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성인들이 일반 인구보다 불안과 우울을 더 많이 경험한다는 것은 이미 앞 장에서 언급했다. 이 장에서는 그 규모와 의미를 더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불안과 우울은 자폐 성인의 삶의 질을 가장 강하게 낮추는 단일 요인이며, 이 정신건강 문제가 신체 건강과 사망률에까지 연결된다는 최근의 발견은 자폐 지원 체계가 정신건강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
호주의 성인 자폐 종단 연구(Australian Longitudinal Study of Autistic Adults, ALSAA)에서 자기 보고 참가자의 56%가 불안 기준점을 초과하고 52%가 우울 기준점을 초과했다. 일반 인구에서의 비율이 각각 약 11%와 12%라는 것을 생각하면, 자폐 성인에서의 불안과 우울 유병률은 일반 인구의 약 4~5배에 달한다. Mason et al. (2018) 연구에서도 자폐 성인의 70.8%가 현재 하나 이상의 정신건강 진단을 가지고 있었다. 캐나다 퀘벡의 성인 진단 코호트에서는 77.5%가 불안, 58.0%가 우울로 보고되었다. 이 수치들은 연구마다 다소 다르지만, 방향은 일관된다. 자폐 성인의 과반수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불안 또는 우울을 경험하고 있다.
이 정신건강 문제가 자폐 자체의 일부인지, 아니면 자폐를 가지고 사회에서 살아가는 경험에 의한 것인지는 중요한 질문이다. 양쪽 모두 기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로, Part 5에서 다룬 Gandal et al. (2018) 연구는 자폐와 우울증의 사후 뇌 전사체가 부분적으로 겹친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Mohammad et al. (2023) 연구는 자폐의 양적유전 위험 점수가 우울과 신경증과 연관된다는 것을 보여주어, 유전적 수준에서의 공유가 존재한다. 다른 한편으로, 앞 장에서 다룬 마스킹의 정신건강 비용, 사회적 고립, 고용의 어려움, 적절한 지원의 부재가 불안과 우울을 악화시키는 환경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Schiltz et al. (2023) 연구는 자폐 성인에서 불안과 우울이 서로를 강화하는 악순환적 관계에 있으며, 우울이 삶의 목적 의식과 개인적 성장을 독립적으로 낮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자살 사고와 자해의 문제도 심각하다. Newell et al. (2023) 연구의 메타분석은 지적장애를 동반하지 않은 자폐인에서 34.2%가 자살 사고를, 21.9%가 자살 계획을, 24.3%가 자살 시도를 보고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수치는 일반 인구에 비해 현저히 높다. 특히 늦게 진단받은 여성(“늦게 진단받은 여성들” 장 참조)에서 자살 사고와 자해 비율이 더 높다는 점은, 진단 지연과 정신건강 위기가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자폐 성인의 건강 문제는 정신건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Liu et al. (2023) 연구는 스웨덴의 5,291명 자폐 성인(45세 이상)을 추적하여, 심부전 위험 1.89배, 혈당 조절 장애 2.96배, 철결핍성 빈혈 3.12배, 고의적 자해 위험 7.08배로 상승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70세까지의 누적 신체 손상 발생률은 자폐 성인에서 50%에 달하여, 대조군의 36%를 크게 웃돌았다. 흥미로운 성차도 관찰되었는데, 자폐 여성에서의 심부전 위험 상승(3.30배)이 자폐 남성(1.52배)보다 더 컸다.
Pu et al. (2025) 연구는 영국 UK Biobank의 자폐 성인 659명(평균 52세)을 분석하여, 전체 사망률이 일반 인구보다 90% 높다(HR 1.90)는 것을 보여주었다. 45개의 건강 상태가 유의하게 상승해 있었고, 사망에 이르는 경로는 세 가지 군집으로 분류되었다. 심혈관대사 질환 경로, 외부 원인(사고, 자해) 경로, 감염성 질환 경로다. 세 경로 모두에서 우울과 불안이 질환 다발(multimorbidity)의 중심에 위치했다. 이것은 정신건강 문제가 단순히 삶의 질을 낮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신체 건강과 사망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매개 경로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건강 격차의 원인에는 의료 접근성의 문제도 기여한다. Brice et al. (2021) 연구는 자폐 성인들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겪는 장벽을 감각 환경(밝은 조명, 소음, 대기실의 혼잡), 임상적 맥락(예약 시간의 불충분, 추상적인 통증 척도 사용), 의료진의 자폐에 대한 지식 부족이라는 세 영역으로 분류했다. Mason et al. (2023) 연구에서 자폐 성인의 73.4%가 자폐 특화 일차진료 건강 검진을 지지한다고 응답했지만, 이러한 검진은 아직 대부분의 의료 체계에서 시행되지 않고 있다. Hedlund et al. (2025) 연구는 의료 접근의 장벽을 조직 수준, 물리적 환경 수준, 의료진 상호작용 수준, 검사 과정 수준의 네 층위로 분류하면서, 의사소통 문제가 모든 층위를 관통하는 핵심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건강 격차의 존재는 자폐 연구가 유전체학을 넘어 공공 보건과 의료 서비스 영역까지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폐의 유전적 원인을 밝히는 것은 중요하지만, 자폐를 가진 사람들이 적절한 의료를 받지 못하여 조기에 사망하는 문제는 유전학과는 다른 차원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 의료 환경의 감각적 조정, 의료진의 자폐 교육, 정신건강 서비스와의 통합, 그리고 자폐 특화 건강 검진의 도입이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 다음 장에서는 자폐를 가진 성인의 삶에서 가장 중심적인 지원 체계인 가족과 돌봄의 문제를 다룬다.
References
Brice, S., et al. (2021). Accessing and understanding healthcare: A focus group study of autistic adults. BMJ Open, 11(2), e043336. doi:10.1136/bmjopen-2020-043336
Liu, S., et al. (2023). Physical health conditions in autistic adults from age 45: A Swedish register-based study. Molecular Autism, 14, 25. doi:10.1016/S2666-7568(23)00067-3
Mason, D., et al. (2023). Autistic adults’ views on primary care health checks. Autism, 27(4). doi:10.3399/BJGPO.2022.0067
Newell, V., et al. (2023). Suicidality in autistic people without intellectual disability: A meta-analysis. Autism, 27(7). doi:10.1186/s13229-023-00544-7
Pu, D., et al. (2025). Mortality risk and multimorbidity pathways in autistic adults: UK Biobank. BMC Medicine, 23, 95. doi:10.1186/s12916-025-04095-x
Gandal, M. J., Haney, J. R., Parikshak, N. N., et al. (2018). Shared molecular neuropathology across major psychiatric disorders parallels polygenic overlap. Science, 359(6376), 693-697. doi:10.1126/science.aad6469
Hedlund, L., et al. (2025). Experiences and perceptions of physical healthcare among autistic adults: A scoping review. International Journal of Nursing Studies Advances, 7, 100366. doi:10.1016/j.ijnsa.2025.100366
Mason, D., McConachie, H., Garland, D., Petrou, A., Rodgers, J., & Parr, J. R. (2018). Predictors of quality of life for autistic adults. Autism Research, 11(8), 1138-1147. doi:10.1002/aur.1965
Mohammad, L., et al. (2023). Well-being spectrum traits are associated with polygenic scores for autism. Autism Research, 16(12), 2342-2352. doi:10.1002/aur.3011
Schiltz, H. K., et al. (2023). Anxiety and depression in autistic adults: A cross-lagged analysis. Journal of Autism and Developmental Disorders. doi:10.1177/13623613231217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