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4. 미세아교세포와 시냅스 가지치기

뇌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시냅스는 먼저 과잉 생산된 다음 불필요한 것들이 제거된다. 이것을 시냅스 가지치기(synaptic pruning)라 부른다. 나무가 자라면서 불필요한 가지를 쳐내야 건강하게 자랄 수 있듯이, 뇌도 발달 초기에 과잉 생산된 시냅스 중 사용되지 않거나 비효율적인 것들을 제거해야 정상적인 신경 회로가 형성된다. 이 가지치기를 수행하는 핵심 세포가 미세아교세포(microglia)다. 미세아교세포는 뇌의 모든 세포 중 약 10~15%를 차지하는 비교적 흔한 세포지만, 자폐 연구에서 이 세포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미세아교세포는 뇌의 면역 세포다. 하지만 그 기원은 뇌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발달 초기, 배아의 난황낭(yolk sac)이라는 구조에서 만들어진 전구세포가 혈류를 타고 뇌로 이주하여 미세아교세포가 된다. 이 이주는 임신 초기, 혈뇌 장벽이 완전히 형성되기 전에 일어난다. 일단 뇌 안에 자리를 잡으면, 미세아교세포는 성인이 되어서도 난황낭 유래 전구세포에 의해 보충되며, 뇌의 나머지 세포들처럼 골수에서 오는 세포로 교체되지 않는다. 이것이 미세아교세포를 다른 면역 세포들과 구분 짓는 중요한 특성인데, 미세아교세포는 그 사람의 뇌와 함께 살아온 고유한 세포라는 의미다. 몸의 나머지 부분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macrophage)와 같은 계통에서 유래하지만, 발달 초기에 뇌로 이주하여 평생 뇌 안에 머문다.

평상시의 미세아교세포는 “감시” 상태에 있다. 가늘고 긴 돌기를 사방으로 뻗어서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스캔하면서, 죽은 세포, 찌꺼기, 비정상적인 단백질, 병원체의 흔적 등을 탐지한다. 이 돌기들은 미세아교세포가 실제로 이동하지 않더라도 부지런히 움직이며, 한 세포가 커버하는 영역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영역을 나누어 뇌 전체를 촘촘하게 감시한다. 손상이나 감염 신호가 감지되면 미세아교세포는 돌기를 접고 이동하기 시작하며,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고 병원체나 손상된 세포를 먹어치우는 활성화 상태로 전환된다. 활성화된 미세아교세포는 주변 세포를 보호하지만,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정상 세포와 시냅스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 미세아교세포의 역할은 면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발달 과정에서 미세아교세포는 성장 인자를 분비하여 뉴런의 생존과 성숙을 지원하고, 시냅스 형성을 촉진하며, 불필요한 시냅스를 제거하는 가지치기를 수행한다.

보체 시스템은 원래 면역 체계의 일부로, 세균이나 손상된 세포의 표면에 분자 표지(tag)를 붙여서 면역 세포가 그것을 인식하고 제거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비유하자면, 처리해야 할 물건에 주황색 스티커를 붙여두면 청소부가 그것만 골라서 치워가는 것과 같다. 뇌 발달에서 같은 원리가 시냅스에 적용된다. 제거해야 할 시냅스의 표면에 C1q, C3 같은 보체 단백질이 붙고, 미세아교세포가 C3 수용체(CR3)를 통해 이 표지를 인식하여 그 시냅스를 먹어서 없앤다. C1q는 시냅스에 가장 먼저 붙는 단백질로, 일종의 “이 시냅스를 제거하라”는 첫 번째 신호 역할을 한다. C1q가 붙으면 C3이 활성화되어 시냅스 표면을 코팅하고, 이 C3 코팅이 미세아교세포의 먹기 반응을 강하게 유도한다. 정상적인 발달에서 이 과정은 덜 사용되거나 약한 시냅스를 선택적으로 표지하여 제거함으로써, 신경 회로를 정교하게 다듬는다. 이 선택성의 원리는 “사용하면 살아남고, 사용하지 않으면 제거된다”는 경험 의존적 신경 발달의 분자적 토대다.

어떤 시냅스가 유지되고 어떤 시냅스가 제거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히 “사용 빈도”만이 아니다. 신경 활성이 강한 시냅스가 생존하고 약한 시냅스가 제거된다는 원리(헤비안 가소성)가 기본 틀을 제공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잡한 조절이 일어난다. 시냅스 이전 세포와 이후 세포의 동시 활성화 정도, 시냅스의 성숙도, 주변 세포들이 보내는 화학 신호 등이 모두 관여한다. 성장 인자인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는 시냅스 강화에 기여하고, 반대로 C3와 같은 보체 단백질은 시냅스 제거를 유도한다. 이 두 방향의 신호 균형이 어떻게 유지되느냐에 따라 시냅스의 운명이 결정된다. 자폐에서 이 균형이 어떻게 교란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시냅스 가지치기 연구의 핵심 목표다.

Wu et al. (2024) 연구는 SCN2A 유전자의 기능 상실이 미세아교세포에 의한 시냅스 과잉 가지치기를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SCN2A는 뉴런의 나트륨 채널을 만드는 유전자인데(“이온 채널과 방향성” 장에서 자세히 다룬다), SCN2A의 기능이 감소하면 뉴런의 전기적 활성(firing)이 약해진다. 뉴런이 덜 활성화되면 보체 C3의 발현이 증가하고, 이 C3 신호를 받은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를 과도하게 제거한다. 이 경로는 “뉴런 활성 감소 → C3 증가 → 미세아교세포 가지치기 증가”라는 인과관계의 사슬로 요약할 수 있다. 연구팀은 미세아교세포를 약물(PLX3397, CSF1R 억제제)로 제거하면 시냅스 전달이 부분적으로 회복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CSF1R은 미세아교세포의 생존에 필요한 수용체인데, 이것을 차단하는 약물을 투여하면 뇌에서 미세아교세포가 줄어든다. 미세아교세포를 줄였더니 시냅스가 보존되고 기능이 회복되었다는 것은, 이 경우의 시냅스 손실이 바로 미세아교세포에 의한 과잉 가지치기 때문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다. 이 연구는 또한 인간 SCN2A 변이를 가진 오가노이드에 미세아교세포를 도입한 모델에서도 같은 현상을 확인했다.

이 발견의 함의는 크다. 자폐에서 관찰되는 시냅스 기능의 변화가, 시냅스 자체의 결함뿐 아니라 미세아교세포에 의한 과잉 가지치기에 의해서도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전 변이가 뉴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뉴런의 활성을 변화시키고 그 변화가 미세아교세포의 행동을 바꾸어 간접적으로 시냅스가 손실되는 경로인 것이다. 이것은 Chapter 27에서 다룬 Voineagu et al. (2011) 연구의 면역-교세포 모듈이 자폐의 이차적 반응이 아니라 병리 과정의 일부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뉴런의 유전자 변이가 면역 세포인 미세아교세포를 활성화하고, 활성화된 미세아교세포가 다시 시냅스를 제거함으로써 신경 회로가 교란된다는 이 경로는, 유전학과 면역학이 자폐의 병리에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인과 사슬을 이룬다는 것을 보여준다.

흥미롭게도, 시냅스 가지치기와 보체 시스템의 이상은 자폐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알츠하이머병 연구에서도 노년기 뇌에서 C1q와 C3가 시냅스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고, 미세아교세포에 의한 과잉 가지치기가 기억 관련 시냅스를 손실시킨다는 증거가 제시되어 있다. 발달기 뇌에서 신경 회로를 다듬기 위한 정상적 과정이, 노년기 뇌에서는 과도하게 재활성화되어 신경 퇴행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발달기와 노년기 뇌 질환 사이의 예상치 못한 생물학적 연결점으로, 자폐 연구에서 발전한 미세아교세포-보체 경로 이해가 알츠하이머 연구에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의 기전을 깊이 이해하면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는 질환들 사이에서 공통된 언어를 발견하게 되는 사례다.

Tang et al. (2014) 연구는 mTOR 경로의 이상에 의한 시냅스 가지치기 결함을 보여주었다. TSC2 유전자(mTOR 경로의 억제자)에 변이가 있는 마우스에서 mTOR 신호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자가포식(autophagy, 세포가 자신의 구성 요소를 분해하여 재활용하는 과정)이 억제되고, 이에 따라 시냅스가 정상적으로 제거되지 않아 시냅스의 과잉이 나타났다. 자가포식은 세포 내 청소 시스템으로, 낡고 불필요한 단백질과 세포 소기관을 분해하여 그 재료를 새로운 구성 요소를 만드는 데 재활용한다. 이 청소 시스템이 억제되면 낡은 시냅스 구성 요소들이 축적되어 불필요한 시냅스가 제거되지 않는다. 라파마이신(rapamycin)이라는 mTOR 억제제를 투여하면 자가포식이 회복되면서 시냅스 밀도가 정상화되었다. 이 연구는 인간 자폐 환자의 사후 뇌에서도 시냅스 밀도가 정상보다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자폐 환자 사후 뇌의 스파인(spine, 시냅스가 위치하는 수상돌기의 작은 돌기) 밀도가 대조군보다 높았고, 이 차이가 아동기 초기가 아니라 후기와 청소년기에 두드러졌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미세아교세포 연구가 자폐 치료에 시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세아교세포를 조절하는 약물이 자폐에서 시냅스를 보호하는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Wu et al. (2024) 연구에서 미세아교세포 제거가 시냅스 기능을 부분적으로 회복시켰다는 발견은 이 방향의 치료 가능성을 보여준다. 물론 미세아교세포를 단순히 줄이는 것은 뇌의 면역 방어 기능도 함께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므로, 실제 치료로 이어지려면 과잉 가지치기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보다 정밀한 방법이 필요하다. 보체 C3의 활성화를 차단하거나, C3 수용체(CR3)를 가진 미세아교세포의 시냅스 먹기 반응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접근이 연구되고 있다. 자폐를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가 다양하더라도, 미세아교세포-보체 경로라는 공통 기전을 통해 시냅스 손실이 일어난다면, 이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가 여러 유전형의 자폐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

시냅스 가지치기의 이상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 과도한 가지치기(미세아교세포에 의한 시냅스 과잉 제거)와 불충분한 가지치기(자가포식 결함에 의한 시냅스 과잉 유지)다. 어느 방향이든 결과는 정상적인 신경 회로 형성의 교란이다. 과도한 가지치기는 필요한 연결이 제거되어 회로가 희소해지는 결과를 낳고, 불충분한 가지치기는 불필요한 연결이 남아 회로가 과잉 연결되는 결과를 낳는다. 흥미롭게도 자폐에서는 두 방향 모두가 관찰될 수 있는데, 이것은 자폐의 유전적 이질성을 반영한다. SCN2A 기능 상실 변이에서는 미세아교세포 과잉 가지치기가 나타나고, TSC2 변이에서는 자가포식 결함에 의한 가지치기 부족이 나타난다. 같은 자폐스펙트럼장애라는 이름 아래 서로 정반대의 시냅스 이상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자폐를 하나의 단일한 분자 이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의 한계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다음 장에서는 유전적 요인과 면역 요인을 넘어, 임신 중 약물 노출이라는 또 다른 환경적 요인을 살펴본다.

References

Tang, G., Gudsnuk, K., Kuo, S. H., Cotrina, M. L., Rosoklija, G., Sosunov, A., … & Bhatt, D. (2014). Loss of mTOR-dependent macroautophagy causes autistic-like synaptic pruning deficits. Neuron, 83(5), 1131-1143. doi:10.1016/j.neuron.2014.07.040

Wu, Q., Bhatt, R., et al. (2024). Microglial over-pruning of synapses during development in autism-associated SCN2A-deficient mice and human cerebral organoids. Molecular Psychiatry. doi:10.1038/s41380-024-025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