐의 생물학적 기반에 대해 현재 과학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파악할 수 있게 쓰려고 했다. 유전학에 관심 있는 고등학생이 처음 만나는 전문 용어에 주눅 들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게 쓰려고 했다. 전문 용어가 처음 등장할 때마다 풀어서 설명했고, 비유를 넣었다. 그러면서도 원래의 과학적 정밀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쉽게 쓴다는 것이 부정확하게 쓴다는 뜻이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7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은 자폐가 무엇인지를 다룬다. 진단의 역사, 진단 기준의 변천, 넓은 자폐 표현형, 이질성, 유병률의 변화를 살펴본다.
Part 2는 대규모 코호트의 시대를 다룬다. SSC, SPARK, MSSNG, K-ARC 같은 코호트가 어떻게 구축되었고, 왜 수만 가족의 데이터가 필요했는지를 설명한다.
Part 3은 자폐 유전 변이의 지형도를 그린다. 신생 구조 변이에서 시작하여 엑솜 시퀀싱, 유전되는 희귀 변이, 양적유전 구조, 전장 유전체 시퀀싱, 비코딩 변이, 반복 서열, 열성 변이까지 유전 변이의 모든 유형을 다룬다.
Part 4는 자폐의 다양성을 유전적 관점에서 다룬다. 유전적 이질성, 표현형 아형, 성차와 여성 보호 효과, 역치 모형, 동반 질환, 정신질환 간 유전적 교차를 살펴본다.
Part 5는 수렴의 논리를 다룬다. 수백 개의 서로 다른 유전자가 왜 유사한 표현형으로 이어지는지, 세 가지 경로의 수렴, 전사 조절 인자의 공유, 발달 시점과 세포 유형의 특이성을 설명한다.
Part 6은 기전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다. 사후 뇌 전사체, 오가노이드, CRISPR 스크리닝, 모체 면역 활성화, 장내 미생물, 미세아교세포, 그리고 아세트아미노펜 논란까지.
Part 7은 데이터에서 삶으로 향한다. 개별 유전자의 기능(SHANK, CHD8, SCN2A, SYNGAP1), 약물 치료의 시도와 교훈, ASO 정밀 의학, 그리고 성인 자폐인의 삶, 늦게 진단받은 여성들, 건강 격차, 가족과 돌봄의 문제를 다룬다.
각 장의 끝에는 해당 장에서 인용한 논문의 목록을 실었다. 관심 있는 독자가 원문을 직접 찾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