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장.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 — 환경 요인의 역학

타이레놀은 자폐의 원인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2025년 9월, 미국 행정부와 보건복지부(HHS)는 임신 중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파라세타몰) 복용이 자녀의 자폐와 관련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같은 날 미국 FDA는 아세트아미노펜 제품의 라벨 변경 절차를 시작하면서도, 관찰 연구에서 연관이 보고되었을 뿐 인과관계가 확립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주장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노출과 자녀의 신경발달 장애 사이의 통계적 연관을 보고한 관찰 연구들에 기반한 것이었다. 이는 많은 임신부와 가족들에게 불안을 안겨주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 중 사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진통제이자 해열제로, 미국과 유럽의 임신부 중 50~65%가 사용하는 약물이기 때문이다. 이 장에서는 그 과학적 근거를 엄밀하게 살펴본다. 역학 연구에서 통계적 연관이 관찰되었다는 것과 그 연관이 인과관계라는 것은 전혀 다른 수준의 주장이며, 현재의 증거는 인과관계를 지지하지 않는다.

독자가 이 장에서 바로 가져가야 할 결론은 단순한 금지나 허용이 아니다. 임신 중 약물 사용은 항상 필요성과 위험을 함께 따져야 하며, 통증이나 발열을 방치하는 일도 임신부와 태아에게 해로울 수 있다. 산모-태아 의학 전문가 단체와 산부인과 전문학회는 아세트아미노펜이 임신 중 통증과 발열 치료에 적절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필요한 경우 의료진과 상의해 쓰도록 권고한다. 반대로 별다른 필요가 없는데 습관적으로 복용하거나, 불안 때문에 필요한 해열 치료를 미루는 태도는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이 장의 목적은 개인의 복약 결정을 대신하는 데 있지 않고, 관찰 연구의 약한 연관이 어떻게 공포의 언어로 바뀌는지를 차분히 분해하는 데 있다.

관찰 연구에서 보이는 것

여러 대규모 관찰 연구에서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녀의 자폐스펙트럼장애 또는 ADHD 위험 사이에 약한 통계적 연관이 보고되었다. “약한”이라는 표현이 중요하다. 위험비(hazard ratio)가 대략 1.05~1.07 범위에 있었는데, 이것은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어머니의 자녀에서 자폐 위험이 복용하지 않은 어머니에 비해 5~7% 높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어떤 결과의 기본 위험이 2%라면, 위험비 1.05는 그 위험이 약 2.1%가 된다는 뜻에 가깝다. 숫자만 보면 통계적으로 의미 있어 보일 수 있지만, 개인의 실제 위험 변화는 매우 작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수치가 의미를 가지려면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충분히 배제해야 한다는 점이다. 역학에서 이것을 교란변수(confounding variable)라 부른다. 교란변수란, 연구하려는 원인(아세트아미노펜)과 결과(자폐) 모두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제3의 요인이다.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는 어머니가 그렇지 않은 어머니와 같은 집단이 아니라는 것이 핵심 문제다.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는 어머니는 이유가 있어서 복용한다. 두통, 감염, 만성 통증, 발열 등이 그 이유다.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를 보면,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어머니는 복용하지 않은 어머니에 비해 정신 질환 유병률이 높고(14.3% vs 9.4%), ADHD 진단 비율이 높고(3.9% vs 2.4%), 감염 빈도가 높고(6.7% vs 4.4%), 오피오이드 약물의 동시 사용 비율이 높다(15.0% vs 2.4%). 이 조건들은 모두 유전적 기반이 있으며, 자녀의 신경발달에도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머니에게 ADHD가 있다면 그 유전적 위험이 자녀에게 전달되어 자녀의 ADHD나 자폐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데, 동시에 ADHD를 가진 어머니가 두통이나 감기에 더 자주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의 연관은 진정한 인과관계가 아니라 공유된 유전적 위험에 의한 가짜 상관(spurious correlation)이다.

형제 비교가 보여주는 결론

이 교란을 통제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형제 비교(sibling control) 연구 설계다.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를 비교하는 것이다. 한 임신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했고 다른 임신에서는 복용하지 않았다면, 그 두 자녀를 비교함으로써 어머니의 유전적 배경, 아버지의 유전적 기여, 가정의 소득과 교육 수준, 동네 환경, 가족 공통의 건강 행동처럼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요인을 한꺼번에 상수로 고정할 수 있다. 마치 실험에서 바꾸고 싶은 하나의 변수(이번 임신에 약을 먹었는가)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맞춘 대조군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완벽한 무작위 배정 실험은 아니지만 — 임신부에게 약을 주거나 뺏는 실험은 윤리적으로 불가능하다 — 관찰 데이터로 가능한 가장 엄격한 통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Ahlqvist et al. (2024) 연구는 스웨덴에서 1995년부터 2019년 사이에 태어난 248만 명의 아이를 평균 13.4년간 추적하며 이 설계를 적용했다. 이 연구는 어머니가 산전 방문에서 직접 보고한 약물 사용 기록과 처방 약물 기록을 함께 사용했고, 지적장애까지 포함한 세 가지 신경발달 결과를 동시에 살폈다. 전체 인구 분석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 노출이 자폐(위험비 1.05, 95% 신뢰구간 1.02-1.08)와 ADHD(위험비 1.07, 1.05-1.10)에서 미세하게 높은 위험과 연관되어 있었고, 지적장애도 위험비 1.05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형제 비교로 넘어가자 세 결과 모두 위험비가 1 근처로 내려앉았다 — 자폐 0.98(0.93-1.04), ADHD 0.98(0.94-1.02), 지적장애 1.01(0.92-1.10). 이 분석에는 자폐 여부가 형제 간에 엇갈리는 쌍만 9만 4천여 쌍이 들어갔는데, 이 정도 규모에서 위험비가 1 근처로 수렴했다는 것은 통계적 우연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안정된 결과다. 용량이 많아질수록 위험이 커지는 이른바 용량-반응 관계도 형제 비교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담배와 폐암처럼 진짜 인과관계가 있다면 많이 노출될수록 위험이 가팔라져야 한다. 타이레놀에는 그런 기울기가 없었다.

Prahm et al. (2026) 연구는 덴마크의 전국 레지스트리에서 1997년부터 2022년 중반까지 태어난 150만 명 이상의 단태아 출생 코호트에 동일한 설계를 적용해 스웨덴 결과를 독립적으로 재검증했다. 아이들은 생후 1년부터 자폐 진단, 이민, 또는 2023년 7월 31일 가운데 가장 이른 시점까지 추적되었고, 이 중 31,098명(약 2.1%)이 임신 중 처방된 아세트아미노펜에 노출되었다. 이 연구는 스웨덴 연구와 두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 하나는 노출을 처방 기록(ATC 코드 N02BE)만으로 정의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버지의 나이와 정신질환 이력, 어머니 형제자매의 정신질환 이력, 섬유근육통·신경병성 통증·편두통 같은 만성 통증 공존질환을 추가로 상세히 보정했다는 것이다. 후자는 이른바 지시에 의한 교란(confounding by indication) — 즉 “약을 먹을 이유가 있는 어머니”와 “약을 먹을 이유가 없는 어머니”가 애초에 서로 다른 집단이라는 문제 — 을 한 단계 더 강하게 제어한다.

결과는 두 연구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켰지만, 덴마크 연구는 더 엄격한 보정을 적용했다. 전체 인구 분석에서 보정된 위험비가 이미 1.03(95% 신뢰구간 0.95-1.12)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스웨덴 연구에서는 전체 인구에서 약한 연관이 보였다가 형제 비교에서 사라졌다면, 덴마크 연구에서는 전체 인구에서부터 이미 연관이 없었던 셈이다. 연구진은 이것을 “충분히 풍부한 공변량을 보정하면 형제 비교 설계를 동원하지 않아도 가족 내 교란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형제 비교에서도 위험비는 1.09(0.91-1.27)로 유의한 연관이 나타나지 않았고, 신뢰구간의 상한값을 보면 가령 진짜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그 크기가 약 12%를 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 정도 상한은 인과관계로 볼 만한 실질적 위험이 배제된다는 의미다.

덴마크 연구는 몇 가지 추가 분석에서도 인과관계 가설에 불리한 증거를 쌓았다. 용량을 저·중·고용량으로 나눠 형제 비교를 해보니 위험비가 각각 1.24, 1.11, 1.04로, 용량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감소하는 패턴이 나왔다(세 구간 모두 신뢰구간이 1을 포함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 진짜 태아 발달에 해로운 약이라면 많이 복용한 어머니의 자녀에서 위험이 더 커져야 하는데, 방향이 반대였다. 임신 삼분기별 분석도 마찬가지여서, 1분기 1.08, 2분기 1.06, 3분기 1.16으로 어느 시기에도 유의한 연관이 없었다. 뇌 발달의 특정 시기에 아세트아미노펜이 결정적으로 해를 끼친다는 이른바 “결정적 창(critical window)” 가설도 데이터로 지지되지 않은 것이다.

덴마크 코호트의 또 하나의 독특한 장점은 2013년 약국 정책 변화를 일종의 자연 실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덴마크 정부는 2013년부터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는 아세트아미노펜을 한 번 구매당 10정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했는데, 이 정책 이후로는 반복적으로 많이 복용하는 사람은 약국 일반 판매 대신 의사 처방을 받아야 했다. 덕분에 2013년 이후로는 처방 기록이 실제 복용을 훨씬 잘 반영하게 되었다. 만약 기존의 null 결과가 “처방 기록만으로는 실제 복용을 잡아내지 못해 효과가 희석된 것”이라는 반론대로라면, 2013년 전후로 결과가 달라야 한다. 실제 분석에서는 2013년 전후 기간 상호작용의 p값이 0.49로, 정책 도입 전후 결과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노출 측정이 부정확해서 null이 나왔다는 설명은 이 자연 실험 결과로 지지되지 않는다.

두 연구의 설계가 서로 다르다는 점은 오히려 결론을 강화한다. Ahlqvist et al. (2024) 연구는 산전 방문 자진 보고를 결합해 일반의약품 사용을 어느 정도 포착한 반면, Prahm et al. (2026) 연구는 처방 기록만 사용했지만 그 대신 아버지와 외가 쪽 정신질환 이력, 상세한 통증 공존질환을 추가로 보정했다. 스웨덴 코호트는 더 긴 추적 기간과 더 큰 표본을, 덴마크 코호트는 더 촘촘한 공변량과 2013년 정책 실험을 강점으로 삼는다. 의료 시스템의 구조도, 일반의약품에 대한 접근성도, 처방 관행도 두 나라가 서로 다르다. 이렇게 방법론적 강점과 약점이 다른 두 개의 독립적인 북유럽 전국 코호트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사실은, 관찰된 약한 연관이 한 나라의 우연한 제도나 인구 구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든 반복되는 체계적인 가족 수준 교란에 기인한다는 해석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두 연구의 주요 숫자를 한눈에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항목 Ahlqvist et al. 2024 (스웨덴) Prahm et al. 2026 (덴마크)
출생 코호트 1995-2019년, 248만 명 1997-2022년, 150만 명
추적 기간 평균 13.4년 최대 약 26년
노출 정의 산전 방문 자진 보고 + 처방 기록 처방 기록(ATC N02BE)
전체 인구 자폐 위험비 1.05 (1.02-1.08), 약하게 유의 1.03 (0.95-1.12), 유의하지 않음
형제 비교 자폐 위험비 0.98 (0.93-1.04), 유의하지 않음 1.09 (0.91-1.27), 유의하지 않음
용량-반응 형제 비교에서 없음 형제 비교에서 역방향(고용량일수록 낮음)
삼분기별 분석 유의한 창 없음 1/2/3분기 모두 유의하지 않음
추가 강점 자진 보고로 OTC 일부 포착, 9만 4천 쌍 형제 분석 부계·외가 정신질환, 통증 공존질환 상세 보정; 2013 OTC 규제 자연 실험

여기서 한 가지 더 주목할 사실은, 아세트아미노펜뿐 아니라 다른 모든 종류의 진통제(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오피오이드, 편두통 약물)에서도 같은 패턴이 관찰되었다는 점이다. 전체 인구 분석에서는 약한 연관이 나타나지만 형제 비교에서는 사라진다. 만약 아세트아미노펜의 특정 약리학적 작용이 자폐를 유발하는 것이라면, 다른 약물에서도 같은 패턴이 나타날 이유가 없다. 모든 진통제에서 같은 패턴이 나타난다는 것은, 관찰된 연관이 약물의 효과가 아니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상태에 있는 어머니”라는 공통 배경에 의한 교란임을 강하게 시사한다.

Sheikh et al. (2025) 연구는 이 주제에 대한 기존 체계적 리뷰 9개를 평가했는데, AMSTAR 2라는 방법론적 엄격성 평가 도구를 적용한 결과 7개(78%)가 “심각하게 낮은 신뢰도(critically low confidence)“로 분류되었고, “보통 이상의 신뢰도”에 해당하는 리뷰는 하나도 없었다. Berard et al. (2026) 연구는 16개 연구를 통합 분석한 메타분석에서, ADHD에 대한 오즈비는 1.17(유의)이었지만 자폐에 대한 오즈비는 1.10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정량적 편향 분석(quantitative bias analysis)을 적용하면 ADHD 연관도 감쇠되었다.

2025년 이후 공식 입장은 한 방향으로만 정리되지 않는다. 미국 FDA는 라벨 변경 절차를 시작하며 가능한 연관성을 알리겠다고 했지만, 동시에 인과관계가 확립되지 않았고 임신 중 발열 치료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이 필요한 상황이 있다고 명시했다. 산부인과와 산모-태아 의학 전문가 단체들은 현재 증거만으로 자폐나 ADHD의 원인이라고 결론 내릴 수 없으며, 임신 중 통증과 발열을 치료할 때 아세트아미노펜이 적절한 약물이라고 설명한다. 이 차이는 과학적 논쟁의 핵심을 보여준다. 가능한 연관을 경고하는 것과 원인으로 단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며, 공중보건 메시지는 이 둘을 구분해야 한다.

주장과 반박: 한눈에 보는 요약

“임신 중 타이레놀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주장에 대해 실제 증거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하나씩 짚어보면 아래와 같다.

자주 제기되는 주장 실제 증거의 반박 출처
“관찰 연구에서 자폐 위험이 5~7% 높게 나왔다” 같은 데이터에 형제 비교를 적용하면 위험비가 0.98로 내려앉아 연관이 사라진다. 약한 연관은 약물 효과가 아니라 가족 수준 교란에서 비롯된다. Ahlqvist et al. 2024
“최근 덴마크 연구까지 포함해 다시 보면 다를 것이다” 덴마크 코호트는 형제 비교까지 갈 필요도 없이, 전체 인구 분석에서 이미 위험비 1.03(유의하지 않음)으로 null이었다. 신뢰구간 상한도 1.12로, 의미 있는 인과 효과가 배제된다. Prahm et al. 2026
“많이 복용할수록 더 위험할 것이다” 두 연구 모두 용량-반응 관계가 없다. 덴마크 데이터에서는 오히려 고용량일수록 위험비가 낮아지는 역방향 패턴이 나왔다. 진짜 태아 독성 물질이라면 보여야 할 기울기가 없다. Ahlqvist et al. 2024; Prahm et al. 2026
“임신 특정 시기에 타이레놀이 결정적으로 해롭다” 1·2·3분기별 형제 비교 위험비가 1.08, 1.06, 1.16으로 어느 시기에도 유의하지 않다. 뇌 발달의 결정적 창 가설은 데이터로 지지되지 않는다. Prahm et al. 2026
“처방 기록만으로는 일반의약품 복용을 놓쳐 null이 나온 것이다” 덴마크는 2013년 일반의약품 타이레놀 구매를 한 번에 10정으로 제한한 뒤 처방 기록이 실제 사용을 더 잘 반영한다. 2013년 전후 결과 차이의 p값은 0.49로, 노출 측정 오류로 null을 설명할 수 없다. Prahm et al. 2026
“한 나라에서 나온 우연한 결과일 수 있다” 스웨덴 248만 명과 덴마크 150만 명, 두 개의 독립적인 북유럽 전국 코호트에서 설계와 강점이 다른데도 같은 null 결론이 나왔다. Ahlqvist et al. 2024; Prahm et al. 2026
“아세트아미노펜 자체의 약리작용이 문제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오피오이드, 편두통 약물에서도 전체 인구 분석에서는 약한 연관이 나타났다가 형제 비교에서 사라지는 같은 패턴이 나왔다. 특정 약물의 효과가 아니라 “아파서 약을 복용하는 상태” 자체에 의한 교란이다. Ahlqvist et al. 2024
“여러 리뷰 논문이 연관을 지지한다” 기존 체계적 리뷰 9개를 AMSTAR 2 평가 도구로 점검한 결과, 7개(78%)가 “심각하게 낮은 신뢰도”였고 보통 이상의 신뢰도에 해당하는 리뷰는 하나도 없었다. 같은 원자료를 재활용한 중복률(CCA)이 23%에 달했다. Sheikh et al. 2025
“메타분석으로 확인되었다” 16개 연구를 통합한 메타분석에서 자폐에 대한 오즈비는 1.10(신뢰구간 0.98-1.24)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정량적 편향 분석을 적용하면 ADHD 쪽 연관도 감쇠되었다. Berard et al. 2026
“규제 기관들도 재검토하는 중이다” 미국 FDA는 가능한 연관성을 알리는 라벨 변경 절차를 시작했지만, 인과관계가 확립되었다고 말하지 않았다. ACOG와 SMFM은 현재 증거만으로 자폐나 ADHD의 원인으로 볼 수 없으며, 필요한 경우 임신 중 통증과 발열 치료에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FDA 2025; ACOG 2025; SMFM 2025

현재까지의 증거를 보면,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녀의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유발한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지지되지 않는다. 스웨덴 248만 명 코호트와 덴마크 150만 명 코호트에서 형제 비교를 적용하면 연관이 사라지고, 메타분석에서도 자폐에 대한 오즈비는 유의하지 않으며, 용량-반응 관계도 관찰되지 않는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자폐의 원인이 아니다. 이 사례는 역학 연구에서 관찰된 통계적 연관을 인과관계로 해석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교훈적 사례다. 과학적 엄밀성이 부족한 주장이 공공 정책의 이름으로 확산되면, 임신부와 가족들에게 불필요한 불안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 장을 삶으로 옮길 때

아세트아미노펜 논란은 과학적 언어가 공포의 언어와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는 장이다. 관찰 연구에서 연관이 보인다고 해서 곧바로 원인이라고 말할 수 없고, 형제 비교 연구는 가족 안의 공유 요인을 통제하며 그 차이를 검토한다. 임산부나 예비 부모가 이 장을 읽고 필요한 약을 임의로 끊는 일은 피해야 하며, 발열이나 통증이 있을 때는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부모가 과거의 복용 경험을 떠올리며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연구 설계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못하는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당사자에게도 자폐를 특정 약물 노출의 결과로 단정하는 설명은 삶을 지나치게 좁히는 말이 된다. 이 장의 결론은 한 문장의 경고가 아니라, 좋은 질문을 위해 좋은 비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American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 (2025). Acetaminophen in pregnancy. Physician FAQ. https://www.acog.org/clinical-information/physician-faqs/acetaminophen-in-pregnancy

Ahlqvist, V. H., Sjöqvist, H., Dalman, C., Lichtenstein, P., Lundström, S., et al. (2024). Acetaminophen use during pregnancy and children’s risk of autism, ADHD, and intellectual disability. JAMA, 331(14), 1205-1214. doi:10.1001/jama.2024.3172

Prahm, K. P., Chen, P., Rode, L., Ekelund, C. K., Husby, K. R., Bergholt, T., Lidegaard, Ø., Scheller, N. M., & Mikkelsen, A. P. (2026). Acetaminophen exposure during pregnancy and the risk of autism in offspring. JAMA Pediatrics. doi:10.1001/jamapediatrics.2026.0646

Berard, A., et al. (2026).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acetaminophen exposure during pregnancy and childhood neurodevelopmental outcomes.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y. doi:10.1016/j.jaac.2025.05.028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2025). FDA responds to evidence of possible association between autism and acetaminophen use during pregnancy. https://www.fda.gov/news-events/press-announcements/fda-responds-evidence-possible-association-between-autism-and-acetaminophen-use-during-pregnancy

Sheikh, A. S., et al. (2025). Maternal paracetamol (acetaminophen) use during pregnancy and offspring neurodevelopment: An umbrella review with AMSTAR 2 appraisal. BMJ, 388, e088141. doi:10.1136/bmj-2025-088141

Society for Maternal-Fetal Medicine. (2025). SMFM statement on acetaminophen use during pregnancy and autism. https://www.smfm.org/news/smfm-statement-on-acetaminophen-use-during-pregnancy-and-autism