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2.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와 정밀 의학

자폐 유전학이 지난 15년 동안 이루어온 성과, 위험 유전자의 발견, 경로의 수렴, 세포 유형의 특정, 기전의 해부를 돌아보면, 자연스러운 질문이 떠오른다. 이 지식이 실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는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유전적 원인이 밝혀진 환자에게 유전자 수준의 맞춤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는가? 이것은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실험실과 임상 현장에서 진지하게 탐구되고 있는 질문이다. 이 장에서는 이 질문에 가장 직접적으로 답하려는 접근 중 하나인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치료를 자세히 살펴본다.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가 무엇인지 이해하려면 먼저 DNA에서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야 한다. 세포의 핵 안에 있는 DNA는 설계도 원본이다. 이 설계도는 핵 밖으로 반출되지 않고 항상 핵 안에 보관된다. 단백질을 만들 필요가 있을 때, 세포는 DNA의 해당 부분을 복사하여 메신저 RNA(mRNA)를 만든다. 이 mRNA가 핵에서 세포질로 나와 리보솜이라는 단백질 합성 공장에 전달되면, 리보솜이 mRNA의 서열을 읽어서 해당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ASO는 이 과정의 중간 단계, 즉 mRNA의 단계에 개입한다. ASO는 짧은 합성 핵산 가닥으로, 특정 mRNA의 서열과 상보적으로 결합하도록 설계된다. 자물쇠와 열쇠처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서열을 가진 ASO가 표적 mRNA에 달라붙으면, 그 mRNA의 기능을 바꿀 수 있다. 비유하자면, 이미 복사된 설계도(mRNA)에 특정 구절을 가리는 스티커를 붙이거나, 복사 오류(비정상 스플라이싱)를 수정하는 것과 같다.

ASO가 mRNA에 결합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ASO의 화학적 설계와 결합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첫 번째 방식은 mRNA 분해 유도다. ASO가 mRNA에 결합하면 RNase H라는 효소가 이 RNA-DNA 이중 가닥을 인식하고 mRNA 가닥을 잘라서 분해한다. 이 방식은 기능 획득 변이나 과발현된 유전자를 침묵시키는 데 유용하다. 두 번째 방식은 스플라이싱 교정이다. mRNA는 전구체 형태로 만들어진 뒤 인트론이 제거되고 엑손이 연결되는 스플라이싱 과정을 거친다. 변이에 의해 이 스플라이싱이 잘못 일어나면 비기능적인 단백질이 만들어지는데, ASO가 스플라이싱 신호 근처에 결합하여 잘못된 스플라이싱을 차단하거나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 세 번째 방식은 번역 차단이다. ASO가 mRNA와 리보솜이 결합하는 부위를 막으면 단백질 합성 자체가 억제된다.

ASO 치료의 가장 성공적인 선례는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이다. SMA는 SMN1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운동 뉴런이 퇴행하는 유전 질환인데, 인간에게는 SMN2라는 유사한 유전자가 있다. 하지만 SMN2에서 만들어지는 mRNA는 스플라이싱 과정에서 엑손 7이 빠지기 때문에 기능적인 단백질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시너르센(nusinersen, 상품명 Spinraza)이라는 ASO는 SMN2의 mRNA에 결합하여 엑손 7이 포함되도록 스플라이싱을 유도함으로써, 기능적인 SMN 단백질의 생산을 회복시킨다. 이 약물은 2016년에 FDA 승인을 받았고, SMA 환자들의 운동 기능을 의미 있게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SMA는 단일 유전자 질환이고 SMN2라는 천연 보완 유전자가 있다는 점에서 ASO 치료에 특히 유리한 조건이었지만, 이 성공은 신경계 유전 질환에 대한 ASO 접근의 타당성을 증명했다.

ASO 치료가 자폐 유전자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SYNGAP1의 사례로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SYNGAP1은 시냅스에서 신호를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이 유전자에 기능 상실 변이가 있으면 반수 불충분이 발생하는데, 한쪽 복사본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단백질이 절반밖에 만들어지지 않아 신호 조절이 불충분해진다. 만약 정상 복사본에서 만들어지는 mRNA의 양을 ASO로 늘릴 수 있다면, 전체 단백질 양을 정상에 가깝게 회복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mRNA의 특정 조절 부위에 ASO가 결합하면 그 mRNA의 분해 속도가 느려지거나, 스플라이싱 패턴이 바뀌어 더 안정적인 형태의 mRNA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원리는 이미 SMA에서 증명되었고, SYNGAP1을 포함한 여러 자폐 관련 유전자들에 대한 전임상 ASO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들이 언젠가 임상으로 이어진다면, 특정 변이를 가진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에게 그 유전자의 기능을 부분적으로 회복시키는 치료가 가능해진다.

자폐스펙트럼장애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을까? Kim et al. (2025) 연구는 자폐 위험 유전자 43개에서 스플라이싱을 교란하는 변이(splice-disrupting variant, SDV) 44개를 확인하고, 각각의 ASO 치료 가능성(amenability)을 세 단계로 분류했다. 이 세 단계 틀은 변이의 성격과 기존 단백질 코딩 서열의 온전함에 따라 치료 접근의 현실적 가능성을 평가하는 체계다. 1단계(치료 가능성 높음)는 코딩 서열 자체는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비정상적 스플라이싱만 유도하는 변이로, ASO로 비정상 스플라이싱을 차단하면 정상 단백질이 회복될 수 있다. 이 경우 단백질의 설계도 자체는 정상이므로, 스플라이싱 오류만 교정하면 완전히 기능적인 단백질을 되찾을 수 있다. 2단계(치료 가능성 보통)는 스플라이싱 손실이 부분적이거나 엑손 건너뛰기(exon skipping)를 활용할 수 있는 경우다. 비록 완전한 단백질 회복은 어렵지만, 일부 기능이 있는 단백질을 만들거나 독성 있는 변이 단백질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3단계(치료 가능성 낮음)는 코딩 서열에 광범위한 손상이 있거나 ASO 접근으로는 교정하기 어려운 복잡한 스플라이싱 이상이 있는 경우다. 또한 중요한 발견은 대부분의 SDV가 엑솜(exon만 읽는 유전체 분석) 시퀀싱으로는 탐지되지 않는 위치, 즉 인트론(non-coding) 영역이나 동의 변이(synonymous variant) 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ASO 치료 후보 환자를 찾기 위해서는 전장 유전체 시퀀싱이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ASO 치료 논의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n-of-1 임상시험”이라는 개념이다. n-of-1 임상시험이란 단 한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말한다. 전통적인 임상시험은 같은 질환을 가진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공통된 치료의 효과를 통계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의 경우 유전적 원인이 수백 가지이고, 각각의 원인을 가진 환자 수가 소수에 불과할 수 있다. 특정 변이를 가진 환자가 세계적으로 단 몇 명밖에 없다면, 전통적인 방식의 임상시험은 불가능하다. n-of-1 시험은 이 문제에 대한 하나의 답으로, 개별 환자에게 맞춤화된 치료를 개발하고, 치료 전후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평가한다. 이 접근은 SMA와 같은 단일 유전자 질환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으며, 2019년에는 특정 CLN7 변이를 가진 한 아이를 위해 맞춤형 ASO가 설계되어 치료가 이루어진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런 사례들이 자폐 관련 유전자들에도 적용 가능한 선례가 될 수 있다.

n-of-1 임상시험이라는 개념이 자폐 치료에서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심한 지적 장애를 가진 아이가 전장 유전체 시퀀싱을 통해 SHANK3 유전자에 스플라이싱 교란 변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고 가정하자. 연구자들은 이 변이의 정확한 위치와 그것이 RNA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세포 실험으로 확인하고, 이 비정상 스플라이싱을 교정할 수 있는 ASO를 설계한다. 동물 모델에서 안전성을 검증한 후, 이 ASO를 그 아이에게 투여하는 것이다. 이 과정 전체가 말 그대로 그 한 명의 아이를 위해 설계된 약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의 제약 산업 모델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규제 기관과 제약사, 학계가 새로운 협력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도전을 제시한다. 그러나 동시에 희귀 유전 질환을 가진 아이들에게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치료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최근에는 ASO의 적용 범위가 스플라이싱 교정을 넘어 변이 특이적 침묵(allele-specific silencing)으로 확장되고 있다. PPP2R5D라는 유전자의 미스센스 변이를 가진 환자 유래 뉴런에서, 변이가 있는 복사본만을 선택적으로 침묵시키는 ASO가 비정상적인 신경돌기 과성장을 교정한다는 것이 보고되었다(Young et al. 2025). 이 사례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PPP2R5D 변이가 단순한 기능 상실이 아니라 기능 변형(altered function)이라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같은 유전자를 녹아웃(완전 비활성화)한 세포에서는 변이 세포와 같은 표현형이 나타나지 않았다. 변이 단백질이 정상과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므로, 유전자의 발현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변이 복사본만을 선택적으로 없애는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기능 상실에는 발현 보충, 기능 변형에는 변이 침묵이라는, 변이의 성격에 따라 ASO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는 원리를 실증한 사례다.

ASO 치료가 자폐에 적용되기까지 넘어야 할 장벽은 여전히 크다. 첫째,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유전적 이질성이 문제다. 1,000개의 서로 다른 유전자에서 서로 다른 변이가 발생하므로, 각 변이에 맞춤화된 ASO를 개발해야 한다. 이것은 “한 환자를 위한 약”을 만드는 것에 가깝고, 현재의 제약 개발 인프라는 이 규모의 맞춤화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 둘째, ASO를 뇌에 전달하는 것이 어렵다. 현재 신경계 ASO 치료는 대부분 척수액 내 직접 주사(intrathecal injection)로 이루어지는데, 이것은 반복적인 침습적 시술을 필요로 한다. 더 쉽게 투여할 수 있는 전달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이 분야의 중요한 과제다. 셋째, 자폐의 신경학적 변화가 태아기에 시작된다면, 출생 후 ASO 투여가 이미 일어난 발달적 교란을 되돌릴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다. 일부 경우에는 발달 창(developmental window)이 닫힌 후에는 원인을 교정해도 표현형이 바뀌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일부 연구들은 시냅스 기능과 회로 활성이 성인기에도 어느 정도 가소성을 유지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성인 이후에도 치료가 완전히 무의미하지는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ASO 치료와 관련하여 중요한 또 다른 고려 사항은 치료의 시작 시점이다. 자폐의 신경생물학적 변화가 태아기에 시작된다면, 이미 성인이 된 후의 치료가 얼마나 효과적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남는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상황마다 다를 수 있다. 일부 유전자 변이의 경우, 성인기에도 지속적으로 시냅스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활성 과정(예: 미세아교세포에 의한 지속적인 시냅스 제거)이 있다면, 이 과정을 나중에 멈추는 것도 의미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면 발달 창이 닫힌 후에는 회로 구조 자체가 변하지 않으므로, 원인 유전자를 교정해도 행동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이 발달 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 위험이 높은 아이들을 태어나기 전부터 추적하고 조기에 개입하는 예방적 접근이 미래의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수준에서 자폐의 원인이 밝혀진 환자에게 원인에 직접 개입하는 치료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 자체가 15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mTOR 경로의 이상(TSC1/TSC2 변이)에 의한 자폐에서 라파마이신(rapamycin)이 마우스 모델의 시냅스 가지치기 결함을 교정한다는 Tang et al. (2014) 연구의 결과도 경로 수준의 치료 가능성을 보여준다. 유전자 수준이든 경로 수준이든, 자폐의 분자적 기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치료적 개입의 정밀도도 높아질 것이다.

References

Kim, S. W., An, J.-Y., et al. (2025). Precision diagnosis of autism spectrum disorder through genomic approaches.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 doi:10.1016/j.mocell.2025.100248

Tang, G., Gudsnuk, K., Kuo, S. H., Cotrina, M. L., Rosoklija, G., Sosunov, A., … & Bhatt, D. (2014). Loss of mTOR-dependent macroautophagy causes autistic-like synaptic pruning deficits. Neuron, 83(5), 1131-1143. doi:10.1016/j.neuron.2014.07.040

Young, L. C., et al. (2025). Pathogenic PPP2R5D variants disrupt neuronal morphology and can be rescued by allele-specific antisense oligonucleotides. Human Molecular Genetics. doi:10.1093/hmg/ddaf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