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0. 왜 남자아이에게 더 많은가 — 성차와 여성 보호 효과

자폐스펙트럼장애에서 가장 일관되게 관찰되는 역학적 패턴 중 하나는 남녀 비율이다. 전체적으로 약 4:1, 즉 자폐 진단을 받는 남성이 여성보다 네 배 많다. 이 비율은 수십 년간 여러 나라, 여러 진단 기준에 걸쳐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왔다. 하지만 이 비율이 일정한 것은 아니다. 지적장애를 동반하는 경우에는 남녀 비율이 약 2:1로 줄어들고, 지적장애가 없는 경우에는 약 7:1까지 높아진다. 이것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성차가 단순한 하나의 기전으로 설명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성차를 설명하기 위해 가장 널리 논의되는 모형이 여성 보호 효과(female protective effect, FPE)다. 이 모형의 핵심 아이디어는 이렇다. 여성에게는 자폐 표현형이 나타나는 것을 막는 어떤 보호적 요인이 있어서, 같은 수준의 유전적 위험이 있어도 남성에서는 자폐가 나타나지만 여성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여성의 역치(threshold)가 남성보다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역치란 유전적 부담이 일정 수준을 넘어야 표현형이 나타나는 경계선인데, 여성의 역치가 높다면 여성이 자폐에 이르기 위해서는 남성보다 더 많은 유전적 부담을 축적해야 한다.

Werling and Geschwind (2013) 연구는 이 모형과 경쟁하는 대안적 가설, 즉 남성 특이적 위험(male-specific risk) 가설을 함께 논의한다. 여성 보호 효과 모형이 여성에게 무언가 보호적인 것이 있다고 제안하는 반면, 남성 특이적 위험 가설은 남성에게 무언가 위험을 높이는 것이 있다고 제안한다. 테스토스테론의 태아기 노출, X 염색체의 용량 차이(남성은 X 하나, 여성은 X 둘), 성별에 따른 뇌 유전자 발현 차이 등이 후보로 제시되어왔다. 두 가설은 서로 배타적이 아니며, 실제로는 여성의 보호 요인과 남성의 위험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분자적 증거 — 여성은 더 큰 유전적 부담을 가지고 있다

여성 보호 효과 모형의 가장 강력한 분자적 증거는 Jacquemont et al. (2014) 연구에서 나왔다. 이 연구는 두 개의 독립적인 코호트에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첫 번째 코호트는 15,585명의 신경발달 장애 의뢰 환자로, 자폐를 가진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유의하게 더 많은 해로운 구조 변이를 가지고 있었다(오즈비 OR = 1.46, 즉 여성이 남성보다 해로운 구조 변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1.46배 높다는 뜻이다). 두 번째 코호트인 SSC의 762가족에서는 이 차이가 3배에 달했다. 엑솜 시퀀싱 데이터에서도 자폐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희귀 해로운 단일 염기 변이를 가지고 있었다(OR = 1.34).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를 풀어보면 이렇다. 자폐로 진단받을 정도로 심각한 표현형을 보이는 여성은, 같은 수준의 표현형을 보이는 남성보다 유전적으로 더 많은 위험 변이를 축적하고 있었다. 여성이 자폐에 이르기 위해서는 남성보다 높은 유전적 장벽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해로운 구조 변이가 어머니로부터 전달되는 비율이 최대 64%에 달한다는 발견도 중요하다. 이것은 어머니가 자신에게는 보호 효과가 작동하여 자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같은 유전 변이를 아들에게 전달하면 보호 효과 없이 자폐 표현형이 나타날 수 있다는 해석을 지지한다. 아버지는 이 변이를 가지고 있으면 자신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어머니보다 높으므로, 자연 선택에 의해 이 변이를 가진 아버지가 인구에서 더 빨리 제거되는 것이다.

이 여성 보호 효과는 상염색체(autosome), 즉 X 염색체나 Y 염색체가 아닌 나머지 22쌍의 염색체에서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X 염색체 연관 변이만으로 4:1 비율을 설명하기에는 효과가 부족하다. 다만 Wang et al. (2023) 연구는 X 염색체에서도 자폐 위험을 높이는 영역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연구는 X 염색체의 네 개 영역에서 희귀 해로운 변이가 남성에서 특이적으로 자폐 위험을 약 2.2배 높이며, 같은 영역이 투렛 증후군과 ADHD에서도 남성 특이적 위험을 가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남성은 X 염색체가 하나뿐이므로(여성은 두 개), X 염색체의 유전 변이가 남성에서는 보상 없이 그대로 영향을 미치지만 여성에서는 다른 쪽 X가 기능을 보완할 수 있다.

모형의 한계와 대안

여성 보호 효과 모형은 직관적이고 상당한 분자적 증거가 뒷받침하지만, 모든 예측이 경험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Dougherty et al. (2022) 연구는 이 모형에서 도출되는 일곱 가지 예측을 체계적으로 검증한 결과, 여러 핵심 예측이 일관되게 지지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모형이 예측하는 “여성에서 더 높은 유전율”은 경험적으로 일관되게 관찰되지 않았고, “카터 효과(Carter effect)”, 즉 여성 환자의 친척에서 재발률이 더 높아야 한다는 예측도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다. 다만 “자폐 여성에서 더 높은 신생변이 부담”이라는 예측은 일관되게 지지되었다.

이 연구의 결론은, 단일 역치 모형(differing-threshold liability threshold model)만으로는 자폐의 성차를 완전히 설명할 수 없으며, 성별에 따라 유전적 구조 자체가 다를 가능성(sex-specific genetic architecture), 유전자-성별 상호작용(gene-by-sex interaction), 또는 후성유전적 기전을 포함하는 더 복잡한 모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Stone et al. (2004) 연구가 이미 20년 전에 성별에 따른 유전체 스캔 결과의 층화가 남성 특이적 연관 좌위를 드러낸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이후의 연구들도 자폐의 유전적 구조가 남녀에서 부분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성차의 문제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여성 보호 효과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분자적 증거는 강력하지만, 그 보호가 무엇인지, 어떤 분자적 기전으로 작동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것은 자폐 유전학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영역 중 하나이며, 성별에 따른 후성유전체 차이, 면역 반응의 차이, 미세아교세포 기능의 차이 등이 후보 기전으로 탐구되고 있다. 다음 장에서는 역치 모형의 개념을 더 깊이 다루면서, 유전적 부담이 어떻게 표현형으로 전환되는지의 문제를 살펴본다.

References

Dougherty, J. D., Marrus, N., Maloney, S. E., et al. (2022). Can the “female protective effect” liability threshold model explain sex differences in autism spectrum disorder? Neuron, 110(20), 3243-3262. doi:10.1016/j.neuron.2022.06.020

Jacquemont, S., Coe, B. P., Hersch, M., et al. (2014). A higher mutational burden in females supports a “female protective model” in neurodevelopmental disorders. 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 94(3), 415-425. doi:10.1016/j.ajhg.2014.02.001

Stone, J. L., Merriman, B., Cantor, R. M., et al. (2004). Evidence for sex-specific risk alleles in autism spectrum disorder. 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 75(6), 1117-1123. doi:10.1086/426052

Wang, S., Wang, B., Drury, V., et al. (2023). Rare X-linked variants carry predominantly male risk in autism, Tourette syndrome, and ADHD. Nature Communications, 14(1), 8077. doi:10.1038/s41467-023-43776-0

Werling, D. M., & Geschwind, D. H. (2013). Understanding sex bias in autism spectrum disorder.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10(32), 13258-13259. doi:10.1073/pnas.1312617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